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하순에 있었던 LG전자의 2017 그램 발표 행사에는 여러가지 볼 것이 많았지만 의외의 존재 또한 있었습니다. 바로 DTS라는 브랜드가 눈에 띄었던 것이죠. 아시겠지만 DTS는 고음질 다중채널 오디오 분야의 선구자로, Blu-ray 디스크와 HD-DVD, Ultra Violet 등에 필수 오디오 포맷으로 채택되는 등 전 세계 20억 개 이상의 전자기기에 탑재되어 고품격 멀티 음향 시스템 대중화를 이끌어 온 사운드 솔루션의 리더죠.
작년 11월의 KES 2016 행사에서 라지온이 찾아가 본 곳이기도 합니다. 당시에 무척 신기하게 여겼던 기술을 LG 그램 행사장에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DTS Headphone:X 와 LG 그램
그것은 바로 DTS Headphone:X 였습니다. 이 날 새로운 LG 그램과 함께 선보였던 DTS 헤드폰:X 기술은 물리적으로 2채널만을 지원하는 헤드폰 및 이어폰 상에서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DTS의 기술입니다.
분명히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2채널 스테레오만 들려주게 되어있지만 DTS 헤드폰:X 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11.1 채널까지 멀티채널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번 2017년형 LG 그램 가운데 13Z970, 14Z970, 15Z970, 그리고 울트라 PC인 15U470가 이 DTS 헤드폰:X를, 그것도 노트북 컴퓨터 최초로 지원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들어봤습니다. 전에 만났을 때는 아무래도 행사장이라 감상에는 제약이 많았죠. DTS 헤드폰:X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DTS 헤드폰:X 기술을 맛보기 위해 지원된 LG 울트라 PC 15U470입니다. LG
DTS 사운드에 관한 설정은 이 DTS Audio 프로그램을 통해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우선 헤드폰(또는 이어폰)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PC가 인식합니다.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만, 이 제품은 헤드폰을 연결 했을 때만 소리가 좋은 건 아닙니다. 그냥 스피커도 제법 괜찮습니다. 이 역시 DTS 사운드를 지원하거든요.
작은 드라이버(스피커로) 11.1 채널을 지원하려다 보니 각 제품별로 세부적인 설정이 필요한 듯 합니다. 외부 스피커, 이어버드, 귀마개 헤드폰과 같은 세개의 프로파일과 젠하이저 HD 239, 스컬캔디 헤쉬 2, 오디오테크니카 ATH-M50에 대한 개별 프로파일이 미리 준비되어 있습니다.
DTS 측에 따르면 현재 시중의 유명한 헤드폰 브랜드의 300여개 헤드폰의 특성을 측졍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중이라니 조금 더 기다려 보시면 여러분이 쓰시는 제품이 저 프로파일에 올라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뭐 저는 앞의 세 모델만큼 좋은 헤드폰은 없어서 젠하이저 모멘텀 온 이어를 이용했습니다. 엄청나게 좋은 음질은 아닐지 몰라도 대부분의 음악에서 듣기 편한 소리를 과장없이 들려주는 괜찮은 녀석입니다...만 최근에는 아내가 가져가서 돌려주려고 하지 않는 걸 잠시 빌려(...) 왔습니다.
연결!
들어보자, 11.1 채널!
이제 들어볼 차례입니다.... 만,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DTS 헤드폰:X 기술로 인코딩된 영상을 어디서 들을 수 있냐고 말이죠. 하지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제일 먼저 DTS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제일 먼저 들어본 것은 http://dts.com/anywhere 페이지에 가서 WATCH DEMO 버튼을 누르면 들을 수 있는 Dust라는 영상입니다.
아마도 DTS 헤드폰:X를 처음 들어보신 분이라면 와우~ 하고 놀라실 것 같네요. 여러가지 영상 중에서도 입체감이 매우 잘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좌우가 아니라 사방에서 박진감 넘치게 들려오는 괴물의 숨소리나 본인의 숨소리까지 모두 현장감을 잘 살려주고 있죠. 마치 오디오 좋은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같은 페이지 아래에 있는 데모 또한 볼만합니다. 흔히 배트맨 아캄버스 시리즈라고 불리는 배트맨 아캄나이트의 한 장면인데 게임에서 DTS 헤드폰:X가 쓰이면 이 정도를 구현할 것이라는 점을 들려줍니다. 특히 액션을 강조하고 긴박한 느낌을 주기 위해 사방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와 엔진 소리, 기계 소리 등이 말 그대로 게임에 몰입하게끔 도와주고 있네요.
