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넷북이나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으로 미니노트북과 슬림 노트북을 이야기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지만 조금 오래 전부터 PC를 써왔던 이들에게는 그리 새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미니노트북과 슬림 노트북은 일본의 노트북 PC 제조업체로부터 만들어지고 있었기 때문.
다만 이런 소형화에는 돈이 많이 들었고 개별 업체들이 따로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었다. 칩셋 자체는 인텔이 만든 일반 노트북용을 써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배터리 효율은 나빴고. 이렇게 때문에 일반 사용자로부터는 외면받을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 때문에 적은 양이지만 꾸준히 슬림/미니노트북들이 출시되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도시바는 특별한 회사다. 미니노트북하면 떠오르는 비디오 테이프 상자 만한 리브레또 시리즈나 요즘은 울트라북으로 불리는 슬림 노트북 PC 또한 포테제(Portégé)라는 브랜드로 이미 만들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다만 앞에서 말한 이유로 높은 가격에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아서 일부 사용자들에게만 사랑받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텔의 대대적인 지원과 함께 울트라북의 시대가 왔다. 울트라북의 레퍼런스 디자인과 함께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텔의 칩셋이 나와 전력 소모 문제도 많은 부분 해결되었다. 도시바 또한 인텔의 울트라북 아키텍처를 슬림 노트북으로 유명한 자사의 포테제 라인업에 도입했다. 그렇게 나온 제품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Z830이다. 과연 울트라북이 나오기 전부터 울트라북을 만들던 곳의 울트라북은 얼마나 다른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디자인

인텔의 울트라북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애플의 맥북 에어다. 슬림 노트북 PC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해도 좋은 맥북 에어는 인텔의 칩셋과 결합하여 멋진 디자인과 성능, 배터리 지속시간까지 3박자를 갖추는데 성공한 제품이다. 만일 맥북 에어가 성공하지 않았다면 과연 울트라북이라는게 나왔을까 할 정도.

에이서

아수스


그런 만큼 현재 나온 대부분의 울트라북 제품들은 맥북 에어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아수스 같은 경우에는 너무 닮아서 이에 따른 분쟁까지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사의 디자인을 고수하는 울트라북이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포테제 Z830.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원래부터 슬림 노트북 PC를 만든 경력의 도시바인지라 그들만의 철학이 이미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는 디자인에서부터 드러난다.


우선 커버부터 다른 울트라북과는 다른, 도시바 노트북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알루미늄보다 더 가벼운 고강도 마그네슘에서 느껴지는 세련된 금속제 질감은 얼마전 등장한 도시바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AT200과도 일맥상통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물론이고 각 단자와 키보드 배치부터 맥북 에어와는 확실히 다르다. 여기 지문 슬롯이나 터치패드의 디자인은 이 제품은 누가 봐도 도시바제 울트라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15.9mm 라는 얇은 두께[각주:1] 때문에 확장성에 대한 걱정이 앞서게 마련인데, 옆은 물론


뒷면까지 충분히 활용하여 USB 단자 세개와 HDMI, D-SUB, SD 메모리 카드 단자까지 폭넓게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두께에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에 USB 단자가 3개라는 것은 감동적이다.

맥북 에어 계열의 디자인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면 Z830은 슬림 노트북이면서도 실용성을 충분히 살려냈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무게는 제원에는 1.09kg인데 직접 재보니 1,096g이 나왔다.

이 무게 또한 Z830만의 강점으로 현재 국내에 나온 울트라북 가운데 가장 가볍다. 100g 200g이 얼마나 차이나겠냐고 하시는 분이 계실텐데, 이런 무게 차이는 가벼운 제품일수록 더 잘 느껴지는 법이다. 1.2~1.5kg까지도 나가는 타사 울트라북과 이 제품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당장 알게 될 것이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Z830은 1366x768 해상도에 LED 백라이트의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다. IPS가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실용적으로 쓰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시야각도 밑에서 보는 것 말고는 별 문제가 없다.


카메라는 130만 화소로 무난한 해상도이며 마이크 감도도 나쁘지 않다. 카메라가 재미있는 것이 자신의 얼굴을 보안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원빈처럼 눈 두개 코 하나인 늑돌이의 얼굴로 해봤는데 처음 등록하는 건 어려웠지만 나중에 인식하여 로그인하는 건 쉬웠다.


