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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Pad, 왜 지금 태블릿인가?

늑돌이 2010.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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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으로 지난 1월 28일 새벽, 그동안 소문이 무성하던 애플의 iPad가 정식 발표되고 구글 또한 크롬 OS 기반으로 태블릿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2009년을 장악한 스마트폰이라는 화두에 이어 2010년을 여는 연초에는 태블릿이 IT 세상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쯤에서 질문을 하나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은 왜, 지금, 태블릿을 내놓았는가?


터치스크린을 주요 입력장치로 하는 휴대용 컴퓨터인 태블릿 제품군이 시장에 처음 선보인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89년 GRiD Systems의 GRiDPad가 최초의 상용 태블릿 PC로 선을 보였으며 2001년에는 윈도XP 태블릿 에디션을 통해 보다 대중화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선전에서 여성이 꼭 들고다니는 아이템이 될 만큼 첨단 기술의 상징적인 제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업적인 면에서 태블릿 제품은 실패였다. 하드웨어적인 완성도는 물론이고 당시에 나왔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터치스크린 보다는 마우스와 키보드에 최적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다는 점이 가장 컸다.
결과적으로 태블릿 제품군은 대중 시장에는 정착하지 못했고 소수의 매니아나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 태블릿이 재조명되고 있을까?



세상에 콘텐츠는 엄청나게 많다

PC의 등장과 인터넷의 발달은 세상에 수많은 콘텐츠를 양산하게 만들었다. 음악, 사진, 동영상, 문서 등 전통적인 의미의 콘텐츠부터 시시각각 변화하는 온라인 매체나 카페나 미니홈피 같은 SNS가 PC의 하드디스크와 인터넷 상에 넘쳐나고 있으며 예전과 달리 개인도 얼마든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아진 콘텐츠 때문에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하게 해주는 구글같은 기업은 검색 엔진 만으로도 세계 유수의 IT 업체가 되었을 정도며 우리나라의 네이버 또한 검색의 힘으로 그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검색으로 세계 정복.

그렇다. 콘텐츠는 이토록 양만 봐도 매우 많고 종류에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콘텐츠를 보는 도구에 대해서는 어떨까?



콘텐츠를 보려면

바보상자라 불릴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TV로 지금 돌아다니고 있는 수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어떨까? 동영상 콘텐츠에 적합한 제품으로 화면이 큰 만큼 사진이나 문서를 보는데도 이용할 수 있겠지만 이동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은 아쉽다.

한참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폰과 휴대폰은 휴대성에서 뛰어나고 늘 무선망에 접속해 있다는 점도 훌륭하지만 휴대기기이기 때문에 화면의 크기[각주:1]와 기기의 성능에 한도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하는 PC를 보자.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현존하는 콘텐츠 대부분을 소화할 수 있지만 사용법이 어려운 편이며 개방적인 만큼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다른 기기에 비해 많은 편이다.
PC의 OS를 그대로 사용하는 MID나 UMPC의 경우에도 휴대성은 우수해졌지만 사용법의 어려움이나 문제 발생 여지는 PC와 비슷하다.



iPad의 지향점은?

이처럼 기존의 기기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는데는 모자란 점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며칠 전에 그 모습을 드러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애플의 태블릿, 아이패드는 어떨까?

그 구조상 화면이 중심에 있고 크기 또한 스마트폰이나 휴대폰보다 더 크므로 콘텐츠를 보는데 훨씬 낫다. 키보드가 없지만 뭔가 입력을 받는다기 보다는 주로 보기 위한 제품이므로 별 상관은 없다. 성능면에서는 고성능 PC보다 못하지만 대부분의 콘텐츠를 볼 정도는 된다. 여기까지는 기존에 나왔던 태블릿 제품군과 마찬가지다.

이번에 나온 아이패드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다만 그 나아간 지점이 기존 제품들과는 달랐다. 더 빠르게, 더 크게, 더 가볍게 만들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더 '편하게'로 그 방향을 잡은 것이다. 그리고 그 편함은 콘텐츠로 집중되어 있다.

이미 나와있던 아이폰에서도 일부 구현되어 있지만 아이패드는 더 많은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iTunes 뮤직스토어를 통해 동영상과 음악을 공급하고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웹 콘텐츠를 보여주며 앱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각주:2]을 공급한다. 특히 아이패드는 아이폰 용 앱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과 다른 점은 이들을 훨씬 큰 화면에서 즐긴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서 iBookstore를 통해 기존의 e-ink 기반의 이북에 비해 화려하고 역동적인 콘텐츠 또한 수용 가능한 아이패드용 이북 콘텐츠도 공급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쉽게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으며 합법적인 콘텐츠들이다. 그 이야기는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환영할만한 제품이라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생각해 보면 많은 이들이 단점으로 지적하는 iPad의 특징은 대부분 수긍이 가능하다. 다른 것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얼마나 쉽고 빠르게 찾아 즐길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는 예전의 태블릿 제품군이 기존의 다른 디지털 기기들과 차별성을 유지하면서 살아나갈 길을 제시해주는 동시에 지금처럼 콘텐츠가 많은 시절에 왜 iPad가 매력적인지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해도 디지털 카메라 사진을 보기 위한 메모리 카드 리더와 더 큰 화면으로 연결하기 위한 HDMI 단자를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는 점은 여전한 문제지만.



보기 위한 태블릿

태블릿이 가지는 이러한 특징을 받아들인다면 그 쓰임새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보는 것이 주가 되고 입력이 많지 않은 일에는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동영상 감상, 이북 읽기를 비롯하여 웹 서핑, SNS에 특히 학생들의 디지털 학습서를 만드는 플랫폼으로서도 훌륭하다. 이 경우 적당히 폐쇄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그 쓰임새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쉽고 편하게 콘텐츠를 찾아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웬만한 업체의 힘으로는 힘들다는 점이다. 애플처럼 OS부터 하드웨어까지 모두 통제 가능한 기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환경'에 대한 문제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쪽에 기인한 바가 많다. 그렇기에 경쟁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애플 iPad가 과연 얼마나 성공할런지[각주:3]는 알 수 없지만 아이패드의 존재가 주는 메시지는 아이폰의 등장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강력하다. 쓰기 쉽고 쓸모있는 제품은 사람들에게 환영받는다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기에 변화하려하지 않는 기존의 대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이런 단순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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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 직접 만져본 애플 아이패드(iPad), 빠르고 편했다.


글이 좋았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1. 아이폰 정도 크기의 화면으로 책읽는게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고, 몇몇 사람들과 함께 화면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도 힘들다. [본문으로]
  2. 잊고 계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어플리케이션 또한 매우 중요한 콘텐츠다. [본문으로]
  3. 아이패드가 국내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다른 글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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