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로 유명했던 아이리버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한때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했던 MP3 플레이어들 가운데에서도 국내에서 1, 2위를 다퉜던 브랜드가 바로 아이리버였죠. 라지온에서도 여러번 다룬 바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MP3 플레이어 부문이 완전히 몰락하면서 아이리버 또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사라져갔습니다[각주:1]. 현재는 드림어스라는 기업의 브랜드로만 남아있는 상태죠.


그런데 그 아이리버 브랜드로 IWB-808이라는 이어폰이 발매되어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제법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0mm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들어가고, 색상은 하양을 비롯해 로즈골드, 메탈블랙, 블랙의 네가지가 제공되는 이 제품은 이렇게 보면 보통의 유선 이어폰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조금 눈썰미가 있는 분이라면 단자가 라이트닝이라는 것도 알아보시겠네요. 맞습니다. IWB-808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팟에서 쓸 수 있는 제품입니다...만, 여기서 끝날 거면 소개도 안 드렸습니다.



유선(!) 블루투스 이어폰 IWB-808



말 그대로 IWB-808은 유선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즉, 본체와의 연결을 블루투스로 한다는 이야기죠.


자, 여기서부터 다소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블루투스라면 무선 오디오 연결 방식의 대명사인데, 유선 이어폰에 왜 블루투스 연결을 쓸까요? 그 답은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이 제품의 본질은 블루투스 무선 오디오 연결의 이어폰입니다만, 배터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원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팟의 본체에 의존해야 합니다. 즉, 능력은 무선 오디오인데, 전원 때문에 유선 연결을 하는 셈입니다.

영어로 Wired Bluetooth라 적어 놓았는데, 유선 블루투스라니 아무래도 부조리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일단 넘어갑니다. IWB-808의 IWB는 아마도 Iriver Wired Bluetooth의 약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IWB-808을 아이폰에 연결해도 바로 인식하지 않고, 아이폰에서 블루투스 페어링 과정을 한번 거쳐야 쓸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처음 봤을 때 참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만, 좀 더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 이 제품이 만들어진 배경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애플의 MFI 인증을 받고 제대로 된 DAC을 넣은 유선 이어폰 제품을 만들면 너무 비싸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이 제품은 애플 이어팟 라이트닝 모델보다 더 쌉니다[각주:2].


...굳이 생각한다면 유선 연결하여 배터리를 나눠쓰는 아이폰이 아닌 다른 오디오에 무선 페어링하여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떠올릴 수는 있겠습니다. 그리고 애플 제품이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같은 무선 오디오 플레이어에서도 이용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무선 연결은 해당 기기랑 하고, 라이트닝 단자로 휴대용 배터리 등을 통해 전원만 공급해주면 되겠죠. 현실적으로 그럴 일은 거의 없겠습니다만.



참고로 이런 식의 유선 블루투스 이어폰이 IWB-808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플레이고(Pleigo) Z100이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IWB-808보다 아주 약간 높은 가격대를 내세우는 대신 이어폰 쓰는 도중에 충전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유선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어떻게 생각하면 애플의 라이트닝 이어팟에 비교하여 장점도 있는 것 같긴 하지만 QCY 같은 업체에서 나오는 저렴한 진짜 무선 이어폰도 있으니 여전히 애매하긴 하군요. 세상은 참 다양한 생각과 시도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1. 참고로 아이리버에서 만든 다른 브랜드로 아스텔앤컨이라는 고급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로 잠깐 빛을 보기도 했지만 영광의 시절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본문으로]
  2.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만5천원대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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