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8의 출시는 소비자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제조사에게는 크나큰 기쁨입니다. 그동안 새로운 OS가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은 그에 맞는 새로운 고성능 하드웨어를 찾아 지갑을 열었거든요. 하지만 윈도우7부터는 약간 달라진 것이 이전 버전인 윈도우 비스타보다 요구하는 하드웨어 제원이 낮아졌기 때문에 굳이 OS 때문에 더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찾을 필요는 줄어들었습니다. MS도 하드웨어 제원을 계속 높여봤자 좋을게 없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은 건 다행이긴 한데, 제조자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일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나온 윈도우8 또한 윈도우7에 비해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낮아진 면도 있고 말이죠.


그러나 제조사를 위한 보너스가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그동안 PC에서는 낯선 부분이었던 터치스크린의 도입이죠. 윈도우8은 윈도우 사상 최초로 '제대로'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OS로 나왔습니다.
덕분에 제조사들은 신나게 터치스크린 PC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만, 그것 또한 쉽지는 않습니다. 아예 슬레이트형 태블릿으로 나온 아이패드와는 달리 기존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잘 쓰기 위해서는 키보드와 마우스/터치패드가 있어야 하거든요. 이들을 조합한 편리한 윈도우8 PC, 그것도 휴대가 쉬운 노트북을 만드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있어서 절대 빠지지 않는 소니는 일찌감치 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이브리드 PC라는 이름으로 VAIO Duo 11을 내놓은 것이죠.


태블릿과 울트라북 사이

각 제조사들이 앞에서 말한 대로 키보드와 터치패드/마우스를 가지면서도 터치스크린을 편하게 지원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심했습니다. 소니 또한 PC의 소형화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업체이기 때문에 자신만만하게 해결책을 보여줬습니다. 소니의 대안은 울트라북과 태블릿의 합체였죠.


이렇게 보면 독특한 디스플레이 각을 가진 울트라북 같습니다. 조개같은 Clamshell 방식이 아니라 SurfSlider라 불리는 방식으로 화면이 자연스럽게 슬라이딩 됩니다.


슬라이딩 되는 순간 바이오 듀오 11은 바로 슬레이트형 태블릿 컴퓨터로 변신합니다. 이 상태에서의 두께는 17.85mm에 불과하죠.
이러한 방식을 소니에서는 Surf Slider라 부릅니다. 익숙해지면 그리 어렵지 않을 듯 하네요.


화면은 IPS 방식의 옵티컨트라스트 패널로 터치패널과 LCD를 딱 붙여서 터치가 잘 되도록 만들어놓았습니다. 화질도 괜찮습니다.


태블릿 컴퓨터로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야각 잘 나옵니다.


본체의 무게는 1.3kg으로 태블릿만 생각하면 무겁지만 울트라북이라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11인치의 1920x1080 풀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는 멀티터치가 가능한 터치스크린일뿐만 아니라


N-Trig의 기술을 도입한 전용 스타일러스 펜도 이용 가능합니다. 물론 필압은 감지됩니다.


키보드도 풀 사이즈에 가까우며, 터치패드 대신 옵티컬 트랙포인트를 배치해 놨습니다. 씽크패드의 빨콩과는 다르고 블랙베리에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가실 듯 합니다. 키 감은 두께가 얇은 것을 감안하면 참고 쳐줄만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소형화에 두가지 구조를 포함하다 보면 보통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 있죠. 확장성입니다.



확장성도 포기하지 않겠다

확장성에 대해 따져보면 소니는 만만치 않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이더넷 단자나 D-SUB 단자가 그대로 지원되고 USB 단자도 풀사이즈입니다. 그 와중에 이어폰은 노이즈 캔슬링 방식입니다.


크기가 큰 이더넷 같은 경우 본체 두께에 비해 단자가 두꺼워 하단의 받침 다리를 올려 쓰게 되어 있습니다. 분명히 바닥에 다리가 있습니다. 짧지만.


기본 배터리는 내장형이지만 4.5시간까지 밖에 쓸 수 없습니다. 모자란 경우에는 9시간까지 쓸 수 있는 확장 배터리를 구입하여 달 수 있습니다.


이 배터리를 본체 밑으로 장착하게 되어 있으며 이 경우 펜 꽂이가 생기고[각주:1] 각도가 조절되어 오히려 쓰는게 편해지더군요. 수 있으며 이 경우 펜 꽂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가지 모델만 나옵니다. 울트라북에서도 자주 쓰이는 인텔의 Core i5-3317U 1.7GHz 프로세서와 인텔 HD 그래픽스 4000이 들어가 있습니다. 128GB SSD인데 8.1점이면 꽤 빠른 편이군요. 윈도우 체험 지수는 위와 같으니 참고하시고요.

RAM의 경우 우리나라 출시판은 2GB 온보드에 확장 슬롯에 2GB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4GB로 나옵니다. 추가적인 확장 자체는 가능하긴 한데, 메모리가 특수하게 제작된 것이라 무지 비싸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바이오 듀오 11은 소니가 원하는 대로 윈도우8 기반의 태블릿 컴퓨터 이상, 울트라북까지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셈입니다.
한 컴퓨터만 들고 다니며 윈도우8을 쓰겠다고 할 때 가장 잘 어울릴 듯한 제품이랄까요?




아쉬운 점


바이오 듀오 11은 철저하게 울트라북/태블릿 겸용 모델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 자체에서는 아쉬운 점은 그리 없더군요. 변형 기구의 허약함이 걱정되긴 하지만 이를 감안한 듯 소니에서는 변형을 반복하는 테스트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기본 패키지에서 네시간 반이라는 배터리 지속시간은 많이 아쉽네요. 그리고 펜만으로는 윈도우8의 UI를 활용할 수 없고 손가락도 같이 동원해야 한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소니의 다른 바이오 모델들도 윈도우8로 새 단장하고 등장했습니다만, 이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지금까지 소니의 새로운 하이브리드 PC, VAIO Duo 11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그동안 꾸준하게 여러 제조사에서 만들어왔지만 윈도우 기반의 태블릿 PC들은 아시다시피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였던 태블릿과 어울리지 않던 OS가 이번에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면서 태블릿 PC들은 다시금 기회를 잡은 셈인데, 기존의 윈도우 기반 애플리케이션들을 위한 키보드와 터치패드/마우스 조작을 포기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소니는 나름의 모범답안을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오랜 시간의 노하우가 들어간 변형 기구와 옵티컬 마우스와 스타일러스 펜, 그리고 풀HD 고해상도 터치스크린 패널 등은 지금까지 나온 윈도우8 PC들과 비교하면 상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만,


가격은 그리 경쟁력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174만 9천원의 가격은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죠. 예전의 소니 바이오 브랜드로 나온 UMPC나 미니노트북에 비해서는 한결 저렴한 가격이긴 하지만 비슷한 성능의 울트라북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추가 배터리까지 구입하겠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기존 애플리케이션과의 호환성과 태블릿 시장을 함께 잡겠다는 윈도우8의 야망에 가장 걸맞는 제품으로 꼽아줄 수 있는 소니의 VAIO Duo 11에 대해 과연 대한민국의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1. 확장 배터리가 없으면 펜을 따로 들고 다녀야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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