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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Message, 모바일 메신저 전쟁을 불러올까?

늑돌이 2011.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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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WWCD 2011 행사에서 애플의 iOS 5가 발표되었습니다. 한 회사에서 만든 기기에서만 쓰이는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은 역시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서 보여줬던 발전과 혁신 때문이겠죠.
이번 iOS5에서는 200개나 되는 새로운 기능들이 덧붙여졌다고 합니다만, 그 가운데에서도 iMessage를 눈여겨 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통신이 가능한 기기에서 메시지 도구는 따로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합니다. 한때 PC 플랫폼에서 진행되었던 메신저 전쟁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텐데 그만큼 사람들의 생활에 밀착한 존재였기 때문이죠.

이는 음성 통화가 기본으로 쓰이는 휴대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말로 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비싼 음성 통화료를 아끼기 위한 방법으로 문자 메시지가 정말 많이 쓰였죠. 덕분에 각 이동통신사들은 음성 통화료와 기본료 뿐만 아니라 문자 메시지 매출로도 상당한 수익을 거뒀습니다. 특히 문자 메시지의 경우에는 극히 낮은 원가에 비하면 건당 가격이 꽤 비싸게 책정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와서 그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블랙베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캐나다의 RIM은 이러한 문자 메시징을 간판으로 내세워서 성공한 스마트폰입니다.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문자 메시지와는 별도로 동작하는 블랙베리의 메시징 서비스는 보안과 빠른 메시지 전달, 그리고 튼실한 쿼티 키패드로 상징됩니다. 이메일로도 많이 쓰이지만 한때 BBM(BlackBerry Messenger)의 계정은 하나의 아이콘처럼 여겨질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플랫폼 용으로 What'sApp 등의 메신저가 인기를 얻었죠.

국내에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도입과 더불어 메신저의 존재가 필요해졌습니다. 문자 메시지는 익숙하지만 유료였고 특히 사진 등을 담는 경우 꽤 비싸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별도의 무료 애플리케이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굳이 돈을 주고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기존 PC 플랫폼에서 왕좌를 차지하던 네이트온은 일반 사용자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유로 삽질을 하는 동안 카카오톡이 대한민국 스마트폰 메신저의 왕좌를 차지하는데 성공합니다. 현재는 무려 1500만 사용자를 확보하고 하루에 3억건 이상의 메시지를 주고 받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블랙베리 용도 출시를 준비 중이죠. 말 그대로 우리나라 스마트폰 메신저의 '갑'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휴대폰에서 문자 메시지로 떼돈을 벌던 이동통신사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굼뜨기 그지없습니다. 늦게 진입한 네이트온의 처참한 실패는 분명 문자 메시지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포기할 수 없는 이동통신사의 입장에 의해 기인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시징은 말 그대로 기본 서비스일 뿐 돈을 내고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걸 늦게 깨달은 댓가는 크죠.


이 와중에 발표된 것이 바로 애플의 iMessage입니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등 iOS 사용자끼리는 무제한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죠. 문자 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 위치, 연락처를 모두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사용료는 무료입니다.

따지고 보면 애플의 iMessage가 그다지 새로운 건 아닙니다. 블랙베리가 BBM에서, 안드로이드가 구글 톡에서 구현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예전에도 그래왔듯이 애플은 그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기술이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는 흐름 가운데에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발표, 결정적인 방아쇠 역할을 하죠. 아이튠즈 뮤직스토어가 그랬고 아이폰이 그랬고 앱스토어가 그랬습니다.

iMessage 발표 후 바로 KT가 올레톡을 출시한 것은 참으로 상징적인 일입니다. KT 측에서는 iMessage 출시를 예측하지 못했고, 원래대로의 출시 일정이라고 합니다만 거꾸로 이동통신사가 문자 메시지 매출을 포기할 마음이 들 때 즈음해서 iMessage가 나왔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죠. 어떤 식으로 보든 정말 좋은 타이밍입니다. 너무 일렀으면 이동통신사의 지나친 반발을, 늦었으면 시장에서 실패했을테니까 말이죠.

물론 현재까지는 iMessage가 iOS 용으로만 쓰인다고 하니 그 파급력은 한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iMessage 출시는 상당한 자극 - 특히 이동통신사에게 - 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는 기존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서비스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지고 오겠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iMessage가 언젠가는 다른 플랫폼으로 진출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말이죠.
결국 다양한 플랫폼 지원을 통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입지를 마련하려는 기업과 기존의 문자 메시지 시장을 지키며 방어하려는 이동통신사, 그리고 각자의 플랫폼을 소유하며 그 사용자 뿐만 아니라 타 플랫폼까지 넘보는 기업들 사이 경쟁이 본격화 된다는 건 쉽게 예상이 되겠습니다.

어찌 됐든 그동안 휴대폰 사용자들은 문자 메시지에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해 왔습니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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