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여기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LPG(Liquefied Petroleum Gas; 액화석유가스)에 대해서 처음 들어본 분들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스를 액화시킨 LPG는 이미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죠. 특히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대로 LPG 자동차는 이제 길거리에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2016/09/10 - 발전하고 있는 친환경 LPG 자동차, 직접 타보니
하지만 그런 LPG가 대한민국에서 사랑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LPG는 어떻게 자리잡았나?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LPG는 일부 부유층만 이용 가능한 사치품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서 일본에서 전부 들여와야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1964년 대한민국 울산시에 대한석유공사 울산 정유공장이 가동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이후 LPG는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린 걸음으로 우리의 일상에 다가오게 됩니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가 운영되고, 가정에 주방연료로도 공급되는 등 점점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에 LPG는 깊게 파고 들어갔습니다.
특히 1, 2차 오일쇼크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연료에 큰 변화를 줍니다. 석유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경제성이 뛰어난 LPG에 사람들이 눈을 돌린 것이죠. 우선 1차 오일쇼크 이후 택시들이 LPG 차량으로 개조되기 시작했고, 2차 오일쇼크를 맞은 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이후 택시의 LPG 사용에 대해 전면적인 허용에 이르게 됩니다.
IMF 사태라는 국가적인 경제난 이후에도 고유가 정책에 의해 LPG는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택시 뿐만 아니라 레저용 RV 차량 또한 LPG를 채택하는 경우가 늘어나죠. 큰 부피를 차지하는 LPG 탱크 또한 도넛형이 만들어져 그 부담도 덜게 되었고 LPI(Liquid Petroleum Injection) 방식이 개발되어 그 효율 또한 좋아졌습니다.
다만 지금은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의해 LPG는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소유의 승용차, 또는 공무용으로 사용되는 관용차, 택시, 렌터카, 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에만 사용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경차와 하이브리드차, 일부 승합차로만 이용 가능합니다. 다행히도 2017년부터는 등록된지 5년이 지난 차량은 일반인도 인수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뿐만 아닙니다. 예쁘고 다양한 색상으로 만들어진 LPG 가스통은 캠핑 등 야외에서 활용할 수 있게 변신했으며 도서산간 등 낙후되어 도시가스가 들어오기 힘든 지역에는 LPG 배관망을 설치하여 가정에서 취사난방용 연료를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취약 지역에 LPG 소형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집집마다 배관을 설치해 마치 도시가스처럼 이용하게 하는 방식이죠. 유통 단계가 줄어들어 연료비도 절약되고 가스통 배달의 번거로움도 사라집니다. 안전성도 5배 이상 좋아진다는군요.
LPG는 미래에 무슨 역할을 할까?
이처럼 LPG는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요즘 다시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친환경 측면입니다. 요즘 사회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PM10)와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이 무척 적다는 점은 LPG의 다양한 특징 가운데에서도 분명히 주목할만한 부분이죠. 특히 최근의 추세인 엔진의 다운사이징과 함께 차세대 기술로 개발 중인 LPDI 엔진의 존재는 완전히 에너지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LPG는 자동차 연료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합니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LPG를 생각해 볼 때 또 하나 볼 수 있는 관점은 바로 비상대책용 에너지라는 점이 되겠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11년 대지진 이후 재난 대응 에너지로 LPG의 비축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다른 에너지와 달리 이동과 보관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이겠죠. 최근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대한민국 또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겠죠.
지금까지 세편에 걸쳐 LPG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LPG가 완벽한 만능의 에너지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LPG는 분명히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장점을 가지고 있고, 그 방대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가운데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에너지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남은 것은 우리가 얼마나 LPG를 더 편리하게 효율적으로 친환경적인 면을 살리면서 안전하게 쓰느냐는 문제겠죠. 앞으로도 주욱 지켜보겠습니다.
포스트 작성을 위해 대한LPG협회로부터 소정의 저작료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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