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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Tracker, 올림푸스의 망한 액션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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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액션캠 시장에서 전통적인 카메라 강자들의 자취를 살펴보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액션캠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고프로 제품들은 코로나 시대에도 업계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그 폼팩터를 그대로 따라 만든 후발주자들 역시 많죠.

그나마 소니가 액션캠 시장에서 강력한 광학식 손떨림보정 기술인 BOSS를 바탕으로 나름의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2016.10.21 - 광학식손떨림보정 갖춘 소니 액션캠 FDR-X3000/HDR-AS300, 고프로 잡으러 가나?

 

벌써 6년째 후속기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방송가에서 쓰이고 있는 부분 또한 대단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아쉬운 건 아쉬운 거죠.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지만 이제는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한 올림푸스 또한 액션캠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원래 TOUGH 시리즈로 방수방진되는 아웃도어 카메라 시리즈를 내던 올림푸스가 2016년 내놓은 하나 뿐인 액션캠인 TG-Tracker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겉은 그럴 듯한 TG-Tracker

 

상자는 어딘가 처박혀있는지라 나중에 찾으면 덧붙이고요, 부속은 단순합니다. 배터리, 손잡이, 본체, 두개의 보호 렌즈입니다.  

 

전원 어댑터와 핸드스트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본체와의 연결 단자는 옛날 제품인지라 5핀 마이크로 USB이며 마이크로 HDMI 단자도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건 보호 렌즈인데, 지금 끼운 건 수중에서 잘 쓸 수 있다는 종류이며, 최대 광각을 쓰려면 따로 준비되어 있는 동그란 녀석을 쓰면 됩니다. 글쓴이의 경우 최대 광각을 쓸 일이 거의 없어서 거의 이 보호 렌즈로만 썼습니다.

 

 

보호 렌즈를 벗기면 이 모습입니다. 그 위에 있는 더 작은 동그란 건 렌즈가 아니라 조명입니다. 약소하나마 어두울 때 조명을 켤 수 있지요. 이 각도에서는 안 보이는데

 

플래시 양 옆으로 스테레오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액션캠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액션캠이라 해도 수심 10미터 정도까지의 방수 능력을 가진 경우에는 별도의 방수 하우징을 써야하고 그 경우 마이크의 수음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만, TG-트래커는 본체만으로도 수심 30미터까지 방수/방진 능력을 갖고 있고 마이크를 그대로 잘 쓸 수 있습니다.

 

 

액션캠답지 않게 다양한 조작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 또한 전문가의 내음을 풍깁니다. 뭔가 고프로 같은 제품보다 믿음직스럽게 느껴집니다. 무게도 180g이라 액션캠으로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핸디 캠코더처럼 접이식 디스플레이 패널도 갖고 있습니다. 크기는 1.5인치이고 앞뒤로 회전은 안 되서 셀프 촬영 등이 안 되지만 다른 액션캠에 비하면 훨씬 나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쓰다 보면 터치스크린이 안 되어 불편한 점은 있습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권총을 연상시키는 손잡이 또한 이 제품의 매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1/4인치 구멍에 들어가는 건지라 다른 카메라도 모양만 맞으면 적당하게 활용할 수 있겠죠.

 

 

실제로 잡고 다니면 무게 중심도 잘 맞고 모양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렇게 쥔 상태로 녹화 시장/종료를 누를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하다못해 터치스크린이 달렸으면 어떻게든 해결했을텐데 말이죠.

 

 

 

이쯤에서 더 나아가기 전에 TG-Tracker로 찍은 영상들을 한번 구경해 보시면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니 TG-Tracker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 알아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속은 어떨까?

 

 

TG-트래커의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렌즈 : 화각 204도의 f2.0 고정 초점

- 센서 : 1/2.3" BSI CMOS

- 영상 해상도 : 4k 30p, 1080 60p/30p, 720 240p/120p/60p/30p, 480 240p/120p/60p/30p

- 디스플레이 : 1.5" 틸트아웃 LCD

- 주변 환경 데이터 수집 : GPS, e컴파스, 가속도계, 기압계 센서, 온도계 센서, 수분 센서

- 수심 30미터 방수, 2.1미터 낙하/영하 10도까지 내한/100kgf 압력 방어 및 방적 성능

- 5축 전자식 손떨림보정

 

제원을 보면 액션캠으로는 별로 부족할게 없어 보입니다. 2016년 당시를 생각해 보면 나름 경쟁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반 화각/최대 화각 비교

 

액션캠의 대세에 맞춰 최대 204도까지 가능한 광각에 4K 30P까지 촬영 가능하며 EIS 방식이지만 5축 손떨림보정 기능도 갖췄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액션캠에서는 찾기 힘든 GPS를 비롯한 온도계, 기압계, 가속도계 등 다양한 센서 또한 Tracker라는 이름에 걸맞는 수준입니다. 2016년에 나왔다고 생각하면 꽤나 독특한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WiFi까지 내장해서 제한적이지만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1,350mAh의 LI-92B 모델입니다.

