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LG전자의 모바일 부문은 눈부신 변화를 겪었습니다. 2011년의 옵티머스 LTE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부활을 외쳤던 LG전자는 그 후 옵티머스 LTE 시리즈 후속작과 뷰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조금씩 예전의 명성을 찾아갔습니다. 작년에 나온 옵티머스G와 구글폰 넥서스4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LG전자의 이름을 스마트폰 시장에 확고하게 새겨놨죠.

그런 만큼 LG전자에게 올해는 정말 중요한 해였습니다. 그런 2013년, LG전자가 이룬 건 무엇인지, 남은 건 또 어떤건지 살펴볼까요?


G2, 나만의 길을 가다



LG전자에게 있어서 올해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바로 G2의 출시였습니다. 삼성이 애플의 패스트 팔로워였다면 LG는 삼성의 길을 따라간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지는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옵티머스 뷰 시리즈 정도가 화면 크기를 무기로 틈새 시장을 공략 중이었죠.


하지만 G2가 나오고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높은 성능의 하드웨어와 최고 수준의 풀HD IPS 디스플레이는 기본이고 과감한 전면과 옆면 물리 버튼의 삭제와 후면 버튼의 도입. 홍보용이 아닌 실제로 편리한 노크온 UX와 OIS를 내장한 카메라는 LG전자 스마트폰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습니다. 특히 좋아진 이미지 프로세싱은 OIS와 함께 LG전자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불만을 한방에 날려버렸습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에 하이파이 음원 재생을 처음으로 도입, 함께 선보인 쿼드비트2 이어폰과 GS100 이어폰으로 고음질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 것도 빼놓을 수 없죠.

많은 이들이 G2 이후로 LG전자를 따라쟁이라고 부르지 않게 되었고 LG전자가 내놓을 후속 기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만 봐도 G2의 존재는 대단했습니다.


G Pad 8.3 - 잘못 잠근 첫 단추


스마트폰 부문에서 G2의 성공이 있었나 하면 오랜만에 내놓은 태블릿 컴퓨터인 G Pad 8.3은 시장에 그리 잘 정착하지는 못했습니다. 8.3인치의 고품질 풀HD 디스플레이와 쓸만한 하드웨어 성능과 확장성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문제는 가격이었죠.


스마트폰 시장도 경쟁이 심하지만 태블릿 시장만큼 가격 경쟁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과는 달리 패블릿, PC, 이북 리더 등 다양한 기기와 직접적으로 경쟁을 해야하는 제품이고 그 기술적인 장벽도 낮기 때문입니다. G Pad 8.3이 나오는 시점에서는 국내 시장에는 10~20만원대의 저렴한 중국산 태블릿은 물론, 풀HD 해상도를 자랑하는 넥서스7 모델이 30~40만원대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LG전자에게 국내 출시와 함께 발표한 가격은 55만원. 갤럭시 노트 8.0을 의식한 듯한 이 가격은 시장에서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곧바로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의 발표를 하죠. 이 또한 G Pad 8.3보다 더 저렴하게 나왔습니다. 어찌되었든 현재는 G Pad 8.3은 오픈마켓에서 45만원 정도에 여러가지 사은품과 함께 판매되고 있습니다[각주:1]. 처음부터 이 가격으로 나왔다면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바람을 일으켰을 텐데 지금 생각해 봐도 아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최대한 많이 보급하고 그동안 부족했던 태블릿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지원을 충실하게 한다면 다음 모델에서 적절한 가격 책정과 함께 승부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G패드 8.3의 구입자들은 대부분 기기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내리는 편이니 말입니다.


G Flex와 Vu:3 - 독특한 하드웨어, 부족한 UX와 소프트웨어


올해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폰들 가운데 판매량과는 별도로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을 꼽으라면 이 둘입니다.


G플렉스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플렉시블 배터리를 채용하고 나온 LG전자 최초의 커브드 스마트폰입니다.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라운드라는 커브드 스마트폰을 내놓긴 했지만 플렉시블 디바이스에 다가서는 단계로는 배터리까지 플렉시블인지라 조금 더 앞서간 제품이라고 하죠. 게다가 LG전자가 오랜만에 OLED 패널을 도입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뷰3는 옵티머스 뷰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제원 면에서 G2에 뒤지지 않고[각주:2] 4대3 비율로 유명한 디스플레이 또한 1280x960으로 더 좋아졌습니다. 펜까지 본체에 내장하게 되었죠.

두 제품 모두 일반적인 이용자들한테 사랑받지는 않지만 그래도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독특함을 자랑하는 녀석들입니다. 판매량과는 상관없이 분명히 그 가치는 있죠.
그러나 이 둘 모두 하드웨어도 하드웨어지만 그 하드웨어를 잘 살려주는 소프트웨어 면에서는 여러 모로 부족합니다. G플렉스가 커브드 스마트폰이지만 이 곡면을 잘 살려주는 UX와 소프트웨어는 찾기 힘들고 뷰3는 말 그대로 '보기(view)' 위한 패블릿이지만 이를 위한 콘텐츠 뷰어들은 잘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뷰3에 기껏 내장시킨 펜 또한 필기용 프로그램의 기능이 아쉬워서 경쟁 제품과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죠.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이 하루 아침에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G플렉스와 뷰 시리즈의 후속작에서는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Nexus 5 - LG의 안드로이드 강자 선언


조용하지만 국내 시장에 파문을 일으킨 스마트폰이 하나 있죠. 바로 구글폰인 넥서스5입니다.


전작인 넥서스4에 이어 이 제품 역시 LG전자가 만들었습니다. 넥서스4가 옵티머스G와 형제 관계라면 넥서스5는 G2와 형제 관계랄까요?
두세대 연속으로 구글폰을 만든 것은 삼성전자말고는 LG전자가 처음입니다. 그만큼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LG전자가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기도 하고, 구글이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HTC는 넥서스 원을 만들면서, 삼성전자는 넥서스S를 만들면서 안드로이드 최적화 능력이 일취월장한 것을 생각해 보면 LG전자에게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LG전자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여기는 구글폰을 잘 만들어낸 곳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닐테니까 말이죠.



그리고 2014년


2013년이 중요했던 만큼 2014년 역시 LG전자에게 중요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내년에는 풀HD를 넘어서는 더 높은 해상도의 모바일 디스플레이와 2세대 커브드/플렉시블 스마트폰이 활약할 플래그쉽 스마트폰 부문은 물론이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더더욱 심하겠죠. 특히 기존의 강자들이 아닌 화웨이나 ZTE, 레노버의 맹추격은 LG전자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대신 LG전자에게는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준비되어 있고 그동안 쌓아올린 구글이나 퀄컴과의 돈독한 관계가 있으니 이들에게 무조건 밀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내년에는 G2 이후 모델별로 왔다갔다 하고 있는 물리버튼 배치 방식이 전체적으로 정리되길 바랍니다. 스마트폰의 얼굴이랄 수 있는 부분이 여전히 이랬다 저랬다 한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죠. 그리고 더 중요한 부분으로 아직까지 늘 아쉬움으로 남았던 LG 모바일 제품들과 다른 사업부 제품들과의 연계가 2014년에는 보다 활발히 이뤄줬으면 좋겠네요. 보여주기 위한게 아니라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의 제대로 된 연동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1.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카메라에서 OIS 기능만 빠졌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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