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드디어.
드디어...
이번 편에서 늑돌이와 쑤기는 베트남으로 출발한다.
정말로 올해 안에 이 여행기가 베트남으로 가긴 가나 보다... 라고 안심하는 독자들. 그러나 마음을 놓지 말지어다.
착하게만 살아온 늑돌이와 쑤기에게 하늘은 가혹한 시련을 안기고 말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아아아~~!(무성영화의 변사 풍)
1. THE FLIGHT IS DELAYED, AGAIN.
출발 전날, 베트남 국내선 항공권을 구하려고(베트남행 국제선은 이미 구입한 상태) 탑항공 직원과 통화를 하니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되어 있던 비행기 시간이 오후 4시로 연기되었다는 사건.
원래 예정으로는 늦어도 오후 3~4시 경에 베트남에 도착하여 숙소도 편하게 잡고 좀 돌아다니며 내일부터 시작될 일정을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이것부터 어긋나게 된거다.
기분은 나빴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음날, 연기된 그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나갔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출발 두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여유있는 출발이 가능하다.
짐은 첫편에서 이야기했듯이 중간 크기 배낭 둘, 크로스백 둘에다가 중간에 썬크림을 사다 얻은 비치백.
교통수단은 공항버스를 이용했다.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다면 가장 편안한 방법이다.
공항버스 저렴하게 타기
공항전용 버스로 가는 경우 거리에 따라 1인당 요금이 1만원이 넘는 경우도 생긴다. 조금이라도 더 절약을 하고자 한다면, 5호선을 타고 김포공항 역에서 내린 다음 거기서 다시 공항 버스를 타면 1인당 2,500원에 갈 수 있다. 인원이 5명 이상 된다면 콜밴을 타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항전용 버스로 가는 경우 거리에 따라 1인당 요금이 1만원이 넘는 경우도 생긴다. 조금이라도 더 절약을 하고자 한다면, 5호선을 타고 김포공항 역에서 내린 다음 거기서 다시 공항 버스를 타면 1인당 2,500원에 갈 수 있다. 인원이 5명 이상 된다면 콜밴을 타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시간에 맞춰 오후 두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은 멀긴 하지만 확실히 크고 뭔가 김포공항보다 좋아보이긴 하지만, 개성은 없다. 마치 국제규격에 맞춘 듯 해외의 최신 공항시설들도 인천공항과 비슷해 보인다.
신형 그랜다이저도 구경하고.
할리 데이빗슨의 2,800만원짜리 오토바이도 구경했다. 더군다나 이 오토바이는...
아픔을 느끼는 통각도 갖추고 있다. -_-;;
그렇게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고 발권하러 해당 창구로 룰룰루 걸어가고 있었다.
참,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항공 마일리지 카드. 베트남 항공은 대한항공과 마일리지를 공유하게 되어 있으니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발권할 때 꼭 카드를 내밀도록 하자.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우리가 갈 창구에 무언가 종이가 붙어있었다.
엄습하는 불길함. 가까이서 보니...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이놈의 베트남 항공, 두번째로 출발이 연기된 것이다.
그 순간 하늘은 우리 마음처럼 어두워지고... 자리에 없는 우리 비행기만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그러고나서는 공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녁식사 티켓 만원짜리 달랑 하나 준다.
늑돌이의 날카로운 추리로는,
베트남 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대한민국-베트남 노선을 운항하는데, 손님이 없어서 토요일에 세편 있는 걸 하나로 합쳐서 무려 두편이나 밀려 가게 되는 결과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베트남에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여 묵을 곳을 찾으려는 계획은 망가지고, 한밤중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여행 시작부터 느낌이 많이 안 좋다. -_-;;
하지만 늑돌이와 쑤기는 계속 좌절 속에서 헤엄치는 대신, 탑승권을 발권한 다음 좀 이른 시각이지만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그 이유는 저녁식사. 역시 뭘 하든 속이 든든해야 버틸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알겠지만 공항이건 기차역이건 버스터미널같은 장소에서 영업하는 음식점들은.
