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한 기준에 따라 선택한다면 저는 오늘 리뷰하는 모델을 선택할 듯 합니다. 바로 소니의 VAIO Duo 11이죠.
윈도우8을 위하여
적지 않은 제품들이 비슷한 결론을 내렸지만 바이오 듀오 11 또한 Surf Slider라는 슬라이드형 변형기구를 선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슬레이트형 태블릿 PC와 울트라북 사이에서 변신이 가능하죠. 오래 써봐야 제대로 알 수 있겠지만 제법 견고한 구조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대신 화면의 각도가 고정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반대로 터치할 때마다 화면이 흔들릴 일은 없습니다.
공간 절약을 위해 터치패드는 없지만 키보드 한 가운데에 씽크패드의 빨콩처럼 옵티컬트랙포인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빨콩과는 다르게 포인트를 움직이는게 아니라 그 위에서 움직여주는 느낌입니다. 블랙베리나 예전 옴니아, 에버런 등에서 쓰인 바 있는 장치로 아마도 한국 기업인 크루셜텍의 제품이겠죠. 처음 만져보면 조금 미끈하지만 익숙해지면 쓸만합니다.
키보드는 울트라북 답게 넉넉한 키 스트로크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너무 얕다는 느낌은 안 들 정도로 이 정도 두께치고는 괜찮은 키감을 주고 있습니다. 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잘 쳐졌어요. 소니답게 키보드 백라이트는 잘 들어있죠.
디스플레이와 고음질 오디오
바이오 듀오 11을 처음 보면 그 변형기구에 눈이 가고 그 다음으로는 풀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눈에 띕니다. 개인적으로도 바이오 듀오 11의 으뜸가는 매력 가운데 하나를 뽑으라면 절대 빠지지 않을 요소죠.
11인치의 1920x1080 해상도 옵티컨트라스트 패널은 보고만 있어도 참으로 매력적인 화질을 제공합니다. 글자도 글자지만 영상의 경우 다른 노트북 PC와는 차원이 다른 화질이랄까요? 색감이 잘 살아있는, TV와 카메라로 유명한 소니다운 화질입니다.
여기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까지 제공되는 오디오 또한 음질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냥 PC로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수준입입니다.
펜과 확장성
바이오 듀오 11은 여기에 더해 N-Trig의 펜을 제공합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구성인데, 별도의 추가 가격없이 제공되므로 필기나 프레젠테이션, 회의 중에 바이오 듀오 11을 말 그대로 태블릿으로 놓고 쓸 때 편리합니다. 일반적인 정전식 터치펜과는 수준이 다른, 필압이나 정확도 면에서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본체에 수납하지 못하는 건 아쉽네요.
지원하는 앱이 있긴 하지만 아직 모자란 편이고 펜의 배터리는 다 쓰면 갈아줘야 한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펜의 조작만으로는 윈도우8의 UI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손가락과 펜을 함께 써야 해서 이거 쓰임새에 한계가 있는 거 아닐까 했는데...
손가락으로는 터치하기 힘든 윈도우8 데스크탑 모드에서 쓰면 정확하게 찍어주기 때문에 꽤 편합니다! 생각 밖으로 유용했습니다.
확장성 또한 칭찬해줄만한 부분입니다. 온전한 크기의 D-SUB 단자(VGA 단자라고도 하죠)와 HDMI, 그리고 이더넷 단자까지 제공합니다. USB 단자는 2개있고 메모리 카드 슬롯도 있으니 이 크기에 이 무게에 이 정도 확장성이면 만족해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발열, 소음도 무난한 수준입니다. 오랫동안 써도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까지 가지는 않는군요.
성능과 휴대성
시험한 모델은 Core i5-3317U 프로세서를 채용한 제품으로 RAM은 4GB입니다. 보통 5개만 지원하는 경우도 많은데 10개의 터치포인트를 동시에 지원하는군요.
체험 지수는 이 정도입니다. 윈도우8 태블릿 PC들의 제원이 거기서 거기인지라 성능은 다 비슷비슷합니다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SSD의 성능이 괜찮은 편입니다.
도시바 모델이군요.
크리스탈디스크마크에서의 성능은 이 정도.
이 점수도 참고해 보세요.
