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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가 남긴 실망과 희망

늑돌이 2019.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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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가 상용화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비록 판매량이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관심있는 분들은 직간접적으로 살펴보셨을 거라 생각하는데, 글쓴이 또한 잠깐이나마 만져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갤럭시 폴드를 보면서 글쓴이에게 든 생각은 서로 모순되는 두 종류였습니다. 실망스러운 면도 있었고 희망을 주는 부분도 있었던 거죠. 간단하게나마 여러분께 풀어보고자 합니다.

 

 

갤럭시 폴드 : 실망편

 

실망한 이야기를 먼저하는 것은 갤럭시 폴드 자체가 폴더블 스마트폰 가운데 첫번째 제품이기 때문이겠죠. 본격적인 풀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을 꿈꿨던 옴니아가 그랬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먼저 치고 나갔던 갤럭시 기어가 그랬듯이 처음 나온 제품은 여러 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갤럭시 폴드 또한 지난 4월 26일 예정되었던 출시 일정이 내구도 문제로 연기되었던 바 있습니다. 결국 당시 지적받았던 몇몇 문제들, 특히 내구성 문제를 보완하여 지난 9월 6일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자, 이제 몸통으로 들어가보죠.

 

 

이백삼십구만팔천원

 

나날이 가격을 높여가는 ㅇ사의 ㅇ폰에 용기를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살 사람만 사라는 의미에서인지 가격이 참 근사합니다. 물론 이는 이미 올 2월 삼성 언팩 행사를 통해 밝혀진 바가 있어서 지금 와서 충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 이백삼십구만팔천원의 무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갤럭시 폴드를 태블릿처럼 쓰는게 가능하냐고요? 물론 가능합니다. 다만...

 

삼성 측에서야 첫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한 몸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동시에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등의 이유를 대고 있지만 두번째, 세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면 과연 지금보다 얼마나 싸질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현 시점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근사한 걸로 따로 사서 쓰는게 훨씬 남는 장사라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되겠죠.

 

여러 모로 양보한다고 해도 후속작마저 저 천상천하유아독존의 가격을 유지한다면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당분간 대중화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무서운 사실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겠다는 다른 경쟁사들이 내세우는 가격은 3백만원대라는 겁니다.

 

 

 

S펜이 없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쓰면서 S펜을 쓰지 않으면 돈을 낭비한 것이죠. 아주 쪼끔 더 저렴한 갤럭시 S 시리즈를 사는게 이익입니다. 하지만 노트를 쓰면서 S펜을 잘 쓰는 이들에게는 좀 더 넓은 화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지 않은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그래서 노트 시리즈의 화면은 5.29인치에서 시작하여 갈수록 커져갔고, 가장 마지막 갤럭시 노트10+까지 와서는 무려 6.8인치 크기의 화면을 자랑하게 됩니다. 갤럭시 폴드의 펼친 화면 크기인 7.3인치에 비해서도 겨우 0.5인치만 차이나는 셈입니다.

 

여러분이 S펜을 들었다면 둘 가운데 어떤 화면에 그리거나 쓰고 싶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있습니다. 바로 화면의 폭이죠. 글씨를 쓰건 그림을 그리건 사람은 가로쓰기를 하는 한 폭을 활용하게 되어있는데 사람의 손이 편하게 쥘 수 있는 너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비롯한 많은 스마트폰들은 화면을 키우면서도 너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베젤을 줄이고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 등 노력[각주:1]해왔습니다. 그래도 물리적인 크기는 뛰어넘기 힘들죠. 그런 분들에게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때 나오는 4.2대 3의 넓은 화면은 S펜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공간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일 뿐이겠죠. 갤럭시 폴드의 넓은 화면을 S펜으로 마음껏 채울 수 있는 날이 곧 오긴 하겠습니다만, 지금은 실망입니다.

 

 

 

애매모호한 커버 디스플레이

 

제목 그대로입니다. 접은 상태로 쓴다면 이 커버 디스플레이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4.7인치가 작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해상도는 그렇다쳐도 요즘처럼 앞을 꽉꽉 채워쓰는 마당에 위아래는 텅 비었고 양옆도 좀 남는 디스플레이라니, 시대를 역행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맨 앞에서 말한 이백삼십구만팔천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주고 갤럭시 폴드를 산 사람이라면 당연히 접었을 때도 제대로 된 스마트폰으로, 폈을 때도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잘 쓸 수 있게 만들어 놓았을 거라 기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갤럭시 폴드를 만져본 결과는 통화나 문자 정도 주고받을 때 말고는 화면을 펼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게 한 손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 두 손을 다 써야 펼쳐지는 구조다보니 귀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현재의 커버 디스플레이가 아예 없는 것보다야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커버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어떻게든 쓰려면 쓸 수 있겠죠. 하지만 갤럭시 폴드 정도 된다면 커버 디스플레이만으로도 부족함없이 쓰게 해줘야 하는게 돈 값어치를 다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갤럭시 폴드 : 희망편

 

앞에서 어두운 이야기를 했지만 최소한 절망편은 아니었으니 마음에 안 드셨던 분들은 용서 바랍니다. 이제는 희망편입니다.

