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GPU#RAM

인텔 아톰, 이제 코어의 그늘에서 벗어날까?

늑돌이 201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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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는 이른 바 넷북이라는 보급형 미니노트북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던 새로운 프로세서였습니다. 비록 성능은 낮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저가형 노트북 PC 시장을 새로 만들고, 또 평정했죠. AMD나 VIA에서 비슷한 프로세서를 만들고자 했지만 도저히 경쟁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약 2년 정도의 열풍 속에서 넷북은 그 뒤로 나온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에게 완벽하게 자리를 내주고 맙니다. 그리고 PC 쪽에서는 맥북 에어와 닮은 울트라북들이 유행을 몰고 가죠. 왜 아톰은 이렇게 잠깐 반짝이고 말았을까요?


아톰과 넷북 몰락의 이유, 더 이상의 발전이 없었다

아톰이 비록 낮은 성능이긴 했지만 웹서핑이나 간단한 문서 작성을 하기에는 아쉬움이 없었습니다. 특히 긴 배터리 시간은 좋은 매력이었죠. 하지만 넷북의 장점을 인식한 사람들에게도 1~2년이 지나면 뭔가 좋아지는 부분이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톰을 만드는 인텔은 더 비싼 코어 아키텍처의 프로세서들을 팔기 위해 아톰의 개선에 인색했고 그 결과 넷북은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1024x600 해상도에 머무른 싱글코어 노트북 PC였을 뿐입니다. 게다가 OS는 Eee PC가 처음 나온 당시에도 2001년에 나온 오래된 OS였던 윈도우 XP. 계속 새로운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 넷북이 2년도 안 되어 낡은 것이 되버린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넷북은 인텔에게도, MS에게도 그리 환영받지 못했으니 말이죠.
대만의 PC 제조사인 에이서가 잠깐 세계 PC 시장 1위를 차지하거나 에이수스를 지금의 위치까지 올려놓는데 기여하는 정도 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들조차도 넷북 시장이 축소되면서 입지도 낮아지죠.

그 빈 자리를 애플이 치고 들어와 아이패드를 대히트시킵니다. 안드로이드 진영 또한 잽싸게 쫓아오죠. 이제 넷북은 사라지고 아톰은 그저 느린 프로세서의 대명사가 되었을 뿐입니다.


너무 늦은 윈도우8 태블릿

결과적으로 2007년 Eee PC와 함께 등장한 넷북은 새롭고 더 쉬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게 완벽하게 자리를 빼앗깁니다. 넷북 시장에서도 원하건 원치않았건 페어를 이뤘던 인텔과 MS의 참여없이 ARM 프로세서와 iOS/안드로이드가 만들어 낸, 전혀 접근하기 힘든 시장이 된 것이죠. 인텔과 MS 또한 뭔가 잘못 되고 있다는 걸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리 좋은 결과물을 내놓지 못합니다. 스마트폰에서는 윈도우 모바일 단종, 윈도우폰7의 실패 이후 윈도우폰8, 그리고 PC에서는 윈도우8과 윈도우 RT를 내놓았지만 이용자들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환영받지 못합니다. 많은 이들이 윈도우8/8.1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윈도우8용 앱들은 태부족한 상황이고 많이 쓰는 애플리케이션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오죽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마저도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데스크탑 기반으로 남아있을까요? 그나마 윈도우 8.1과 8.1 업데이트가 나와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반면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보다는 냉정해 보입니다. 어느 정도의 관찰 기간이 지난 후, 인텔은 다시 아톰을 손보기 시작합니다. 클로버트레일을 거쳐 베이트레일 플랫폼에 이르러서는 꽤나 괜찮은 결과물을 만듭니다. 라지온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베이트레일이 없었다면 쓸만한 윈도우8 태블릿은 시장에 나오기 힘들었을 정도로 말이죠.


윈도우8 태블릿은 베이트레일 플랫폼의 등장 이후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기다려왔던 제품이죠.




드디어 등장한 아톰, 베이트레일 태블릿

이제 제대로 해볼만한 베이트레일 아톰 Z3000


베이트레일 플랫폼을 채용한 윈도우8 태블릿들은 기존의 태블릿 컴퓨터가 마음에 안 들었던, 그 중에서도 특히 기존 PC 환경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제법 솔깃한 제품이었습니다. PC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플랫폼의 태블릿보다 더 높은 성능에 비슷한 수준의 배터리 지속시간을 보인다는 점은 가벼운 태블릿으로 좀 느릴 지언정 PC가 가진 거의 모든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멋진 특징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프로세서가 전체적으로 향상되어 성능상의 불만은 넷북 시대보다 적지만 대부분의 출시 제품이 가진 RAM이 2GB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메모리 채널로 대부분 싱글 채널만 지원했다거나 64비트 지원에 문제가 있는 등의 이유 때문이었죠. 아톰인 이상 내장 그래픽을 쓰는지라 RAM 2GB를 비디오와 나눠쓰는지라 좀 모자란 편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3GB를 달고 나오는 제품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나마 근래에 4GB의 RAM과 64비트 윈도우를 탑재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거의 찾기 힘들죠. 아무튼 이대로 가면 베이트레일과 뒤이어 나올 체다트레일 덕분에 윈도우8 태블릿의 미래도 제법 밝아질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진짜 걱정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아톰, 코어의 그늘에서 벗어날까?


아무리 아톰에 인텔이 힘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인텔의 주력은 코어 계열 제품군입니다. 이쪽은 경쟁자가 사실상 없을 정도로 막강한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죠. 넷북으로 아톰이 한때 잘 나갈 때에도 소비자들은 더 성능이 좋은 아톰을 원했지만 나오지 않았죠. 아마도 인텔은 아톰과 코어의 시장 간섭, 영어로 cannibalization 현상을 막고자 했을 겁니다. 인텔은 소비자와는 달리 자사의 라인업을 말 그대로 줄세우기 쉽도록 하는 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넷북이 가졌던 보급형 휴대용 컴퓨터 시장을 태블릿 컴퓨터가 지배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낳았죠.


그러나 이제 아톰과 코어는 전혀 다른 성격의 시장에서 활동 중입니다. 아톰으로는 코어 i5나 i7의 성능을 넘기는 힘들겠지만 배터리 지속시간 만큼은 코어 제품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깁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x86 호환성과 함께 이미 시장의 터줏대감이 되어버린 ARM 계열 프로세서들과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이번마저 인텔이 아톰을 자사 제품군 줄세우기의 일환으로 보고 무조건 코어 프로세서 밑으로 놓고 기능과 성능을 제한시킨다면 별다른 제약이 없는 ARM 계열 제품군에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톰은 아톰대로 인텔의 능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ARM 제품군 대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자사의 다른 프로세서들과의 경합을 신경 쓸 때가 아니거든요.

하지만 인텔이 자사의 보급형 프로세서인 펜티엄과 셀러론 프로세서에 아톰의 실버몬트와 코어 i 4세대의 하스웰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사용한 제품을 혼재시킴으로써 그 구분을 좀 느슨하게 하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인텔도 이제 단순한 선긋기에서 벗어나 이제 아톰을 제대로 키울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노력은 아톰 프로세서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의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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