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슬그머니 글 올리기를 포기한게 분명해... 라고 늑돌이 자신도생각할 정도로 안 올라왔던 베트남 표류기의 제 5편입니다. 문제는 사진이더군요. 하나하나 편집하기가 너무 힘들어요오오오오오오오.... -_-;;
밤늦게 도착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베트남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늑돌이와 쑤기. 드디어 그들의 베트남 여행 첫날 아침이 밝았다.
그 전날의 베트남으로부터 받은 인상에 대해서는 그리 잘 기억나지 않는다. 늦게 도착한 탓에 호텔을 잡을 수 없어 불안, 초조, 긴장. 이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 감정 3총사가 늑돌이를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땀 거리에만 한정한다 해도 베트남의 치안은 그리 나쁜 것 같지 않았다. 호텔을 찾아 헤매며 밤 열한시가 넘어서 두시간 동안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녔어도 베트남 사람들로부터 위협적인 느낌은 없었다. 물론 특별히 친절하다고 생각되진 않았지만. 베트남에는 강력한 경찰력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가 없는 밝은 아침이다. 진정한 베트남을 느껴보자는 생각에 늑돌이와 쑤기는 의기충천했다. 우리가 일어난 시간은 오전 6시 정도. 그래봤자 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 밖에 되지 않았다. 다음 여행지로 예정된 나짱(Nha Trang)까지는 기차로 타고 갈 생각이기에 미리 이곳 여행사에 기차표 구매대행을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어제 묵었던 호텔에서 바로 체크아웃하고 짐을 싸들고 나왔다.
대표적인 여행사인 킴카페와 신카페를 돌아다녀봤지만 킴카페가 좀 더 싸서 기차표는 킴카페에 신청을 해두었다. 대신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호치민 시티 투어는 신카페에 신청했다.
< 여기가 그 유명한 데땀거리의 신카페.
여기 보이는 곳은 차와 간단한 음식을 파는 '카페'고, 그 옆에 신카페 여행사가 있다 >
그런데 마침 신카페 건너편에 보이는 것은 카페 신토(Cafe SinhTo). 이곳에서 파는 것은 바로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맛있다고 하던 베트남식 생과일주스인 신토(Sinh To)였다. 당장 가서 레몬 신토를 달라고 했다.
< 샌드위치도 판다 >
< 하지만 역시 진짜는 이 많은 과일을 이용한 과일주스 >
... 맛있다.
가격도 4천동인 주제에 왜 이리 맛있는 거냐. 달고 시원하고 상콤하고... 너무 너무 좋았다. 우린 행복지수가 올라감을 느꼈다.
그래, 어젯밤 좀 고생하긴 했지만 베트남 오길 잘했어. 베트남 있는 동안 잔뜩 마셔두자고 결심하는 늑돌이와 쑤기였다.
그리고 이른 아침이라 혹시나 하면서도 어제 들렀다가 방이 없었던 옐로우 하우스에 가서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OK란다. 다만 아직 방 청소를 해야 한다고 해서 짐만 로비에 놔두고 다시 나왔다. 참고로 옐로우 하우스는 간단한 아침식사와 함께 에어컨, 욕실, TV 포함한 2인실에 10달러였다.
마침 옐로우 하우스 나오는 골목에 자리잡고 국수를 파는데, 그게 맛있어 보여서 먹기로 했다.
< 이곳인데... 국수 자체는 찍었지만 파일이 날아갔음. T-T >
베트남 길거리에 나와 있는 간이 노천식당(?)의 특징은 적어도 의자와 상이 다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의자가 매우 낮다. 늑돌이처럼 다리가 기이이이이인(...) 사람은 좀 고생이다.
아무튼 나온 국수를 보니 희한하다. 그러니까... 국물이 없는 국수다.
에... 덮밥에서 밥이 아니라 국수가 있다고나 할까. 고기 약간과 기타 야채 밑에 국수가 있다. 작은 종지에 나온 양념장(?)과 같이 섞어 먹었는데 이거 의외로 맛있다. 가격도 매우 싸서 1인분에 7천동. 대략 500원 정도. 나중에 가이드북을 보니 이 음식 이름이 아마도 분 팃 느엉(Bun Thit Nuong)인 것 같다. 다시 행복지수 상승. ^^
짧은 시간이지만 맛있게 다 해치운 다음 우린 다시 옐로우 하우스로 가서 짐을 적당히 처박아 넣고 시티 투어를 위해 뛰쳐 나왔다.
참고로 신카페의 시티 투어는 1인당 5달러. 늑돌이와 쑤기는 아무 생각없이 즐거워하며 신카페 앞에서 노닥거리다가 투어 버스에 올라탔다.
< 대우자동차 버스. 이건 우리가 타지 않았다. >
< 현대자동차 버스. 메콩 델타 투어에서 탄 버스 >
베트남이나 기타 동남아 국가에 오신 분들 다 아시겠지만, 이곳에는 우리나라 중고차들이 정말 많다. 특히 버스는 백화점, 학원, 수퍼마켓 등의 다양한 한글 상표들을 달고 있어서 친숙하기 그지없다.
우리가 탄 버스도 역시 한국에서 온 버스. 미리 이야기해두지만 우린 앞으로도 대부분의 투어에서 한국산 차량에 탑승한다.
같이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 계통. 울나라 학생들도 몇 명 보였다. 가이드는 열심히 영어로 설명했지만 발음이 워낙 안 좋아서(라고 늑돌이는 믿는다... -_-;;;;;;) 늑돌이와 쑤기는 대충대충 듣는 척만 하고 있었다. 대략 종합하면 “우리나라(베트남)은 미국을 이길 정도로 훌륭한 곳이다. 으핫핫핫! 경제발전도 시간문제다!” 정도인 것 같다.
처음에 간 곳은 지악럼(Giac Lam) 사원.
커다란 불상이 있으니 여기는 절이 분명하다. 노란 색이 눈에 잘 띈다.
이, 읽을 수가 없다. -_-;;
아마도 사리탑인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 더 장식이 화려하다.
입구에는 전체 안내도가 있었다. 건물이 앞뒤로 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앞에서부터 정원, 대법당, 제단, 식당, 설법당(lecture hall), 침실 등이 위치해 있다.
여기는 Garden 쪽에서 본 사진. 이번 편 타이틀 사진이 여기서 작게 보이는 지붕 위의 장식이다. 용 두마리와 몇가지 불상이 장식되어 있다.
Garden보다 바깥쪽에 있는 이 나무에는 작은 사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무속신앙 쪽에 가까운 모습. 우리나라로 치면 서낭당 같은 모습이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보자. 대법당은 잠겨있어서 우리가 처음 들어간 곳은 조상을 모시는 제단이었다.
우리같은 관광객만 없다면 고즈넉한 분위기.
많은 이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베트남의 절은 우리나라보다는 중국 분위기가 많이 나는 곳이었다. 그 안에는 조상의 위패만 있는게 아니라 베트남의 영웅인 호치민의 사진도 같이 자리잡고 있다. 기복신앙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은 아닐 듯 하다.
설법당에서는 설법이 한창이었다. 듣는 이들의 연령층은 주로 40대 이상. 불교신자의 주요 연령층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하다.
이 정도로 관광을 마치고 나오는데,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바로 저 새장 속의 새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바로 저 새들이 방생용이라는 것. 음...
우리나라라면 주로 물고기나 거북이 등인데, 이쪽은 틀리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비둘기가 아닌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새를 방생한다면 비둘기였을게다. -_-;;;
이번편은 여기서 이만(사진이 많아 트래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T-T) 하고,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