DTS가 정식 채널로 배포한 영상은 아니고 유튜브에서 찾은 것입니다만, 11.1 채널 체크도 해보시면 재미있을 듯 합니다. 두개의 스피커로 어떻게 11.1 채널이 인식되는지 참 신기합니다.
물론 이 밖에도 많은 영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란한 카드 기술과 효과음의 향연이 펼쳐지는 AVANT CARD나 DTS 공식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Play to Win 도 들어보실만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유튜브 같은 영상 채널을 검색해 보시면 들을만한 소스가 많이 나옵니다. 11.1 채널까지 지원하지만 5.1 채널 등 멀티 채널의 음원을 DTS 헤드폰:X는 모두 잘 살려주고 있거든요.
콘텐츠 모드 또한 원하시는 대로 정해주실 수 있습니다. 전 엔터테인먼트 모드로 대부분 만족합니다만.
2채널은 어떨까?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음원 소스가 2채널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DTS 헤드폰:X는 이에 대한 잘 대비도 되어 있습니다. DTS Audio 앱을 실행하면 스테레오 콘텐츠를 위한 설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모두 세가지로 와이드와 전면부, 전통적을 고를 수 있습니다.
- 와이드 : 최대한 사운드를 사방에 흩어주는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현장에 있는 느낌을 줍니다. 음악에서 다양한 악기들을 살려서 들려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전면부 : 반대로 소리를 앞으로 모아놓는 느낌이죠. 마치 TV나 오디오를 앞에 두는 느낌이랄까요.
- 전통적 : 설명에도 서 있듯이 소리를 바로 귀 옆에서 들려주는 느낌입니다. 특히 보컬이 강조되는 것 같네요.
제 경우에는 주로 와이드로 듣다가 집중해서 듣고 싶을 때 전통적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LG 울트라 PC로 음악을 들으며 놀랐던 부분은 PC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음질이 괜찮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종종 있었던 화이트 노이즈도 거의 들리지 않고 깔끔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 이유는 역시 DTS 헤드폰:X를 넣다 보니 함께 좋아진 것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 기본기는 헤드폰을 떼고도 이어지더군요.
노트북에 따로 뭔가 연결하지 않고 내부 스피커만으로도 제법 괜찮은 DTS 사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놀랐어요.
헤드폰을 즐겨쓰는 당신을 위한 기술, DTS 헤드폰:X
전에도 볼 때마다 신기한 기술이라고 생각했지만, 리뷰를 위해 며칠 쓰고 난 다음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헤드폰을 즐겨쓴다면 탐내야하는 기술로 말이죠. 홈씨어터가 아니고서야 생각 못했던 멀티 채널 사운드를 헤드폰만으로도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다는 부분은 새로우면서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제야 LG 그램과 울트라PC를 시작으로 노트북 PC에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DTS 헤드폰:X 기술은 이미 스마트폰, 태블릿, 헤드폰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인 Nova나 동영상 플레이어 앱인 nPlayer에도 들어갔죠.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 면에서도 DTS 헤드폰:X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중입니다. 유명 영화음악 감독인 한스 짐머는 Z+ 앱 시리즈를 통해 인터스텔라, 슈퍼맨 : 맨 오브 스틸, 러시 : 더 라이벌 등의 영화음악을 헤드폰:X로 제공하고 있으며 사운드가든, 모건 페이지,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 등 해외 뮤지션들 또한 헤드폰:X로 믹싱한 디지털 음반을 출시했습니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의 일부 음원 사이트들도 헤드폰:X로 믹싱된 멀티채널 음원을 서비스하고 있다니 부럽네요. 한국에서는 작년 말 CBS가 국내 최초로 헤드폰:X로 인코딩된 멀티채널 라디오 방송을 선보였습니다.
오직 헤드폰이나 이어폰만으로 11.1채널까지의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DTS Headphone:X 기술을 더 많은 분들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리뷰를 위해 DTS로부터 저작료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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