제품의 휴대성을 좀 살펴볼까요? 두께는 17.85mm로 꽤나 얇은 편입니다만, 무게는 슬라이드 변경 기구를 갖고 있는 탓인지 1,285g 정도로 측정됩니다. 전원 어댑터까지 포함하면 1,564g이군요. 갖고 있는 제품의 제원을 고려해보면 이 정도면 현 시점에서 꽤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배터리 지속시간에는 문제가 좀 있네요. 제원에는 4.5시간이라고 하는데 라지온 동영상 시험 2번으로 시험해 봤습니다.
라지온 동영상 시험 2번은 PC, UMPC, MID, 스마트폰, PMP, 게임기 등 가리지 않고 쓰이던 동영상 재생 시험으로 비록 데이터
통신 부분이 빠지긴 했지만 내장 프로세서의 성능과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기 때문에 나름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조건 : 화면밝기 50%, 볼륨 3/15(20%), NFC/블루투스는 끄고 무선랜은 켠 상태에서 기본 플레이어를 통해
640x360 해상도의 초당 1.64Mb 비트레이트의 XVID/AC3로 인코딩 된 동영상 파일 배터리 5%가 남을 때까지 반복 재생.
- 결과
3시간 1분
겨우 3시간 좀 넘는 결과를 보여주는군요. 지난번 살펴본 비슷한 슬라이드형 윈도우8 태블릿 PC인 도시바 U920t보다도 적은 셈입니다. 대신 듀오 11은 25만원을 주면 100원을 거슬러받고 두배로 늘려주는 확장 배터리 팩도 받을 수 있습니다.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만만한 가격은 아니죠. 그래도 VAIO P 시절보다는 훨씬 나아졌습니다만. 그러나 확장 배터리 팩과 합체하는 순간 1.3kg도 안 되는 무게가 1.63kg로 올라가 버립니다.
윈도우8의 태클
그런데 제 생각에 이 제품의 진정한 약점은 바이오 듀오 11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OS인 윈도우8이죠.
일단 윈도우8의 이중적인 구조의 UX와 모자란 전용 앱은 어쩔 수 없이 이용자로 하여금 윈도우7과 비슷한 데스크탑 모드를 애용하게끔 만듭니다.
다행히 듀오 11에는 키보드와 옵티컬트랙포인트, 여기에 펜까지 있으니 데스크탑 모드도 잘 이용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가 아쉽죠.
이런 식으로 GUI 콤포넌트의 크기가 들쭉 날쭉해요.
1920x1080 해상도는 분명 바이오 듀오 11의 좋은 특징입니다만, 해상도와 상관없이 비슷한 화면을 보여주는 윈도우8의 스타일 UI에서와는 달리 데스크탑 모드에서는 좀 껄끄럽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보이듯 몇몇 애플리케이션에서 GUI 콤포넌트들의 크기가 들쭉날쭉합니다. 윈도우8에서는 PC도 이제 본격적으로 풀HD 급 이상의 해상도를 채용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 상태로 봐서는 시간이 더 걸리겠네요.
그런 불편이 없는 윈도우8의 스타일 UI를 이용하려고 해도 앞에서 말했듯 필요한 앱이 없거나 있다 해도 기능이 모자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하다못해 시스템 설정도 데스크탑 모드를 들어가야만 제대로 되는 윈도우8입니다. 마치 윈도우 3.0 시절에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경우 말고는 도스 모드에서 MDIR을 쓰는게 더 편했던 것이 연상되는 상황입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도는 걸까요.
자, 정리해 보겠습니다.
분명 소니는 꽤나 훌륭한 윈도우8 태블릿 PC를 뽑아냈습니다. 부담스러운 가격과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이 아쉽긴 합니다만.
그러나 정작 OS는 그 하드웨어를 따라가지 못하는군요. 화려한 바이오 듀오 11의 발목을 잡는 건 제품 자체가 아니라 다름 아닌 윈도우8입니다. 윈도우8은 스스로를 더 다듬고 나왔어야 합니다.
이 제품은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어울립니다.
- 추가 배터리 팩을 구입하더라도 가벼운 제품이 좋다
- WXGA 급은 이제 싫다. 풀HD 해상도가 필요하다
- 필기 기능이 필요하다
- 한 기종으로 노트북 PC와 태블릿을 다 쓰고 싶다
- 윈도우8을 잘 활용하고 싶지만 큰 제품은 싫다
- 돈을 들여도 동급에서 가장 나은 제품을 원한다.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다른 기종 알아보세요.
- 윈도우7로도 충분하다
- 윈도우8이 싫다
- 배터리 지속시간이 길어야 한다. 확장 배터리는 그저 사치.
- 가격대 성능비가 좋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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