+
합성조미료를 아끼지 않는 허접한 맛
의 환상적인 결합이 특징이다.
거기다가 거의 일본 물가에 근접하는 인천공항 식당 가격에 햄버거 같은 기존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이용하는게 나을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충 위와 같은 메뉴(역시 맛은 별로였다. -_-;;)로 저녁을 떼우고 우리가 간 곳은 바로 이곳. 사실 일찍 발권해서 공항에 들어간 이유도 여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혹시나 설명해둔다.
인천공항 안에는 SK텔레콤과 KTF 둘 다 회원용 라운지를 운영한다(LG텔레콤은 어떤지 모르겠다).
멤버쉽 카드만 있으면 들어가서 이용할 수 있는데, SK텔레콤의 경우에는 1인당 마일리지 500점씩을 깐다. 카드는 둘 중 한 사람만 있어도 된다.
이곳에 들어가면 간단한 간식거리 과자와 주스, 콜라, 맥주, 커피 등 다양한 음료도 있고 인터넷도 쓸 수 있으며, SK텔레콤 전화기로 무료 통화도 가능하다. 출발 전까지 시간떼우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우리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베트남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더 알아보다가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2. 드디어 떠나다.
비행기에 탑승하니 승무원들이 우릴 반겨 맞았다.
베트남 항공의 스튜어드는 예전 타이 항공에 비해서는 외모가 좀 떨어진다... 라고 쑤기 양이 평가했지만, 늑돌이에게는 관심 밖. 스튜어디스들이 아오자이를 입은 것이 특이했다.
거기에 중간 중간 가수들 디너쇼 하는 식으로 의상을 갈아입는다. 내릴 때까지 한 네 차례 정도는 갈아입는 거 같다. 베트남에서는 스튜어디스 생활도 좀 힘들 듯. -_-
비행기는 무사히 이륙. 늑돌이가 뒷쪽을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빈 자리가 꽤 많았다. 역시 채산을 맞추기 위해서 3개의 항공편을 마지막 한 편으로 몰아버린 게 분명하다.
나온 기내식은 치킨/생선 중에 고르는 것이었는데 맛은 그저 그랬고 처음 접한 베트남 캔맥주인 333이라는 것도 맛은 그저 그런 편.
역시 맥주는 싱하가 최고다.
그러나 베트남 커피. 우리가 먹던 커피와 다르게 진하면서도 별로 쓰지 않고 구수~~했다. 느낌이 좋았다. 베트남 가서 잔뜩 마셔야지. 후후후.
그리고 지난 타이 여행에서 잘 활용했던 담요도 기내에서 하나 챙겼다. 더운 나라에서 무슨 담요가 필요하겠냐마는, 필요할 때가 있다. 여러분도 하나씩 챙겨둬라.
베트남 항공의 담요는 우리나라 군용 담요를 닮았는데, 알고보니 비즈니스 클래스는 더 좋은 거 줘서 서글펐다...
하지만 특별히 불편함 같은 건 없이 나쁜 서비스는 아니었던 것 같다.
게다가 뒷쪽의 빈자리를 이용해서 늑돌이와 쑤기는 이코노미 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뒹굴뒹굴 누워서 왔다. 후후후.
그리고 약 네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베트남의 호치민에 무사히 도착했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시차
베트남은 -2시간의 시차가 있다. 즉, 타이와 인도네시아와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침 8시면 이곳은 아침 6시다. 왠지 두시간 번 듯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는데, 베트남을 여행하면서도 이것은 큰 장점이 된다. 그 이유는 여행하면서 설명하겠다.
베트남은 -2시간의 시차가 있다. 즉, 타이와 인도네시아와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침 8시면 이곳은 아침 6시다. 왠지 두시간 번 듯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는데, 베트남을 여행하면서도 이것은 큰 장점이 된다. 그 이유는 여행하면서 설명하겠다.
3.
