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만큼 영상에 정통한 기업은 찾기 힘들지만 유튜브로 대표되는 V-log 시대에 소니 제품군의 활약은 다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물론 소니의 A6000 계열 카메라는 크게 활약 중이지만 휴대성을 위주로 하는 액션캠은 신제품이 아쉽고 야심차게 내놓은 RX0 시리즈 또한 그 쓰임새는 제한된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반면에 경쟁사의 경우 기존 카메라 제조사들의 빈틈을 노리고 나온 고프로 시리즈나 DJI의 오즈모 포켓같은 제품들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은 소니 제품들을 오랫동안 바라보던 입장에서는 좀 신기하기도 한 일입니다. 센서, 렌즈, 디지털 기술을 모두 가진 소니라면 있는 것들을 조합하여 제품을 만들기만 해도 경쟁 제품 대비 최소한 동등하거나 더 낫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하는지 말이죠.

 

그런데 바로 그런 마음으로 만들어진 듯한 제품이 이번에 나왔습니다. 바로 소니의 ZV-1 입니다.

 

소니 ZV-1, 뭐하러 태어났나?

 

소니 ZV-1은 제품 하나지만 카메라로만 쓰면 부족함을 느낄 구성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VZ-1을 제대로 쓰려면 블루투스 무선 그립인 GP-VPT2BT을 함께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죠. ZV-1 상자부터 VZ-1과 GP-VPT2BT의 조합을 기본으로 해서 보여주고 있으며 패키지로도 판매 중입니다.

 

 

카메라 본체 격인 ZV-1을 보시면 진작 느낌이 올 겁니다. 바로 RX100 시리즈의 기반을 둔 가지치기 모델입니다. 이 ZV-1은 이미 RX100M7까지 나오며 사골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면서도 여전히 꽤나 팔리고 있는 RX100 시리즈가 만들어 놓은 기반에서 동영상 촬영 중심으로 소니가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속이 적은 거야 그렇다쳐도 아래의 무선 그립과 함께 쓸만한 적절한 길이의 핸드스트랩 정도는 제공하면 좋을 것 같네요.

 

ZV-1 본체의 도우미인 GP-VPT2BT 블루투스 무선 그립입니다. 기왕 파우치를 제공하겠다면 본체와 연결하여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본체까지 감쌀 수 있는 크기의 파우치를 제공하면 더 좋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제품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미니 삼각대 역할도 할 수 있으며 카메라의 각도와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용이 간편하며 몇몇 기능은 무선 그립만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RX100을 핸디캠처럼 만들면 ZV-1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RX100 시리즈와 ZV-1이 무엇이 다를까일 겁니다. 우선 카메라의 중심이랄 수 있는 렌즈와 센서는 기존의 RX100 시리즈가 주구장창 써온 1인치 CMOS 센서에 광학 2.7배 줌이 되는 F1.8~F2.8 렌즈가 기본이 되어 크게 다르지는 않은 듯 하네요.

 

RX100에서 ZV-1으로 변화의 중심에는 동영상이 있습니다.

 

우선 사용자 인터페이스부터 살펴볼까요? 사진이 중심이고 영상이 보조였던 RX100 시리즈와는 달리 ZV-1은 철저하게 동영상 촬영 위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동영상 촬영의 경우 그 특성상 주기적으로 그 상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ZV-1은 촬영당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 또한 매우 크게 반영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터치스크린 입력이 가능한 회전형 LCD로 언제든 자신이 촬영되는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전면에는 녹화 상황을 알리는 빨간 LED가 생겼습니다.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출연자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사진 촬영용 셔터 버튼 못지 않게 큼지막한 녹화 버튼이 생겼는데, 위치를 보면 더 누르기 쉽습니다. 여기에 3캡슐 지향성 마이크 또한 자리잡았습니다.

눈썰미 좋은 분들은 벌써 눈치채셨겠지만 소니가 돈주고 팔던 것과 비슷한 그립도 오른쪽 앞 뒤로 달아줬습니다.

 

바람소리를 줄이기 위한 윈드스크린 또한 기본 제공되며 편하게 떼고 붙일 수 있으며 바람 소리를 효과적으로 제거합니다. 다만 이 경우 핫슈를 쓰기 때문에 별도의 플래시를 다는 경우에는 다소 불편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제품은 내장 플래시가 아예 없습니다.

 

소니의 녹음기 제품군을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번 ZV-1의 내장 마이크 성능은 제법 괜찮습니다. 따로 마이크 주렁주렁 달고 다니지 않아도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좋은 품질을 보여줍니다. 물론 핫슈를 통해 더 성능이 좋은 전용 마이크를 달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RX100M7에서나 넣어주기 시작한 마이크 단자까지 제공합니다. 하지만 2020년에 5핀 마이크로 USB 단자는 많이 좀 아쉽네요.

 

내부의 소프트웨어 또한 달라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동영상 촬영 시간에 대해 소니가 인위적으로 주었던 29분의 제한을 풀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꺼지는 [자동 전원 끔 온도]를 [고]로 설정하면 꽤나 오래 촬영 가능합니다.

 

참고로 ZV-1이 쓰는 1240mAh 용량의 NP-BX1 배터리를 시험해 본 결과 1080/60p 연속 촬영시 20~30분 정도로 나와있던 설명서와는 달리 약 71분 정도의 지속 시간을 보였습니다.

이 정도까지 쓰게 되면 본체에서 발열은 꽤 느껴지지만 실내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고온에 잘 견디는 듯 합니다. 물론 파일은 3.89GB를 넘어갈 경우 자동으로 잘려서 넘어갑니다. 전용 배터리가 65,000원으로 전형적인 소니 스타일의 가격인지라 외장형 배터리를 연결하여 쓰는 것도 고려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럴 경우 주렁 주렁 장비가 늘어나겠죠.

