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돌이의 지저분한 책상 위의 자우루스>


오늘은 세번째, 마지막 편입니다.

스스로 Personal Mobile Tool이라 칭하는 자우루스를 실제로 사용하는 면은 어떨까요?

일단 일반적인 PDA라 할 수 있는 팜과 포켓PC 기종들과 비교하면 많은 부분 떨어진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1. 자우루스 초기 셋팅



보통의 사용자가 자우루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 싱크 설정

- 필수 응용프로그램 설치

- 스왑 설정

- 네트웍 관련 설정

- 백업


뭐, 이렇게 보면 간단하게 보이지만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싱크 설정과 응용프로그램 설치야 어떻게든 초보자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꼭 설치해야 할 필수 응용프로그램에 터미널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회에 이어서 다시 등장. 나는 리눅스라고 주장하는 터미널 프로그램>


유닉스의 기초 명령어를 아십니까? 유닉스용 스크린에디터 vi를 쓰실 줄 아십니까? 이들을 잘 모르시면 여러분은 자우루스가 가진 기능의 반도 사용하기 힘드실 껍니다. 스왑 설정을 하지 않으면 많은 부분에서 메모리를 걱정해야 합니다(여기서 스왑 설정은 프로그램 저장용 공간을 실행용 공간으로 돌리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자세한 건 글 맨 끝의 관련 사이트들을 알아보시길).

그 정도로 자우루스 셋팅의 난이도는 장난이 아닙니다. 특히 어설픈 한글화(?)를 거치면서 기본 제공되는 한컴오피스는 물론,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한글 및 지역화에 따른 문제점이 여기저기 발생합니다.


거기다가 셋팅 과정에서 필수적인 몇번의 리부팅 중 시스템이 아예 다운되어버려 콜드리셋을 해야 하는 경우도 수차례 발생합니다(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죠).


결국 대한민국 사람에게 있어서 자우루스의 사용대상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춘 사람이 적당합니다.

가. 리눅스 기본 사용법을 알고 있음

나. 의지와 끈기를 가지고 있어야 함

다. 좀 불편해도 재미있는(!) 기계 만지는 것이 취미임


예,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사람들은 극히 드뭅니다. 쩝.



아무튼 어려운 고비를 겪은 다음에 이용자는 이러한 사실을 배우죠.

'꼭 백업을 해야되는군'


넉넉한 CF 메모리카드(64MB 이상)를 사다놓고 백업을 자주 해놓습니다. 백업만 해놓으면 중간에 무슨 일을 당해서 깨끗이 복구가 되니까요.


아무튼 이러한 사건들을 무사히 치루고나면 바야흐로 한사람의 자우루스 사용자가 됩니다. 자우루스의 본격적인 생활화에 들어갑니다.




2. 자우루스 사용



자우루스와 같이 생활하며 느끼는 것은 응용프로그램에서의 묘한 느낌입니다. 일단 갯수가 그리 많지 않고 완성도가 좀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기본제공 PIMS는 사실상 쓸게 못 됩니다. 자우루스를 PIMS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유료지만 제일 나은 tkc 시리즈의 PIMS로 교체하실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브라우징을 위한 웹 클리핑 등의 일반적인 PDA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차라리 자우루스를 작은 리눅스 기계로서 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한 프로그램들은 초보자가 사용하기 보다는 숙련자가 사용하게 되어 있죠.

물론 작은 리눅스 머신으로서의 자우루스는 정말 막강합니다. 사실상 램처럼 쓰일 수 있는 롬과, 대체 OS도 버젓이 존재하는,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는 자우루스의 매력은 '꾼'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어필하지 못 하겠죠.

자우루스의 멋진 내장형 키보드를 갖고도 쓸만한 간이 워드프로세서가 없다는 건 정말 슬픕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

자우루스의 950mA짜리 기본 배터리는 연속사용시간으로 겨우 3시간을 버티지 못 합니다. 근래에 나온 후속기종인 SL-5600은 1700mA로 배터리를 확장했습니다.



<배터리 양이 작아 늘 크래들에 붙어있을래요. 자우루스와 크래들의 뒷모습>




3. 자우루스 결론



일본에서 자우루스는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GTO라는 일본 만화에서는 첨단 PDA의 대명사로 등장해 버립니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일단 외산 플랫폼 일색인 일본 PDA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일본 독자 플랫폼(리눅스긴 하지만)에 대한 일본사람들의 사랑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만큼 일본인들이 쓰기에 그런대로 편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이라고 믿습니다(일본판 자우루스를 사용해 보지 않아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 그만큼 이것저것 만져보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성격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우루스는 그렇게 가지고 놀기(?)에는 정말 최고의 기종입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Dr. Z Divx 동영상 플레이어는 PDA에서는 거의 최강이랄 수 있는 동영상 플레이 성능을 자랑하며, 리눅스 어플리케이션에서 이식된, 또는 이식 가능한 풍부한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자우루스를 다루는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외국과 국내에 다양하게 존재하며, 그들의 실력 또한 보통이 아닙니다. 자우루스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고수도 많습니다.

즉, 자우루스는 주인의 의지와 능력에 따라 대단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종입니다.


그. 러. 나. 반대로 얘기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죠. 많은 분들이 자우루스를 구매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이것은 PDA나 노트북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본 사람한테도 마찬가지였죠. 그런 의미에서 일반인 대상의 실용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러한 용도를 충족시키기에는 시장에 더 좋은 제품이 그득 그득 쌓여있습니다.




당신이 평범한 PDA를 원한다면 자우루스를 피하십시오. 자우루스는 도전자를 원합니다.



목차

1. 자우루스의 하드웨어

2. 자우루스의 소프트웨어

3. 자우루스 활용 및 결론




참고사이트

- 샤프코리아 : http://www.sharp-korea.co.kr

- 마이자우루스 : http://myzaurus.co.kr

- 자우루시안 : http://zaurus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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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스크림
    2004.04.26 12:01

    사용기 잘 보았습니다.
    끈기가 부족한 저로서는...평범한 것으로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lazion.com BlogIcon 늑돌이
    2004.04.26 15:27

    이 자우루스 SL-5500은 참 장점만큼 단점도 무시못할 정도라 솔직히 권할만하진 않죠. SL-C760 정도면 좋지만.

  3. senk
    2004.05.20 22:02

    하하하.. 글 재미있게 쓰시네요. 광고 문구들 같습니다.
    자우루스 사용 대상자의 조건은 그냥 하나면 될 것 같습니다. 리눅스나 유닉스를 "좀" 아는 사람

  4. Favicon of http://lazion.com BlogIcon 늑돌이
    2004.05.21 10:00

    재미있게 쓰다뇨.. 지루하지나 않았으면 다행입니다. ^^;

  5. Favicon of http://heejoon.org BlogIcon 택견꾼
    2008.03.10 10:17

    음, 좋은 글이군요 ^^
    뭐가 되는지 잘 몰랐는데 읽어보니 지름신이 싹 달아나 버렸습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