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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펴보다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물론, 관련 제조사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UMPC란 용어를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니노트북에도, 태블릿 PC에도, 심지어 어떤 회사는 그저 PMP에도 UMPC라는 말을 붙이고 싶어합니다. 여기에 더해 인텔은 MID란 제품군도 들고 나와 홍보하고 있는 통에 보는 분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이때쯤 한번 정리를 해둬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UMPC란 과연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UMPC의 정의는 매우 단순합니다.
UMPC란 말 그대로 무진장(Ultra) 휴대성이 좋은(Mobile) PC일 뿐입니다. 더도, 덜도 아닙니다.
키보드가 꼭 있어야 할 필요도 없고 터치스크린이 꼭 있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휴대성을 위해 그 크기는 작고 무게는 가벼워야겠지만 특별히 기준이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그 시대의 주류를 차지하는 제품군과 비교하여 차별성을 줄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그리고 플랫폼으로서 PC의 특성을 잘 계승하고 있으며 그 장점들을 잘 쓸 수 있게 만들어진 기기면 UMPC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 다음은 이 PC라는 플랫폼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차례입니다(여기서 PC는 단순히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가 아닌, 우리가 흔히 말하는 PC를 뜻합니다. 작지만 한 축을 차지하는 매킨토시 계열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PC 플랫폼의 선조, IBM PC 5150 모델 (출처:위키피디아)
그것은 IBM PC와 PC-DOS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반을 계승하고 포용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좀 더 단순하게 범위를 좁혀 현 시점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인텔 x86(정확히 말하면 80386 이후) 계열의 CPU와 호환되고 윈도XP 또는 비스타를 실행하며 수많은 응용 프로그램을 큰 문제없이 실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만의 한심한 사정이지만 한가지 더 덧붙인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서 6.0 이상을 돌릴 수 있어서 신용카드 결제나 인터넷 뱅킹을 비롯한 공인인증서 관련 업무를 웹 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부분도 들어갑니다.
이 PC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장 많이 대중화되어 있고, 또 대중화된 디지털 정보 기기 가운데 가장 기능이 많고 성능이 좋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수많은 디지털 기기가 나온 지금에도 PC는 그 중심에 우뚝 서 있으며 다른 기기들의 벤치마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PC 플랫폼의 장점들을 이동하면서 잘 사용해보자는 의도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UMPC인 셈입니다.
혹자는 지금까지 나온 UMPC들의 모자란 완성도로 인해 스마트폰이나 휴대폰이 낫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가 낫다... 라고도 하시는데 그건 적절한 비교라 보기는 힘듭니다. PC가 가진 수많은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제품과 그렇지 않아도 되는 제품은 비교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등에 짊어진 무게 자체가 다르다고 말하면 적당할지 모르겠습니다.
MID, 인텔의 한(恨) 풀기
근래에 인텔이 내놓은 MID(Mobile Internet Device), 즉 휴대용 인터넷 단말기는 PC 플랫폼에서의 소프트웨어 기반에서 가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력에서 벗어나 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제품으로 결국 PC에서 인텔 x86 기반의 하드웨어에 OS를 윈도에서 리눅스로 교체한 경우인데, 휴대기기로서는 다소 무거운 윈도 기반에 비해 리눅스를 최적화하여 시스템을 가볍게 만들겠다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PC 플랫폼에서 x86 하드웨어 기반만 달랑 가져가보겠다는 이 MID 전략은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현재 PC 플랫폼의 기반을 이룬 절반은 분명히 소프트웨어 쪽이니까 말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인텔이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문까지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의문이 많습니다.
좋은 Ultra Mobile Personal Computer를 기다리며
아직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인 한계로 인해 UMPC가 여러가지로 비판을 받고, 심지어 쓸모없는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듣고 있지만 제가 지금도 UMPC와 그 관련 제품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UMPC가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기기 가운데 PC라는 플랫폼이 가진 수많은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제품군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길 콘텐츠가 끊임없이 공급되는 한 플랫폼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많은 종류의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 있는 PC에게도 그 말은 해당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모자람이 많지만 그 콘텐츠들의 휴대할 수 있는 플레이어로서의 UMPC가 가진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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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1 - MID vs. UMPC : 인텔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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