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기든지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이 있습니다. 단순히 스윗치를 누르거나 레버나 핸들을 돌리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도 있고, 보다 복잡하거나 세련된 방식도 있습니다. 프라다폰이 선택한 대화법, 이른 바 그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바로 터치스크린이라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터치스크린이라는 인터페이스 방식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낯선 방식입니다. 특히 휴대폰에는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간혹 터치스크린 방식이 채용되었지만 버튼의 눌리는 감각이 없다시피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프라다폰은 과감하게 화면을 3인치로 늘리고 전체를 터치스크린으로 제공하며 버튼은 최소한의 갯수로 줄여버려 휴대폰이 아닌 어떤 세련된 악세사리처럼 보이게 디자인 했습니다. 그리고 '진동' 터치스크린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바로 누르면 진동이 와서 눌러도 아무 느낌이 없는 보통의 터치스크린과는 달리 눌렀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는 방식이죠. 하지만 프라다폰의 인터페이스 특징은 그걸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 진동식 터치스크린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진동식 터치스크린은 프라다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방식은 사용자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일반적인 터치스크린에 비해 확실히 좋습니다. 진동 방식 또한 여러가지로 설정 가능하고 전화벨 소리에 맞춰 진동이 달라지는 것도 매우 훌륭합니다. 라이벌 회사인 삼성전자의 휴대폰에도 채택될 정도지만 그 완성도는 프라다폰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프라다폰의 기본 화면. 저 아래 네개의 아이콘이 주 아이콘이고, 누르면 당연히 진동이 돌아옵니다.
■ 우수한 액정 프라다폰의 화면은 매우 밝고 깨끗합니다. 특히 빨강, 파랑 등 강한 색을 잘 표현해 주고 이러한 특징은 나중에 말씀드릴 동영상 플레이시에 위력을 발휘합니다만, 그냥 화면을 바라보고 있어도 꽤나 만족도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거기에 더해 3인치라는 넉넉한 화면 크기는 프라다폰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휴대폰으로 만들어 줍니다. 바깥에서도 잘 보이는 편입니다.
■ 필기 입력 프라다폰에는 스타일러스가 달려 있습니다. 당연히 필기 입력을 받고, 인식 수준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화기의 특성상 버튼을 이용한 입력을 더 많이 쓰게 되더군요. 특히 일일히 필요할 때마다 스타일러스 펜을 꺼내는 것은 꽤 귀찮은 일입니다. 필기 입력 기능을 살려주는 전문적인 어플리케이션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해 사실상 필기 입력은 잘 안 쓰는 기능이 되었습니다.
■ 프라다가 디자인한 화면 프라다폰의 화면을 처음 보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메뉴 디자인이 흑백, 정확히 이야기하면 하양~까망까지의 회색 계열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내장된 테마 가운데 프라다가 아닌 그랑블루를 고르면 화려한 빛깔이 메뉴를 채우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흑백 위주의 프라다 테마가 더 마음에 드는 건 사실입니다. 흑백의 화면과 프라다폰은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프라다 테마
그랑블루 테마
참고로 말씀을 드리면, 이러한 독특한 메뉴 디자인은 LG전자가 아닌 프라다 측의 디자이너가 직접 한 것이라고 합니다. LG전자 측에서는 요즘같이 컬러 LCD가 난무하는 시절에 도대체 무슨 과거로 돌아가는 짓이냐... 라고 생각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보면 볼수록 정이 드는 디자인입니다. 모 휴대폰 개발사에서는 LG전자처럼 명품 상표의 휴대폰을 발표했지만 그 명품 분위기 보다는 개발사의 내음이 더 많이 나는, 이름만 달아놓은 결과가 되어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낳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라다폰은 당당하게 프라다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기존 휴대폰의 편리한 기능 제공 마이 메뉴 편집 기능이나 짧게 누를 때와 길게 누를 때를 구분하여 별도의 기능을 배치한 방법, 그리고 자유로운 초기화면 편집 등 기존의 최신 휴대폰에서 지원하는 편리한 기능들은 대부분 프라다폰에서도 제공됩니다. 다만 번호판을 이용한 글자 입력이 난감할 수 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키 입력이 가능하도록 해주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프라다폰 인터페이스의 문제점 지금까지 좋은 이야기만 했는데, 프라다폰이 완벽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문제점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는 개발사인 LG전자나 프라다의 잘못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잘못도 있습니다.
- 무의미한 외부 버튼들 프라다폰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디자인의 일관성을 위해 최대한 버튼을 줄인 제품입니다. 하지만 지상파 DMB, 카메라 버튼은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 버튼의 작동이 문제입니다. 어디서나 누르면 바로 작동하는 일종의 핫키 역할을 해야 하는 이 버튼들은 최초의 기본 화면에서 눌러야만 작동하고 나머지 화면에서는 반응 자체가 없습니다. 만일 잘못 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렇다고 한다면 적어도 길게 눌렀을 때는 해당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거기에다 이 버튼을 다른 용도에 할당하는 것 또한 불가능합니다. LG전자 측에서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두 버튼의 자유로운 작동과 각 버튼 기능에 대한 사용자 정의 기능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애써 만들어 뒀지만 많이 안 쓰게 되는 카메라와 DMB 버튼
- 인터페이스의 일관성 부족 이건 LG전자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사 정책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터치스크린 기반으로 열심히 만들어 나간 프라다폰의 독특한 인터페이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것은 바로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화면에 들어갔을 때인데요, 이 화면에 들어가면 터치스크린의 대부분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고 조그만 화살표 버튼만 활용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제약을 가해버리면 무선인터넷 화면이 아무리 화려하고 쓸모있어도 쓰기 힘듭니다.
네이트 화면에만 들어오면 무척 불편해 집니다. -_-
이외에도 모든 SK텔레콤 휴대폰들이 그렇듯이 사용자를 별로 고려하지 않은 메뉴 체계는 프라다폰에서도 여전하게 존재합니다. 디자인은 세련됐지만 그 안의 메뉴 체계는 SK텔레콤 위주로 되어있죠. 아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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