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7 ThinQ를 처음 만난 지도 이제 한달 남짓이 되었습니다. 처음 제품 발표시에 받았던 인상은 이 글에 정리해 놓았습니다만, 또 실제로 써보면 그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법이지요. 한달 사이 얼마나 글쓴이의 마음이 바뀌었는지 지금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좋은 기본기
LG전자의 스마트폰들은 중국이나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들보다 높은 품질을 유지해 왔습니다. 물론 무한부팅 등의 이유로 인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왔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도 G6 이후로는 조금씩 사람들의 믿음을 얻기 시작했고 V30에서는 훨씬 나은 평가를 얻게 되었죠.
새로운 G7 ThinQ 또한 아직까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직접 쓰면서도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네요. 전화나 LTE 데이터 송수신이나 WiFi 접속같은 기본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부하에 따른 발열 처리도 괜찮은 편입니다. 배터리 용량이 전작들보다 줄어들어서 걱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동안 갖고 나가서 잘 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디자인 면에서도 다른 제조사에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이죠. 색상이 더 다양하게 나와주면 하는 바람도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이 결정하는 문제겠습니다.
성능에도 별다른 불만은 없습니다 현 세대의 엑시노스보다 많은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스냅드래곤 845를 쓴 지라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나 최신 애플리케이션도 무리없이 돌립니다. UI나 애플리케이션의 반응 속도 또한 만족스러웠네요. 기능이 많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카메라 앱은 반응이 느리긴 한데 업데이트를 통해 어느 정도 개선된 상황입니다. 다만 RAM 6GB 모델은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긴 합니다.
오디오 감상에서 있어서도 음질이야 그동안의 명성대로 여전히 훌륭합니다. 이번 G7 ThinQ에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음향기기 외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붐박스 스피커나 플래시 라이트같은 기능이 추가되어 바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별도의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외장 기기를 갖고 나가지 않아도 되니 간편해진 셈이죠.
카메라는 빛이 많을 때는 좋은 결과를 보여줍니다만, 빛이 모자라면 좀 아쉬워지네요. AI 등을 활용하여 보다 나은 결과물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은 긍정적입니다만, 좀 더 단계를 줄여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동영상 촬영시의 손떨림보정도 좀 더 좋아지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논란의 화면
초반의 G7 ThinQ의 좋은 평가를 갉아먹었던 사태가 바로 M+ LCD 부분이었죠. 기존에 알려진 M+ LCD는 물리적인 픽셀 하나에 세개의 서브픽셀을 갖고 있는 것이었는데 G7 ThinQ는 두개의 서브픽셀만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죠. 이후에 LG전자가 G7 ThinQ에 들어간 디스플레이 또한 M+ LCD 패널이며, 픽셀 하나에 서브픽셀이 두개만 들어간 방식이라고 밝히긴 했습니다만, 그 사이의 어중간한 LG전자의 행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실망했습니다.
상황을 정리해보면, 기존에 LG전자가 M+ LCD에 대해 홍보하던 내용과 G7 ThinQ에 들어간 패널의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LG전자는 실책을 저지른 것이 맞습니다.
다만 실제 사용성 면에서는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특히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라는 1000nit의 밝기를 구현할 수 있어 요즘같이 햇살이 강할 때에도 부담없이 화면을 알아볼 수 있다는 중요한 장점이 오히려 묻힌 것은 많이 아쉽네요. 바깥에서 활동할 일이 많은 분들에게 G7 씽큐는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기종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화면 논란에 대해 LG전자의 적극적인 대응이 더 빨랐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G7 씽큐는 LCD를 이용한 마지막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G6에 비해서도 장점이 훨씬 많았습니다.
M자 탈모라고도 불리는 노치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들은 출시 전부터 많았죠. 소자 스스로 빛을 내는 OLED가 아니긴 헀지만 G7 ThinQ의 노치는 실제로 보면 그리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영상 재생시에는 노치가 없는 것처럼 무시하는 방식인데 꽤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여기서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니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노치 양쪽의 좁은 공간을 굳이 볼 필요없는 통신사 로고가 차지한다는 점은 LG전자가 이통사와 협의하여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알림이 떠도 공간이 워낙 좁기 때문에 알아보기가 힘들군요. 심지어 통신사 앱임에도 불구하고 노치를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 점 또한 안스럽습니다 1. 2
ThinQ, 그 이름에 걸맞게 성장하길
이번 제품에 ThinQ라는 브랜드를 더한 것은 MC 사업본부가 원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LG전자라는 회사 차원의 결정이었고 따라야 했겠죠. 기본적으로 방향이야 괜찮겠습니다만, LG G7 ThinQ의 ThinQ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AI와의 결합을 상징하고 있는 ThinQ는 분명 LG전자의 브랜드입니다만, G7 ThinQ에서의 ThinQ는 LG전자가 아닌 타사의 솔루션으로 대부분 채워져 있기 때문이죠.
후면의 홈 버튼도 없어진 마당에 옆면에 새로 더해진 버튼도 구글 어시스턴트 전용 버튼이지, ThinQ 버튼은 아닙니다. 말하기도 새삼스럽긴 한데 다른 쓰임새로 바꿀 수도 없지요. 물론 현 시점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비롯한 G7 ThinQ에 담긴 구글의 AI 관련 서비스의 경쟁력은 좋은 수준입니다만.
모든 것을 자사 솔루션으로 채울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겠습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LG전자의 ThinQ 브랜드에 대해 기대를 가지려면 타 사업부 제품군과의 연계 및 전체적인 로드맵 정도는 간단하게라도 보여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자, 이제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LG G7 ThinQ는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제품을 선보이려는 LG전자의 노력이 결집되어 있는 스마트폰입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덧붙이기 위해 무리하지 말고 기본기를 중심으로 가능한 부분에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은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아쉬운 부분들은 후속작에서 풀어주리라 생각하고, 기존 제품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꾸준하게 진행되길 바랍니다.
본 글에 소개한 제품은 리뷰용으로, LG전자로부터 무상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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