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스(ASUS)는 여전히 데스크탑 PC가 주력인 시절에는 품질 좋은 PC용 메인보드로 유명하던 업체입니다. Acer, Abit와 함께 이른 바 3A라 불리던 곳으로 메인보드의 명성은 데스크탑 PC 시장이 많이 축소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아수스가 가진 명성의 한계는 명확했죠. 훌륭한 부품 업체였지만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완제품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던 아수스의 입지가 갑자기 달라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2007년, Eee PC를 필두로 하는 넷북의 등장입니다. 인텔의 저렴한 아톰 칩셋과 함께 아수스는 그야말로 날아오릅니다.


2007년부터 수년간 이른 바 넷북의 전성기 시절에 아수스의 성장[각주:1]은 정말 대단하죠. 이때 아수스는 외형적인 성장 말고도 꿈에도 그리던 소비자용 시장에 진입하는 값진 성과를 거둡니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입니다.

인텔이 넷북 시장을 억제하기 위해 내놓은 울트라씬 제품군은 그저 그런 반응만을 보여줬고, 아수스가 자신있어 하는 PC 제품군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시장을 빼앗기게 됩니다. 아수스로서는 다음 단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이번에 소개된 아수스의 태블릿 PC와 울트라북은 그런 시점에서 나온 제품입니다.

왼쪽이 신형 TF201, 오른쪽이 구형 TF101입니다.


우선 Eee Pad[각주:2] 트랜스포머 프라임[각주:3]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태블릿 PC를 보겠습니다. 이 제품은 작년에 선보인 트랜스포머의 후속작이죠. 전용 키보드 독과 태블릿을 패키지화하여 마치 노트북과 같은 사용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다른 태블릿과의 차별성입니다.


하지만 올해의 트랜스포머 프라임은 거기에서 몇가지가 더 강해졌습니다.


우선 엔비디아의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최초로 장착하였습니다. 테그라3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말들이 많았지만 기존의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여러가지로 향상된 것은 사실입니다.


디스플레이 또한 Super IPS+ 디스플레이를 채용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도 전작에 비해 더 얇아지고 예뻐졌죠.

가장 얇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도시바의 AT200이 7.7mm에 510g입니다.


본체의 무게는 586g, 키보드 독은 537g입니다. 두개 합치면 1.1kg이 조금 넘네요. 키보드 독이 무거워진 이유는 그 안에도 별도의 배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개를 합치면 최대 18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4.0.3


국내 출시된 안드로이드 태블릿 가운데 최초로 정식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점도 좋죠.



제품 세미나 현장에서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테그라3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게임 시연이 있었습니다. 그날 참석자들의 의견은 게임에서 체감한 테그라3의 성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었어요. 높은 해상도에서도 프레임 레이트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특히 키보드 독의 USB 단자로 게임 컨트롤러를 연결하여 즐길 수 있더군요. 쿼드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을 잘 보여준 시연이었습니다.


다음은 아수스의 울트라북 제품군인 ZENBOOK입니다. 11.6인치는 UX21E, 13.3인치는 UX31E라는 이름으로 나오게 된 아수스의 울트라북은 정식으로 나오기 전부터 여러가지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울트라북의 원조 격이랄 수 있는 맥북 에어와 많이 닮았다는 의견 때문이었겠죠.


아수스의 공식 입장이 어떻든 간에 확실히 닮긴 닮았습니다. 아수스 뿐만 아니라 많은 울트라북 제품군이 맥북 에어를 여러가지 면에서 벤치마킹하긴 했지만 젠북 또한 맥북 에어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진 않습니다. 2세대 울트라북에서는 변하겠지만 말이죠.


디자인과 상관없이 젠북을 바라보면 상당히 표준적인 울트라북입니다. 인텔의 샌디브릿지 칩셋에 UX21E는 1.1kg, UX31E는 1.3kg의 무게, 얇고 깔끔한 겉모습 등 인텔이 바라는 울트라북의 모습이 잘 구현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좀 더 눈에 띄는 특징을 고른다면 13.3인치 모델에서 1600x900 해상도를 지원한다는 점이겠죠. 고해상도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꽤나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대기 모드에서 전력 소모가 최소화되어있다는 점도 중요하죠. 아수스 측에 따르면 대기 모드에서만 최대 2주 정도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재부팅도 필요없이 2초 만에 바로 다시 쓸 수 있는 셈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넷북을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 덕분으로 보입니다.