호치민시에 있는 떤션넛 국제공항은 인천공항같이 호화스럽기 보다는 소박한 규모로 타이의 푸켓 공항 수준이었다.
그러나 입국 도장을 찍어주는 공안요원들과 곳곳에 걸린 노란 별이 박힌 붉은 깃발들은 이곳이 공산국가임을 강렬한 색채로 알려주고 있었다. 공안요원들의 얼굴은 웃음 하나 없이 굳어있었고... 그 무표정은 TV에서 본 북한 관원들의 모습과 겹쳐져 보였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지나왔지만, 늑돌이와 쑤기는 멸공을 외치는 반공국가로 이름난 대한민국에서 20여년(...)을 살아오다가 '공산국가' 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이다.
갑자기 체포라도 당하면 우리나라 대사관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라는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늑돌이는 한껏 선량한 표정을 지으며 입국장을 통과했다.
날씨는 열대기후치고는 생각보다 덥지 않았고, 사람들의 모습은 익히 베트남 관련 영상물에서 봐왔던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
바로 이곳이 베트남, 베트남인가.
왠지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도착한 거다. 분명히 도착한 거다.
자, 드디어 베트남이다...!
... 라고 하며 여러가지 사진을 보여주고 싶긴 하지만, 아까부터 눈치채신 분 있을꺼다.
비행기에 타면서부터 사진이 없다.
그렇다. 사실은 비행기 타면서 첫날밤에 잠들기까지 찍은 사진...
늑돌이가 백업하다가...
그만...
그만...
다 날려버렸다...
여러분들에게 죄송, 죄송하다(굳이 변명을 대자면 늑돌이의 카메라가 실내와 야경에는 쥐약이기 때문에 찍어봤자 별로였을 거라는 위로의 말은 드릴 수 있지만, 그건 그야말로 변명일 뿐이다. 그 이후의 사진은 살아있으니 이번만 봐주시길 바란다. -_-;;).
아무튼 모든 입국절차를 마친 당시의 현지 시각은 오후 9시 30분 경. 밤늦게 도착했기에 공항 안의 환전할 곳도 한곳만 빼놓고 모두 문을 닫아 유일하게 열린 곳에서 비싸게 환전했다. 환전하면서 수수료를 별도로 받는 희한한 곳이었다. 물론 환율도 별로였지만 말이다.
100달러를 환전하는데 3만동의 수수료를 별도로 내야 했다. 아까웠다. 쩝.
자, 어찌 되었든 베트남 화폐도 마련했고, 그날 잘 숙소를 향해 달려갈 차례였다.
늑돌이가 잡은 첫날의 행선지는 호치민에서도 외국 여행자들의 거리로 유명한 데땀(De Tham) 거리였다.
그곳에는 카페로도 불리우는 전문 여행사와 외국인 상대의 작고 적당한 가격의 호텔이 모여있는 곳인지라 우리같은 배낭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다.
문제는, 그곳에 어떻게 도달하느냐 였는데, 그 시간에는 가능한 교통수단이 택시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늑돌이는 베트남 말을 모른다는 것.
더더욱 큰 문제는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이 영어를 거의 모른다는 것.
더더더욱 큰 문제는 베트남 택시 기사들이 외국인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늑돌이와 쑤기가 배낭여행 경험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이야기는 거론할 가치도 안 느껴진다... -_-;;)
시간은 한밤중을 향해 달려가는 오후 아홉시반 = 한국시간으로 오후 열한시 반, 잠많은 쑤기양에게는 이미 데드라인.
... 시련은 계속되고 있었다...
반응형
'#여행#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표류기 - 5. 호치민시에서의 첫날 (1) (5) | 2005.11.24 |
---|---|
베트남 표류기 번외편 - 1. 환전 (6) | 2005.09.29 |
베트남 표류기 - 4. 굿모닝 베트남~~ (2) | 2005.09.29 |
베트남 표류기 - 2. 여행의 계획 (12) | 2005.09.21 |
베트남 표류기 - 1. 베트남? 베트남! (12) | 2005.08.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