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4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국내에 발매되었습니다. 삼성의 또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와는 다르게 대화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데다가 S펜과의 결합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도입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갤럭시 S가 이런 저런 보조금 열풍에 휘말리는 동안에도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고고하게 자신의 가격대를 유지했죠.
그런 만큼 이번 신작 갤럭시 노트4가 가져온 변화는 한번 정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는 QHD 패널이나 OIS 카메라, 2048단계의 감도를 가진 S펜 등 갤럭시 노트4가 가진 당대 최강이라 부를 수 있는 하드웨어 제원에 대한 부분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은 조금 더 깊숙히 숨어있는 이야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요?
1. 가라 퀄컴, 와라 엑시노스
원래 삼성전자는 자사의 플래그십 모델에 최신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적용해 왔습니다. 성능 면에서도 출중하기 때문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는 말은 곧 고성능으로 통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환영이었죠. 그러나 LTE 시대가 오면서 AP와 짝을 이루는 모뎀 프로세서 부분을 퀄컴이 선점하는 바람에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에도 퀄컴 프로세서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국내판 갤럭시 노트는 첫번째 모델부터 LTE 때문에 퀄컴 프로세서를 써야 했던 모델이었죠.
특히 우리나라는 LTE, LTE-A, 광대역 LTE-A까지 숨가쁘게 LTE Category 6까지 발전하는 바람에 더더욱 힘들었죠. 하지만 갤럭시 노트4는 퀄컴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삼성의 엑시노스 5433 프로세서도 함께 사용합니다. 특히 국내판의 경우에는 엑시노스 5433 프로세서가 들어가고 모뎀 프로세서는 삼성 자체 모뎀과 인텔 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는 그동안 오래 지속되었던 퀄컴의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미 갤럭시 S3나 갤럭시 알파, 그리고 몇몇 갤럭시 중/보급형 기종에서 엑시노스와 자체 모뎀 칩을 사용한 예가 있습니다만 최신 LTE Cat.6를 지원하는 갤럭시 노트4에 채용된 점은 확실히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참고로 삼성의 엑시노스 5433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에 비해 더 낮은 클럭 주파수로 더 높은 성능을 내고 있으며 32비트 뿐만 아니라 64비트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공식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1
2. 디스플레이, 더 커질 필요가 없다?
갤럭시 노트 원작은 5.3인치, 갤럭시 노트2는 5.5인치, 갤럭시 노트3는 5.7인치 이런 식으로 화면 크기가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분들이 이번에는 5.9인치가 되는게 아니냐고 생각하셨지만 그러지 않았죠. 갤럭시 노트4의 화면 해상도는 QHD로 늘어났지만 그 크기는 여전히 5.7인치입니다. 세세하게는 전작에 비해 화면은 약간 작아졌지만 폭은 좀 더 줄어들고 높이는 좀 더 늘어났습니다.
삼성전자는 대화면 스마트폰이라고 하지만 더 이상 커지면 오히려 불편한게 아닐까라고 판단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경쟁사들이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성공으로 너도 나도 대화면 폰을 만들어 낼 때 원조를 자부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사만의 철학을 내세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죠. 현재 시점에서 갤럭시 노트4의 크기가 대화면 스마트폰으로서 가장 적정한 수준이라고 삼성전자는 선언하는 셈입니다.
3. 메탈프레임 도입
전통적인 플라스틱 소재에서 벗어나 갤럭시 알파에서 처음 도입한 메탈 프레임을 노트4에도 채용했습니다. 덕분에 그 스타일은 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만, 전체적인 느낌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화면이 크다보니 메탈 프레임이 적용되는 옆보다는 전면이 주는 인상이 더 강해서 그런 듯 합니다.
다만 메탈 프레임의 도입과 함께 갤럭시 S5에 들어갔던 방수방진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했던 부분이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리 열광적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4. 고유 UX 강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모두 안드로이드를 이용하고 있고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만드는 OS입니다. 안드로이드 초기에 그 세력이 약할 때에는 각 휴대폰 제조사가 보다 자유분방하게 OS를 개조해서 썼지만 버전이 올라가 안드로이드의 완성도가 좋아지고 그 점유율도 늘어나면서 구글의 영향력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었죠. 지난 갤럭시 S5 때부터 메뉴 버튼 대신 도입된 최근 앱 버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곤란한 부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구글이 지향하는 일관적인 안드로이드 UX가 과연 이용자에게도 편할 것이냐는 물음은 차치하더라도 그대로 뒀다가는 UX 면에서 타사 제품과 차별성이 부족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갤럭시 노트4에 들어간 새로운 UX들입니다.
S펜의 감도를 올려 보다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살리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마치 마우스처럼 활용하는 스마트 셀렉트와 함께 최근 앱 화면을 멀티윈도우 인터페이스로 새롭게 활용하는 등의 변화는 이전과 달리 실용적인 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5. 액세서리 축소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배터리가 이번에는 하나만 들어갑니다. 분명히 배터리의 효율이 전보다 올라갔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전통적으로 두개씩 제공하던 삼성전자의 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낯설죠. 별도로 파는 배터리 충전 거치대와 배터리를 포함한 가격을 포함해도 분명히 전작의 출고가보다 싸긴 하지만 석연치 않아하는 분들이 아마 적지 않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오래 전부터 갤럭시 해외 출시판에는 배터리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도를 통해 불필요한 액세서리를 최대한 출여서 판매 가격을 낮추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만, 단통법도 있고 이통사도 있는 꼬여있는 휴대폰 시장에서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그래도 스마트 고속 충전 기술을 도입하여 전용 충전기를 통할 경우 0~50%까지 충전하는 시간을 30분 정도로 단축시켜 놓는 배려는 잊지 않았습니다만.
정리해 볼까요?
우리는 갤럭시 노트4를 통해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에는 앞으로 퀄컴보다는 자사 프로세서를 더 많이 채용할 것이고 노트 시리즈의 화면 크기를 5.7인치 수준으로 정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플래그십 모델에도 메탈 프레임을 도입하며 타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고유 UX를 더 많이 개발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액세서리에서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더 줄이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2
이러한 변화가 과연 이용자들에게 좋은 것일지 아닐지는 각각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삼성전자의 의도가 어떤 방향을 향한 것은 분명합니다. 삼성전자가 향하는 곳이 이용자와 함께 Win-Win 할 수 있는 방향이길 바랍니다. 갤럭시 노트4에 대한 다른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또 풀어보겠습니다.
이 글을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갤럭시 노트4 단말기와 저작료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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