 

왼쪽은 소프트스킨 적용 전, 오른쪽은 소프트스킨을 최대로 적용한 상태입니다.

영상 촬영시에도 피부를 예쁘게 표현해주는 소프트스킨이 적용됩니다. 원판불변의 법칙이야 여기에도 적용되지만 과하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쓸만한 기능입니다.

 

여기에 소니하면 생각나는 빠른 AF 또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보면 수달의 움직임을 잘 쫓아가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AF를 잠깐 놓치더라도 금방 회복하죠. 소니의 유명한 Eye AF는 동영상의 경우 사람만 추적할 수 있지만 사진 찍을 때는 동물 모드가 따로 있습니다.

 

 

가까운 피사체로 빠르게 초점을 변경시켜주는 제품 리뷰용 설정은 끊임없이 중심이 되는 피사체가 바뀌는 환경에서도 매우 잘 적응합니다. 소니의 광학 기술이 잘 쓰이고 있는 셈이죠.

 

 

 

아웃포커스, 보케라고도 부르는 배경 흐림 기능 또한 버튼 하나로 켜고 끌 수 있으며 얼굴을 인식하면 이를 중심으로 노출을 잡아(FACE AE)주어 인물 중심의 영상 촬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선 그립을 기울여 옆으로 찍고 유튜브에 바로 업로드해도 메타 태그에 기록되어 별다른 설정없이 자동으로 세로 영상으로 인식해 줍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경쟁 제품들에 비해 소니 제품인 만큼 영상에 대한 노하우가 곳곳에 녹아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풀픽셀리드아웃으로 4K30P까지 촬영 가능하고 S-Log2, S-Log3, HLG 등의 픽처 프로파일을 제공하여 영상의 후가공도 고려했습니다. 간편함 덕분에 영상 콘텐츠 촬영시 많이 쓰이는 액션캠이나 스마트폰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결과물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죠.

 

확실히 ZV-1의 출생이 출생인 만큼 영상이 아닌 사진 촬영시 카메라의 기본적인 성능도 좋습니다. 위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ZV-1의 속사로 찍은 결과물을 GIF로 만든 것인데 원본의 화질은 훨씬 낫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니 ZV-1은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RX100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좋은 화질과 빠른 AF 등 소니의 첨단 기술력이 합쳐진 제품입니다. 여기에 쓰기 편한 블루투스 무선그립까지 조합하면 제법 쓸만한 1인 영상 크리에이터를 위한 조합이 탄생한 셈입니다. 참고로 ZV-1 본체의 무게는 295g, 무선그립과 합친 무게는 508g입니다.

 

ZV-1, 문제는 없나?

 

하지만 ZV-1 또한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ZV-1의 짝이랄 수 있는 블루투스 무선 그립만으로는 원활한 조작이 힘들다는 부분입니다.

 

이는 GP-VPT2BT이 ZV-1 전용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립에 달린 버튼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척 제한적인지라 끊임없이 본체의 버튼과 다이얼을 만져야 했습니다. 이는 보다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새로운 무선 그립의 필요성을 불러 일으킵니다.

 

무선 그립과 연결한 상태에서는 배터리나 메모리 카드를 교체할 수 없다는 단점도 생각보다 불편하더군요.

 

여기에 더해 터치스크린의 쓰임새가 무척 제한적인지라 연구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ZV-1은 무선 그립, 본체의 다이얼과 버튼, 터치스크린까지 모두 세 종류의 인터페이스를 모두 다뤄야 합니다.

소니의 ZV-1 개발팀은 아예 무선 그립과 터치스크린과 본체의 버튼과 다이얼 등을 통합하여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 촬영에 있어서 중요한 손떨림 보정 기능이 사진 촬영 때와는 달리 전자식(EIS)인데 고프로와 같은 최신 액션캠 대비 부족함이 많이 느껴져 삼각대 위가 아닌 손에 들고 움직이면서 촬영해야 한다면 흔들림이 많은 경우 별도의 짐벌도 필요할 것 같네요.

 

소니 제품하면 많은 경우 아쉬운 가격대성능비 부분도 한번 짚고 넘어가죠.

현재 이 제품의 본체만의 가격은 90만원 후반대, 무선 그립인 GP-VPT2BT와의 패키지 가격은 120만원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최신 RX100M7의 가격이 본체만 150만원 정도인 것을 생각해 보면 괜찮은 가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제품을 조합하여 구성하는 것이 가격대성능비로는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소니를 예로 들어도 A6400과 GP-VPT2BT를 구입한다면 비슷하거나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화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파나소닉에서도 경쟁력있는 가격에 DC-G100을 내놓기도 했고 말이죠.

 

 

자,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니 ZV-1 사도 좋다!

- 복잡하게 여러 제품 고를 필요없이 하나로 V-LOG 생활을 시작하고싶다.

- 소니의 뛰어난 영상과 음향 기술을 맛보고 싶다.

- 스마트폰이나 액션캠의 화질에는 만족 못한다.

- 2~3배 정도 광학 줌이 있어야 한다.

- RX100 시리즈를 써봤으며 그 결과물에 만족했다.

 

 

소니 ZV-1 사기 전 다시 생각해라!

- 더 무겁고 불편해도 더욱 뛰어난 화질이 필요하다.

- 500g도 한손으로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겁다.

- 가격대성능비를 우선하며 직접 다양한 기기의 조합을 할 수 있다.

- 촬영시 손떨림 보정이 강력해야 한다.

- 무선 그립만으로 대부분의 촬영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

- 방수/방진 성능이 필요하다.

- 최신 RX100 시리즈를 갖고 있다.

 

 

 
 

소니코리아로부터 카메라를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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