힌지는 양쪽이 고정된 다른 노트북과는 다르게 이 제품은 가운데가 연결되어 있는 방식이다. 힌지의 고정도는 무난한 수준.


키보드와 터치패드


8.3mm 두께인지라 다른 울트라북처럼 Z830 키보드의 키 스트로크는 매우 얕다. 이런 경우 충분한 깊이가 없어서 키감이 마음에 안 들어하는 분들도 있다. 다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Z830은 키를 눌렀을 때 밑에서 받아주는 부분이 너무 딱딱하지 않아서 키 스트로크가 얕아도 손가락의 압력을 부드럽게 상쇄하는 편이다. 결론적으로 Z830은 울트라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키감을 갖고 있다.

13.3인치 화면의 제품답게 키 배치도 적당하게 분산되어 배치되어 있어 부담이 없다. Fn 키를 누르면 화면 상에 On Screen Caption처럼 기능 키 목록이 떠서 골라 쓰기 편하다.


터치패드의 감도도 무난한 수준 타이핑시 방해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위쪽으로 터치패드 켜고 끄는 스위치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상태 LED가 준비되어 있다.
터치패드 양 버튼 사이에 있는 지문 인식 슬롯 또한 편하게 쓸 수 있다.


성능


이 제품은 인텔 샌디브릿지 계열의 Core i5-2467M 1.6GHz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채용[각주:2]했다. 터보 부스트로 최대 2.3GHz까지 빨라지는 이 프로세서와 인텔 HD 그래픽스의 조합은 이 밖에도 대부분의 울트라북이 채택하고 있어 어떤 면에서는 평범하다고 볼 수 있겠다.

다른 울트라북과 다른 점이라면 윈도7에서도 윈도7 프로페셔널을 제공한다는 점, 기본으로 6GB의 메모리를 넣어준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64비트 윈도7이 장착되는 만큼 4GB 이상의 RAM도 얼마든지 쓸 수 있고 RAM이 많을수록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처리가 원활할 뿐 아니라 디스크의 액세스도 줄어드는 만큼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윈도 체험 지수는 5.8. 역시나 인텔 HD 그래픽스가 발목을 잡는다.


또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도시바 노트북인 만큼 128GB 용량의 도시바 SSD가 들어간다. 도시바 독자적인 SSD 컨트롤러가 들어간 제품이다. 당연히 TRIM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다
.

CrystalDiskMark로 측정한 성능은 이 정도. 요즘 나오는 삼성이나 인텔의 최신 SSD에 비하면 많이 아쉽긴 하지만 일반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에 비해서는 확실히 빨라 SSD 특유의 쾌적함을 즐기기에는 크게 모자람은 없는 결과다. 다만 용량 면에서는 128GB인지라 이용자의 공간 관리가 필요할 듯 하다.


CrystalMark 2003에서의 성능은 124162점. 이 정도면 무난하게 쓸 수 있다. 다만 이 시험을 행한 제품은 32비트 윈도 버전으로 메모리가 2.5GB까지 인식이 안 되어 메모리나 기타 분야에서 불이익을 얻었을 수 있다.

실제 체감 상으로는 프로세서와 SSD 덕분인지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쓸 수 있었다. 확확 빠른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이용시에는 성능의 부족이나 알 수 없는 딜레이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


부팅 속도


요즘 울트라북 제품군에서 홍보 요소로 삼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팅 속도다. Z830의 경우 웬만한 상황에서 20초 미만의 시간으로 부팅이 이뤄지며, Hi-Speed 시작을 설정하면 대략 15초 정도로 부팅이 완료된다.


배터리


제원 상에는 47Wh의 용량을 가진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갖고 있으며 8시간 간다고 되어있지만 제원은 그저 제원일 뿐. 시험해 봤다.


1. SETI@HOME

CPU의 최대 성능을 뽑아내고 무선 통신을 지속적으로 주고 받는 분산 처리 애플리케이션으로 상당히 부하가 큰 시험이기 때문에 원래 배터리 사용시간의 반도 안 되는 결과를 보이는게 보통이다.