 

 

 

귀티가 난다!

 

앞에서 여러가지 불평은 했지만 이 제품은 정말로 세계 첫번째로 상용화된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입니다. 아아...

 

 

사실 그거 하나만으로도 모든 건 용서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힌지를 비롯한 전체적인 디자인은 꽤나 괜찮습니다. 적어도 이거 비싼 제품이다.... 라는 느낌은 잘 뿜어내고 있다는 이야기죠. 

 

 

사실 스마트폰이 아무리 비싸도 딱 봤을 때 느껴지는 귀티(!)가 없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줄을 서서 사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어디서든 갤럭시 폴드를 펼치는 순간 여러분은 핵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갤럭시 폴드를 구입하신 분들이 많이들 경험하고 계시고요. 요즘 들어 갑자기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싶으시다면 과감하게 구입을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내구성은 장기 사용을 해봐야 알겠지만 잠깐 만져본 바로는 화면을 열고 닫는 힌지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손으로 안 된다는 점은 앞에서 이야기했고요.

 

 

폴더블 디스플레이, 삼성이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화면은 화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의 오른쪽 위를 차지한 카메라/센서 부위나 해외 리뷰에서 지적받았던 접힌 자국도 별로 거슬리지 않았고요.

 

보이긴 보입니다만, 글쓴이는 괜찮았습니다.

 

다른 회사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어내긴 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삼성만큼 잘 만드는 회사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앱 연속성 : 삼성, 감은 잡았는데...

 

하드웨어와 달리 삼성은 소프트웨어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경쟁사인 ㅇ사와는 달리 삼성은 스마트폰의 OS를 만드는 것도 아니죠. 다행히 ONE UI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있긴 합니다.

 

 

갤럭시 폴드가 나온다고 했을 때 기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각주:2]의 UI에서 큰 변화가 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7.3인치의 넉넉한 화면을 이용해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건 그리 대단한 건 아닐 수 있겠지만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열어둔 앱 화면이 기기를 펼쳐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는 앱 연속성(App Continuity)은 제법 고개를 끄덕일 만 합니다.

 

   

물론 이 정도로 만족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이용자가 무엇을 원할 것인지 삼성전자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는 되겠죠. 다만 앱 연속성은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닫고 커버 디스플레이로 넘어올 때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성능과 배터리 : 이게 감당이 되네


갤럭시 폴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마트폰입니다. 커버 디스플레이와 안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두개를 다 감당해야 하죠. 카메라는 다섯개입니다. 그래서 제품 자체가 가진 성능과 함께 배터리 지속시간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삼성은 갤럭시 폴드에 넣을만한 건 다 넣었습니다. 아마도 안드로이드 최강 제원의 스마트폰을 꼽으라면 갤럭시 폴드는 그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로 뽑힐 수 있을 듯 합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독특한 구조를 빼더라도 국내의 갤럭시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던 스냅드래곤 855 AP에 퀄컴 5G 모뎀, 12GB의 RAM과 다섯개의 카메라, 그리고 스테레오 스피커에 4,235mAh 용량의 배터리를 갖고 있습니다. 오디오 단자가 없다는 건 아쉽지만 갤럭시 버즈도 함께 준다니까 뭐...

 

깔려있는 녀석은 80g 더 가벼운 갤럭시 노트10+ 입니다.

 

덕분에 3개 앱의 멀티태스킹도 잘 돌려주고 앱 연속성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배터리 성능 또한 생각보다 잘 나온다는 평가입니다. 즉, 갤럭시 폴드의 하드웨어는 주어진 임무를 잘 감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게임도 풀스크린으로 할 만 합니다. 잘 돌아가는군요.

 

물론 276g의 무게는 인류가 감당할 몫이긴 합니다만. 그나마 올 상반기에 나왔던 시제품에 비해 줄어든 겁니다.

 

 

 

지금까지 갤럭시 폴드의 실망/희망적인 면 두가지 방향에서 바라봤습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내놓았던 '첫번째' 제품이 그래왔듯이 그 완성도와는 별개로 아직 정리되지 않은, 공학적으로 말한다면 최적화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게 남아있는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ㅇ사와는 다르게 갤럭시 폴드의 OS를 직접 만들지 못하는 회사인지라 소프트웨어 면에서 손볼 부분 또한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종합적으로는 합격선에 넣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각주:3].

 

과연 내년에 나올 갤럭시 폴드의 후속작들은 어떻게 지금의 실망을 날려버리고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돌아올지 기대해 봅니다.

 

  1. 갤럭시 노트는 노트 10+보다 오히려 3mm 이상 폭이 줄어들었습니다. [본문으로]
  2. 특히 화면 펼쳤을 때 [본문으로]
  3. 내구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겠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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