색상도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이쯤에서 문제점을 짚어봐야겠죠. 크게 두가지로 나눠 보겠습니다.

우선 가격입니다. 아무리 봐도 두 제품 공히 가격대가 그리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트랜스포머 프라임은 현재 80만원대에 판매 중입니다만 4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저렴한 태블릿이 쏟아져 나오는 마당에 트랜스포머 프라임의 가격은 그다지 메리트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키보드 독이 함께 있다 해도 말이죠. 뿐만 아니라 여기서 조금만 더 보태면 울트라북을 살 수 있습니다.

아수스의 젠북은 모델에 따라 100만원대 초반에서 180만원대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특별히 저렴하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고급 사용자만을 노리는 것도 아닌 애매한 가격대라는 느낌입니다. 특히 넷북 시장과는 달리 울트라북에서는 삼성과 LG라는 거목이 초기부터 참여하여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보면 지금과 같은 애매한 제품 가격은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경쟁 제품과의 차별성 문제입니다.
트랜스포머 프라임은 확실히 지금까지 나온 안드로이드 태블릿 가운데 하드웨어 측면에서 특출난 제품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아이패드에 일방적으로 안드로이드 태블릿 진영이 눌리는 현실에서 잘 빠진 하드웨어만으로는 바꾸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하드웨어의 특징과 장점을 잘 살려주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는 필수겠죠. 하지만 일반적인 제조사들이 그렇듯이 아수스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그리 알아주는 편은 아니고 콘텐츠에 대한 노하우도 거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테그라3의 성능을 살펴보기 위해 참석자들에게 내세운 애플리케이션은 몇개의 3D 게임 뿐이었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태블릿 PC로 3D 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이들에게 트랜스포머 프라임의 매력은 줄어드는 셈이죠.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매력이랄 수 있는 전용 키보드 독 또한 울트라북의 존재에 의해 그 위치가 애매해졌습니다. 두개를 합치면 1.1kg가 훌쩍 넘는데, 이는 울트라북의 무게와 비슷합니다. 휴대성에서의 우월함이 애매해지는 순간이죠.

이 이야기는 젠북 시리즈에도 적용됩니다. 아니, 젠북 뿐만 아니라 울트라북 제품군 전체에 적용된다고 봐야 하겠죠. 인텔의 울트라북은 여러가지 특징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여전히 좀 더 가볍고 얇은 노트북 PC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울트라북에서 도는 소프트웨어는 다른 노트북 PC에서도 제원만 된다면 원활하게 돌고,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노트북 PC 사용자가 울트라북으로 바꾼다 해도 새로 배울 것은 거의 없죠. 인텔이 울트라북에서 내세웠던 부분이 전부 구현된게 아니거든요.

2011/12/23 - 지키는 인텔, 그 방패가 된 울트라북

더구나 울트라북 시장에는 이미 메이저 제조사들이 잔뜩 참여한 상태인지라 무주공산 상태에서 시장을 차지했던 넷북과는 다르고 이미 시장에는 비슷비슷한 제원의 울트라북이 많이 있죠. 그만큼 차별성이 중요합니다만, 아직 아수스의 젠북 시리즈는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한 듯 합니다.




아수스, 새로운 도전정신이 필요할 때

어찌되었든 아수스는 그들의 미래에서 상당 부분을 울트라북과 태블릿 PC에 걸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만큼 혁신적인,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죠. 넷북 시대에서 보여주었던 아수스 만의 빠른 대응을 2012년의 모습에 맞게 변화된 모습으로 기대해 보겠습니다.




  1. 2009년의 경제 위기 시절을 제외하면 [본문으로]
  2. 넷북에서 성공한 Eee 브랜드는 태블릿에서 잇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3. 옵티머스 프라임과 좀 헷갈리죠. 하스브로 측으로부터 소송이 걸렸던 적이 있는데 해결이 된지는 모르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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