- 조건 : 화면 밝기 중간, 소리 끄고 무선랜-블루투스 켜고 1분 후 BOINC 스크린 세이버 작동
- 결과 : 1시간 48분


2. 라지온 동영상 시험 2번

PC, UMPC, MID, 스마트폰, PMP, 게임기 등 가리지 않고 쓰이는 시험 방식이다. 의외로 폭넓게 적용된다.

- 조건 : 화면밝기 50% - 볼륨 3/15(20%) 블루투스/무선랜은 끈 상태에서 다음 팟플레이어에서 640x360 해상도의 초당 1.64Mb 비트레이트의 XVID/AC3로 인코딩 된 동영상 파일 반복 재생
- 결과 : 5시간 24분


3. 대기 모드

윈도의 대기 모드 상테서 전력 소모를 재보았다. 빌립의 N5나 에버런 등의 UMPC/MID는 대기 모드에서의 전력 소모를 최소화시켜 일주일 이상 유지되게 한 경우도 있다. 울트라북 또한 휴대성이 핵심 요소이므로 재 보았다.

2011/01/05 - MID의 자존심, 빌립 N5 리뷰 - 2부. 속

충전 100% 상태에서 대기 모드로 들어간 후, 24시간이 지나고 측정한 배터리의 남은 양은 73%. 시간당 약 1% 남짓 소모된 셈이다. 좀 더 길게 두고 측정해야 정확한 값이 나오겠지만 대략 3일 이상 4일 미만의 대기 상태를 견뎌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과 자체야 나쁘다고 할 수는 없고 Z830의 재부팅 속도 또한 15~20초 수준으로 빠른 편이라 시스템 구동이 느린 편은 아니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울트라북의 특성상 대기 모드에서 전력 소모를 더 줄일 수 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발열과 소음

발열은 평소에는 안 느껴지다가 많은 부하를 가하면 팬 소음과 함께 느껴진다. 노트북 PC에서 발열 여부보다는 발열이 생기는 위치가 더 중요한데, 하단의 가운데 부분에 집중된다. 특히 노트북 키보드와 팜레스트, 터치패드 등 제품 전면 쪽으로는 열이 전혀 안 느껴질 정도. 역시 도시바의 노트북 개발 노하우는 보통이 아니다. 발열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Z830의 경우 출시 초기 소음 문제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BIOS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 나아졌다고 들었다.
리뷰용 제품은 이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이는데, 소음은 평소에도 낮게 팬이 돌고 있다가 부하가 걸리면 더 빨리 돈다. 보통 상태의 소음이라면 정말 민감한 분들이라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쓰면서는 별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마무리

도시바 Portege Z830은 현재의 1세대 울트라북 시장에서 상당히 강력한 존재[각주:3]다. 이 Z830을 그렇게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우선 울트라북 가운데 가장 가벼운 무게, 그리고 도시바의 첫 울트라북이지만 실제로는 처음이 아니게 만들어주는 풍부한 노하우 덕분일 것이다. 가격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수준. 다만 대한민국에도 미국에 나왔던 것처럼 파격적인 가격의 모델도 나와주길 바란다.

이 제품은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어울린다.

- 화면은 13.3인치여야 하지만 가볍고 얇을수록 좋다.
- 울트라북이 좋다
- 맥북 에어 디자인은 이제 좀 식상하다
- 일본식 노트북 디자인을 좋아한다
- 나는 연약해서 무거운 거 못 든다
- 지문이나 안면 인식 등 보다 편한 보안 기능이 필요하다
- USB, HDMI, 유선랜 등 확장성은 충분해야 한다. 특히 USB 단자는 3개 이상 필요하다.

반면에 이런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 울트라북이 싫다
- ODD는 내장되어야 한다
- 맥북 에어스러운 디자인이 좋다
- 부팅이 10초 미만에 되는 빠른 SSD를 달아야 한다
- 해상도가 더 높아야 한다
- LG나 삼성 수준의 AS를 바란다
- 윈도가 싫다
- 인텔 HD 그래픽이 싫다







  1. 최소 8.3mm [본문으로]
  2. 국내에는 더 저렴한 Core i3-2367M 프로세서를 채용한 것도 있다. [본문으로]
  3. 이미 1차 수입분은 전량 매진된 상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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