이제 올해도 거의 지나가고 있습니다만 완전히 끝나기 전에 이제 2020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키보드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에 바뀔 부분이야 산더미같이 많겠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라지온에서는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볼까 생각합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 어쩌면 뻔한 이야기일수도,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시작합니다.
1. 휘어라! 폴더블
2019년에 모바일 디바이스 역사에 있어서 갤럭시 폴드의 등장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성에 있어서 획기적인 개선을 가져올 수 있지만, 아직 이르지 않을까 했던 폴더블(foldable) 스크린을 가진 스마트폰을 삼성전자는 상용화하는데 사실상 성공했으니 말이죠. 실제 판매량도 50만대 수준이니 적은 것도 아닙니다.
2019/12/13 - 갤럭시 폴드 올해 50만대(삼성측 정정) 판매
2019/09/25 - 갤럭시 폴드가 남긴 실망과 희망
갤럭시 폴드의 성공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내년에 더 저렴한 후속작을 준비 중이며 모토롤라 또한 레이저(RAZR) 폴더블 스마트폰을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올해 메이트X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았던 화웨이 또한 메이트Xs라는 개선판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이름있는 회사들은 폴더블 제품군을 하나 정도는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상용화의 맨 앞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과 스마트폰 제조사를 양 손에 쥐고 있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2. 폴더블의 대안? :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분야에서 부진하던 LG전자가 그나마 화제를 모았던 것은 V50에서 처음 들여온 듀얼 스크린입니다. 후속작인 V50S에서도 개선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기존에도 비슷한 제품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대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넓은 화면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흥미로운 점이죠.
재미있는 것은 해외에서도 듀얼스크린을 사용한 제품이 선을 보였다는 점인데, 그것도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 회사가, PC로는 서피스 네오, 그리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서피스 듀오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2020년 12월 중 출시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니 시간이 꽤 남은 셈인데 MS가 들어가니 만큼 UX도 구글과는 다른 뭔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 중입니다.
물론 듀얼스크린의 한계는 명확하지만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되기 전의 과도기를 채우거나 준비하는 단계로써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낮아진다면 시장에서 정말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게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얇고 가격만 적당하게 만들 수 있다면 화면 수를 더 늘려도 좋다는 생각입니다만.
3. 오즈모 포켓처럼
작년에는 중국 dji의 오즈모 포켓이 꽤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스마트폰 수준의 카메라와 최소형의 짐벌을 결합한 모습의 오즈모 포켓은 유튜브 열풍과 함께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기존에도 액션캠과 짐벌을 결합하거나 일체짐벌 일체형 카메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즈모 포켓은 더 작고 화질도 쓸만했습니다. 꾸준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부분 또한 인정할만 했죠.
하지만 오즈모 포켓의 독점 상황 또한 2020년에는 사라질 전망입니다. FIMI PALM이나 Snoppa Vmate 등이 비슷한 컨셉을 가진 제품들이 오즈모 포켓 대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그 밖에도 내년에 적지 않게 쏟아져 나올 예정입니다. 마치 오즈모 모바일의 경우와도 비슷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네요.
또 한쪽으로는 액션캠이나 스마트폰 또한 카메라의 손떨림 보정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만 합니다.
4. 쏟아져나올 5G 스마트폰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나왔던 2019년과는 달리 2020년에는 중저가 스마트폰들도 5G로 많이들 나올 것 같습니다. 이미 퀄컴을 비롯해 삼성전자, 화웨이, 미디어텍에서 5G 모뎀과 통합한 AP를 출시했기 때문이죠.
특히 중저가 모델들이 낮은 가격으로 5G 보급형 스마트폰이라는 아직은 무주공산을 노리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겠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 또한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결정적으로 내년에는 아이폰 5G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여전히 5G는 좀 더 빠르고 비싼 LTE에 불과하게 느껴지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경쟁보다는 보다 피부에 와닿는 개선이 이뤄줘야 할텐데요.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내년 좀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28GHz 기지국과 LTE없이 5G로만 쓰는 SA 모드를 일부라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만, 5G의 더 비싼 요금을 상응할만한 장점들이 진짜 피부에 와닿는 정도가 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5. 非 인텔 CPU를 담은 PC
인텔은 올 한해 동안 AMD 라이젠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추격 대열에 이제는 ARM 진영의 대표 격인 퀄컴e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도전장을 낸 바 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의 갤럭시북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X가 이 CPU를 활용하여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긴 배터리 지속시간이 장점이긴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x86 플랫폼과의 호환성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이 부분이 좀 더 개선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만, 어떨지요.
그리고 AMD 라이젠이 기세를 올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 노트북 PC 부문에서는 인텔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2020년에는 AMD 노트북들이 얼마나 성적을 내줄지 궁금합니다.
6. 인텔의 대답 : 프로젝트 아테나
이러한 추격자들에 대한 인텔의 노트북 PC 부문에 대한 대응책 또한 이미 나와있긴 합니다. 바로 프로젝트 아테나죠. 그동안 어마어마하게 쌓아온 인텔 x86 에코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많은 제조사들과 함께 기존과는 다른 그야말로 최적화된 노트북 PC를 만들겠다는 것이 인텔의 야망입니다.
2019/12/19 - 인텔의 무기는 프로젝트 아테나와 현실 속 체감 성능
프로젝트 아테나 인증 노트북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보급될텐데, 좋다는 건 모두 인정하지만 문제는 가격대가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은 아닌데다가 너무 비싸다면 조금 모자라도 더 저렴한 제품으로 가려는게 소비자들의 심리라서 말이죠.
7. AI가 찍어주는 스마트폰 사진
그동안 스마트폰의 경쟁 요소로 빠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카메라입니다. 특히 렌즈와 센서, AF 속도 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평가하는데 빠지지 않는 부분이었죠. 물론 2020년이라고 그러한 경쟁이 멈추는 건 아닙니다만, 하드웨어와는 별도로 사진 촬영에 있어서 소프트웨어의 관여도가 상당 부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구글이나 애플 등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화상에 이미 적용 중인 이른 바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Computational Photography) 기술은 작은 렌즈와 센서라는 하드웨어적인 한계를 머신러닝을 통해 뛰어넘어 훨씬 나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나오는 사진을 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충 찍어도 그럴 듯한 사진을 원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AI가 알아서 보정해주는 사진이나 영상의 결과물이 스마트폰의 경쟁 포인트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CPU를 만드는 회사라면 너나없이 강화하고 있는 NPU(Neural Processing Unit) 또한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사진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셉톱박스인 쉴드TV는 AI 업스케일링을 통해 낮은 해상도의 영상물을 4K TV 등 더 높은 화질의 스크린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게 해주고 있지요. 이처럼 NPU의 역할은 갈수록 더 넓어질 겁니다.
지금까지 라지온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한 2020년의 주요 모바일 디바이스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여기서 다루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기기로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같은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법적, 제도적인 문제가 더 장애로 남아있는지라 더 많은 시간과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해동안 라지온을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전합니다. 라지온 공식 유튜브 채널인 LAZION tv도 구독해 주시면 더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2020년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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