 

액션캠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방수, 방진, 내한, 내충격 능력 등이 탁월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별다른 보호 케이스 없이 본체 만으로 30미터 수심까지 견디기 때문이죠. 간편함을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꽤나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배터리나 메모리 카드 교체, 충전 작업 등이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수심에 따라 화이트밸런스를 변경해주기 때문에 물 속에서도 색상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위 영상에서 이 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눈치채실 겁니다.

 

 

나온지 꽤 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OI.Track, OI.Share 등 올림푸스의 카메라 앱들이 여전히 지원해준다는 점 또한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카메라 전문업체인 올림푸스답게 5축 손떨림보정도 탑재되어있습니다. 광학식도 아니고 2016년에 나온 건지라 고프로나 오즈모 액션이 보여주는 정도의 흔들림보정 기술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상의 흔들림을 제법 정리해 주는 편입니다. 물론 화각은 좀 더 좁아집니다만 기본적으로 워낙 넓은 편인지라...

 

그런 이 카메라가 왜 이리도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실패했을까요?

 

 

화질이 문제

 

이 녀석의 스틸 사진 화질에 대해서는 넘어갑니다만, 영상도 화질에 문제가 많습니다. 제원에서 보셨다시피 분명 4K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실제로 영상의 품질을 보면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은 제대로 된 4K 해상도를 찍을 수 없는 녀석이기 때문이죠.

 

4K 촬영이 된다고 써있긴 하나...

 

TG 트래커의 렌즈는 f/2.0의 밝기로 준수한 편입니다만, 1/2.3인치 BSI CMOS 센서의 유효 화소는 720만개입니다. 하지만 4K 해상도(3840x2160)에 필요한 화소는 829만4400개입니다. 당연히 이 제품의 4K 화질은 충분한 수준이 아닙니다.

 

자, 이 사진이 4K/30P 상태의 영상 가운데 한 장면을 캡쳐한 것입니다. 누르면 커지니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저히 4K라고 봐주기 힘들죠.

 

 

이 장면은 1080/60P 화면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 장면도 풀HD 해상도에 걸맞는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전반적으로 피사체가 뭉개져 보이며, 이는 주변부로 갈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덕분에 가운데에 있는 피사체는 그럭저럭 괜찮게 나오지만 조금만 가운데에서 벗어나면 영 안 좋게 됩니다.

1/2.3인치라는 센서 크기 때문인지, 올림푸스의 광각 렌즈 기술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대에 나왔던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찍은 화질보다 못해보입니다.

 

기본적으로 화질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화질 면에서는 여러 모로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에 대해 아는 분들은 4K/30P는 아예 포기하고 그나마 초당 프레임 수라도 높은 1080/60P로 찍게 됩니다.

 

 

 

GPS와 많은 센서들

 

TG-Tracker에는 GPS, e컴파스, 가속도계, 기압계 센서, 온도계 센서, 수분 센서가 달려있고 이들을 모두 모아 필드 센서라고 부릅니다.

 

 

기계 하나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촬영까지 가능하다는 건 간단한 준비로 야외에서 활동하기 좋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 정도까지 요구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았다는게 올림푸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겠네요. 참고로 타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의 센서와 연계하여 활용하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후속작이 없어서

 

 

지금까지 TG-트래커의 단점들 위주로 이야기하긴 헀습니다만, 누구나 첫술에 배부를 순 없죠. 후속작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었다면 TG-Tracker는 경쟁이 심한 액션캠 시장에서도 나름의 독특한 위치를 차지할 수는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올림푸스는 후속작을 내지 않았습니다. 트렌드에서는 비껴나있는 터프 시리즈 카메라는 꾸준하게 내면서 TG-트래커의 후속 모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TG-Tracker2가 더 좋은 센서와 터치스크린의 자유롭게 회전 가능한 플립 LCD와 함께 나왔다면 액션캠 시장에서 올림푸스의 지분은 결코 작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일본 카메라 업계에는 액션캠 후속작은 내지 않는다는 병이라도 걸린 걸까요. 

 

 

그랬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법 개성있었던 올림푸스의 액션캠 TG-Tracker는 잊혀졌습니다. 올림푸스의 카메라 사업이 엉망이 된 이상 다시 나올 일도 없겠지요. 하지만 그 독특한 면은 가끔씩 생각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 와서 중고로 팔기도 힘들고 말이죠. 그냥 안고 가야죠. 핫핫.

 

아쉬우니 한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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