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의 왕이라 불리었던 LG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TV, 냉장고, 에어컨 등 필수적인 가전제품을 잘 만들어 사랑받았던 회사입니다. 그런 LG전자 또한 중국을 대표로 하는 가성비를 내세우는 업체들의 추격을 받았고 적어도 중저가 제품에 있어서 이들은 LG전자에게 꽤나 위협이 되는 존재들이었죠.
하지만 신기하게도 요즘 LG전자의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반대로 매우 좋은 편이죠.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17조, 영업이익은 1조를 넘게 벌어들이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 바로 LG 오브제 시리즈와 LG 올레드 TV로 상징되는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예전의 소득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틈새 시장을 노리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하여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해 드릴 제품 또한 그런 LG전자의 도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제품이 바로 새로 나온 LG 틔운(tiiun)입니다. 독특한 작명으로 진작부터 눈치채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틔운은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기 위한 쓰임새로 나온 제품입니다. 싹을 '틔운'다에서 이름이 나온게 아닐까 생각하고요.
이렇게 문을 열면 나오는 2층의 서랍식 선반 위에 씨앗 키트를 한번에 6개씩 올려놓고 키울 수 있습니다. 흙없이 키우기 때문에 집안이 지저분해질 염려도 없고, 벌레가 꾀일 일도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씨앗 키트에 있는 10개의 구멍에서 씨앗이 발아해 최대 60개의 모종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준비되어 있는 씨앗 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꽃 3종 : 촛불맨드라미, 비올라, 메리골드
- 채소 12종 : 청치마상추, 비타민, 쌈추, 겨자채, 오크리프, 멀티레드, 적로메인, 멀티그린, 피델, 청경채, 케일, 로메인
- 허브 5종 :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타임, 루꼴라, 적소렐
이렇게 모두 20종의 씨앗 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더 늘린다고 하고요, 채소는 약 4주, 허브는 약 6주 후 수확이 가능하고 꽃은 약 8주 동안 자란 다음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생장 환경조건이 비슷한 식물 3종을 테마별로 결합한 씨앗키트 패키지도 나오는데 3가지 꽃 씨앗으로 구성된 '컬러 오브 러브(Colors of Love)', 겨자채 등 색다른 식감의 샐러드를 즐길 수 있는 '마이 샐러드 플랜(My Salad Plan)', 페퍼민트 등 편안한 향기를 담은 '피스 인 유(Peace in You)' 등 7가지 씨앗키트 패키지가 있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화분을 안 쓰고도 식물을 키우다니, 매우 익숙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낯선 제품이긴 한데 안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LG 디오스 냉장고의 핵심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한 국내 유일의 자동 온도조절 시스템으로 식물이 자연상태와 유사하게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낮과 밤의 서로 다른 온도를 구현했으며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활용한 순환 급수 시스템으로 씨앗키트에 하루 8번 자동으로 물을 공급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휘센 에어컨의 앞선 공조기술은 제품 내부의 공기흐름을 최적화하고,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풍 환기 시스템은 벌레 없는 깨끗한 외부공기를 공급해 식물의 호흡을 돕습니다. 여기에 더해 식물 성장에 적합한 파장의 LED와 빛 반사율을 높인 내부 설계로 LG 틔운의 식물 광합성 효율도 높였습니다.
참고로 이런 식물을 실내에서 가전 기술력으로 키운다는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9년부터 LG전자는 CES을 통해 당시에는 다른 이름이었던 틔운을 선 보인 바 있습니다. 무려 2년 넘는 기간 동안의 연구와 실험 끝에 드디어 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겁니다. LG전자에 따르면 틔운은 CIC, H&A사업본부, 한국영업본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기획 출시되었다고 하네요.
LG 틔운은 갑자기 땅 속에서 솟아나거나 하늘에서 떨어진게 아닌 그동안 LG전자가 쌓아온 고유의 생활가전 기술이 녹아있는 종합선물세트라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LG 틔운은 당당하게 오브제 브랜드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 물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인지라 곰팡이 걱정이 있을 수 있는데, 씨앗 키트부터 살균이 되어있고, 공기 필터나 내부 물통의 UV 살균 처리를 통해 최대한 곰팡이 발생을 막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용자가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물통 등을 분리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지요. 참고로 LG전자의 전용 케어 서비스 또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버터 컴프레서가 들어가는 제품인지라 소음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대략 냉장고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네요.
아직 발매는 되지 않았지만 틔운 안에서 키운 식물을 꺼내서 감상할 수 있는 틔운 미니 또한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LG 틔운은 LG전자가 추진하는 CIC(Company in company) 모델의 첫 사례인 스프라우트 컴퍼니를 통해 나왔습니다.
틔운의 가격은 149만원이며 11월 14일부터 31일까지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인데 예약주문 고객은 11월초부터 순차적으로 제품을 배송 받으며, 씨앗키트 추가 증정 등 다양한 혜택도 있다네요. 15일부터 11월 초까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플라츠에 LG 틔운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도 운영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가보시기 바랍니다.
플랜테리어(Planterior, 플랜트와 인테리어의 합성어)라는 단어를 새로 만들어 낼 수도 있을 법한 LG 틔운은 언제부턴가 1위 업체를 따라가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LG전자의 새로운 모습을 또 한번 보여주는 제품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웬만한 양문형 냉장고 가격을 넘어서는 수준인지라 오브제 브랜드에 걸맞는 소득 계층을 노리고 나왔을 텐데, 그동안 나왔던 스타일러나 프라엘 시리즈처럼 틔운 또한 숨어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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