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관련 분야를 다루는 MWC 2010 행사에서 조금 낯선 이름, 인텔이 보인 것은 MeeGo라는 OS의 발표 때문이다. 이미 2009년 협력 관계를 천명한 바 있는 노키아의 Maemo와 인텔의 Moblin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미고(MeeGo)는 모블린의 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사용자 경험, 마이모의 Qt UI 툴킷으로 구성되어 있는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 OS다.

이 MeeGo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진 이유는 갈수록 흔해지는(?) 모바일 OS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 참가자인 노키아와 인텔 때문이다.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구가하는 노키아와 PC와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위치에 있는 인텔의 만남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아쉬운 쪽은 인텔

특히 이 결합의 필요성이 더 절실했던 측은 인텔일 것이다.
무어스타운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아톰의 MID와 스마트폰 버전이 원래 예정보다 더 늦어져서 올 하반기에야 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는 인텔은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말 그대로 초보자다. 이미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RM 프로세서에 대항하여 자사의 프로세서를 공급해야 하는 여건을 고려해보면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한마디로 대우받던 PC 시장에서와는 전혀 다르다.

여기에 노키아가 든든한 파트너로서 무어스타운 기반 스마트폰 판매의 일익을 담당해 준다면 더할 나위없다. 올초 LG전자가 GW990이라는 무어스타운 프로토타입 제품을 공개한 바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노키아와 LG전자의 입지는 큰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협력 가능한 분야 또한 훨씬 넓다.


노키아 입장에서 볼 때 무어스타운 아톰이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하이엔드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들 말고는 굳이 무어스타운을 쓸 필요는 없다. 더구나 MeeGo는 멀티프로세서 지원 OS이기 때문에 그 자원은 고스란히 무어스타운이 아닌 다른 ARM 기반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손해볼 일 없는 셈이다.


갈 길이 멀다

인텔이 독자 OS인 모블린에 집착하지 않고 MeeGo로 전향한 것은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우수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그렇지 못한 인텔의 약점을 채워줄 뿐 아니라 노키아라는 거대한 협력업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윈도라는 든든한 지원군의 도움을 얻을 수 없는 만큼 성공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정착할 수만 있다면 절대 인텔에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MeeGo에 관련된 인텔 측 발언에서 늘 언급되듯이 무어스타운 플랫폼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앞으로 넷북, IPTV, 태블릿, 자동차 내장 단말기 등 다양한 모바일/임베디드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포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인텔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나날이 성능을 높여가고 있는 퀄컴, 삼성, 애플, OMAP, 프리스케일 등 다양한 회사의 ARM 프로세서와 경쟁해야 하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이미 리눅스 기반 모바일 OS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안드로이드와 MeeGo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 아시겠지만 둘 다 현재 각 분야 최강이자 성장세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MeeGo의 등장은 이제 겨우 한걸음을 더 디딘 것에 불과하다. 인텔의 다음 걸음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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