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있는 업체지만 비난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이 보여줬던 여러가지 정책에서 업계를 이끌어가는 1위 업체의 면모보다는 현실을 고수하려는, 보수적이고 안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그동안 가입비나 요금제 면에서 몇가지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관련 정부기관의 정책적인 면을 따르기 위해서나 경쟁사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이 더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시작한 초단위 요금제는 전혀 다르다.
 

구시대의 산물, '도수'

SK텔레콤이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한 초단위 요금제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를 알려면 먼저 '도수'라는 용어를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화나 휴대폰은 이 '도수' 단위로 요금을 매긴다. 이 '도수'가 30초라면 1초를 써도 29초를 써도 요금은 모두 1도수만큼 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휴대폰은 10초를 1도수로 해서 계산해왔다.
SK텔레콤 표준 요금제를 기준으로 할 경우 예전에는 10초에 18원으로 계산하여 1초를 쓰나 10초를 쓰나 요금은 18원으로 동일했다.


초당 요금제는 이 도수를 없애고 무조건 초 단위로 요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전에는 11초를 쓰나 20초를 쓰나 요금은 같았지만 지금은 각각 19.8원, 36원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면서 특정 지역 안에서 통화료를 싸게 해주던 T Zone 서비스[각주:1]나 특정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무료 통화에도 초 단위 과금을 시행한다. 물론 3초 미만의 통화는 지금과 같이 무료로 제공된다. Call Setup Charge 같이 별도로 부과하는 요금도 없다.


초단위 요금제, 누구를 위한 것일까?

요금을 계산하는 기본 단위가 10초에서 1초로 줄어듬에 따라 SK텔레콤 사용자의 경우 휴대폰 이용시 가끔씩 긴 통화를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짧은 통화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시시때때로 통화하는 영업 계통 직원이나 택배 업종 종사자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하다. 물론 요금을 절약한다는 측면에서 통화 시간을 좀 더 줄이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SK텔레콤, 정말 달라지려는 걸까?

초단위 요금제는 분명히 SK텔레콤의 수익을 깎아 먹을 것이다. SK텔레콤의 발표 자료를 믿는다면 월 평균 168억원, 연 단위로는 2000억에 달하는 통화료가 절감될 것이라고 한다. 음성 통화에서 올리는 수익이 많은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며 그만큼 이용자로서는 이득을 보게 된다.
이렇게 금전적인 측면에서 SK텔레콤은 분명 손해를 보지만 다른 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경쟁사들보다 한 발 뒤쳐져서 가는 모습을 보여왔던 SK텔레콤이 이번에는 경쟁사보다 한발자국 앞서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초당 요금제를 통해 실질적인 요금 인하를 주도하면서 기존의 SK텔레콤이 갖고 있던 방어-수동적인 이미지를 상당 부분 덜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실제로 이용자들이 이득을 본다는 명분 하에 경쟁사에게도 초당 요금제를 시행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사들이 SK텔레콤보다 취약한 만큼[각주:2] 분명히 경쟁사들은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하게 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 앞으로 더 달라지기를 바란다.

초단위 요금제는 분명히 이용자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면에서 SK텔레콤이 경쟁사들에게 제대로 한방 날린 셈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요금제 면에서 볼 때 SK텔레콤은 여전히 비싼 편이며 특히 어정쩡하게 구분되어 있는 무선 데이터 요금제는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다른 이동통신사 또한 초단위 요금제는 빨리 채택해야 할 것이다. 1위 업체가 나선 만큼 거부할 명분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말로만 고객님을 사랑한다는 말은 식상하니 시스템을 어서 갖추고 적용해 주기를 바란다.

그뿐 아니라 원가보다 턱없이 비싼 문자 메시지 요금, 다른 나라에서는 잘 받지 않는다는 가입비와 매월 부담갖고 내야 하는 기본료 등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부분 또한 달라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변화의 선두에 이번처럼 SK텔레콤이 서 있기를 바란다.

SK텔레콤의 초단위 요금제를 홍보 중인 어여쁜 아가씨의 모습이 서비스로 나간다. 자세가 좀 어색하지만. (출처 : 보도자료)



이 포스트는 SK텔레콤의 요청에 따라 초단위요금제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하여 느낀 감상을 정리한 글입니다.

  1. T Zone에서는 휴대폰끼리의 통화에만 초당 요금제를 적용하고 유선전화로 거는 것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2.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에 달하는 SK텔레콤 같은 회사는 전세계를 뒤져봐도 별로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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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oteing.tistory.com BlogIcon 잉여공책
    2010.03.04 23:20

    계산해보니 10초 도수 과금으로 한달에 800원정도씩 기본료를 더 낸 셈이더군요 ^^;;

  2. Favicon of http://jazzkid.egloos.com BlogIcon jazzkid
    2010.03.05 10:06

    (본문 내용과 무관...*^_^*) 업체 가릴것 없이 가전, IT 관련 행사나 보도자료용 사진 보면 저 언니가 모델로 많이 나오더군요...근데 그렇다보니 좀 식상한 느낌도 듭니다...

    수십개 업체가 각종 제품, 서비스를 홍보하는데 모델은 동일 인물....

  3. zzz
    2010.03.05 11:13

    뭐 작년 하반기부터 이번 3월달에 실시하면서 광고는 실컷 날렸으니... 이미 재미는 많이 봤겠죠...

    작년 하반기는 에스케이에겐 힘들었으니... 이런거라도 이슈를 만들려고....

    좋은취지나 그냥 씁쓸함...

  4. 아뭐야힝
    2010.03.05 14:33

    1초 요금제로 바뀐것도 너무좋구~
    1초 이벤트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친구가 오늘 응모해서 당첨됐는데 ㅠㅠ
    완전 부럽더라구요~~
    저도 내일 시간 바로 확인해서 응모해봐야게썽요!!

  5. sk수익을 깍아먹는??
    2010.03.08 00:41

    글을 읽다가 중간부분에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초단위 요금제 시행이 sk의 수익을 깍아먹는것이다'

    1도수 단위 요금 부과는 낙전 수입 아니였습니까?

    초단위 요금제는 당연한것인데 (기술적으로도 가능한부분이였으니까) 고객에게 선심쓰는듯한
    광고문구 크게 반갑지는 않습니다.

    반면 쉽지않은(?) 결단을 내려준 SKT에게 박수를~

  6. Favicon of http://auxo.co.kr BlogIcon 아우크소
    2010.03.08 10:09

    SKT의 행보에 자극을 받던가 국민적인 여론에 밀려서
    LGT나 KT등 타 통신사도 이처럼 정책이 변경될 확률이 있을까요?
    노력해도 SKT는 별로 친해지지 않는 업체라서요 ㅎㅎ

  7. 야호
    2010.03.31 15:15

    빨리 타 통신사들도
    1초요금제 시행했으면 하네요ㅎㅎ
    좀 더 요금도 절약되고...
    낙전요금도 사라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