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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와 만난 LG Vu 3, 그 숨겨진 가치를 찾아보니

늑돌이 2013.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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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여명기에 있어서 꽤나 잘 나갔던 곳입니다. 쫀득쫀득한 QWERTY 키패드는 알파벳 문화권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이메일이나 메시지 위주 분야에서 큰 사랑을 받았죠. 하지만 풀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고 이들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오래된 OS에 한단계 아래의 하드우어를 가진 블랙베리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바람에 이제는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된 상태죠.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말에 RIM이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블랙베리는 시장에서는 거의 쫓겨났지만 여전히 블랙베리를 사랑하는 이들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국내나 해외나 모두 LG전자의 마지막 쿼티 키패드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Q2 이후로 QWERTY 스마트폰이 전멸 상태인지라 그 갈증은 해소할 수 없지요. 그런데 뷰3를 만지면서 문득 저는 뷰3에서 블랙베리의 향기를 맡았습니다.


블랙베리 vs. Vu 3?

이 글은 어디까지나 LG Vu 3가 주인공입니다.


꽤 인기를 모았던 블랙베리 9900입니다. 쫀득쫀득한 키감에 한손에 꼭 쥐어지는 크기와 두께, 640x480의 깔끔한 화면은 가히 블랙베리 볼드 시리즈의 완성판이라 볼 수 있죠. 하지만 옛날에 만들어진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한계와 한국에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부족,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유명무실해진 BIS로 인해 예쁘지만 쓰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던 제품이기도 하죠.

이런 정통파(?) 블랙베리 말고도 QWERTY 키패드 때문에 화면이 작다는 불평이 이어져서 풀터치스크린을 구현해 본 제품도 있었습니다.


STORM이야 지우고 싶은 역사일테니 제외하고

이 글은 어디까지나 LG Vu3가 주인공이라니까요.


슬라이드 형태로 만들어서 풀터치스크린과 QWERTY 키패드를 동시에 노린 토치 시리즈도 있었죠. 다만 이 경우 쿼티 키패드의 쫀득함이 블랙베리 볼드만큼은 아니었던게 아쉬움이었습니다. 풀터치스크린 모드에서의 화면 해상도나 성능도 경쟁 제품보다 한수 아래였죠.


그런데 이거 보시죠. 풀터치스크린 모드에서의 가상 QWERTY 키보드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뷰3가 등장할 차례입니다.


LG Vu3, 블랙베리와 닮은 점

주인공 등장!


블랙베리를 좋아하던 분들이 이전의 블랙베리 제품들에 바라는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블랙베리는 어떤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기에 시장에서 이렇게 몰락한 걸까요?

저도 한때 블랙베리 이용자였지만 충분한 크기에 치기 좋은 QWERTY 키패드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더 넓고 미려한 화면과 편의성,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운용할 수 있는 고성능 정도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이들을 모두 포함하고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정도의 휴대성은 물론이고요.

아시다시피 블랙베리는 이러한 요망에 대해 너무 늦게, 그리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했습니다[각주:1]. 그 결과는 모두들 아시는 바와 같고요.

주인공은 왼쪽!


그런데 뷰3를 쓰다보니 제조사도 다른 이 제품이 오히려 블랙베리 이용자의 바람을 상당 부분 충족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LG Vu 3, 블랙베리와 닮았지만 닮지 않았다

우선 뷰3는 블랙베리와 마찬가지로 제품이 기존의 와이드 비율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한발자국 벗어나 있어서 손에 쥐고 키입력을 할 때 본체의 균형을 잡아주기 편합니다. 패블릿 제품군을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화면이 커지고 제품이 커지면서 지나치게 위아래로 길면 하단을 잡고 가상 키보드 입력을 할때 본체의 윗부분이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뷰3는 비율이 달라서 그런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비록 물리 키패드는 아니더라도 뷰3의 가상 키패드는 패블릿답게 넉넉한 크기로 기존 스마트폰들에 비해 훨씬 오타가 적은 편입니다. 화면 전체 크기는 다른 패블릿이 더 클지 몰라도 화면의 가로 폭만큼은 더 크거든요. 진동 피드팩이 있어 조금이나마 물리 키패드의 아쉬움을 달래주고요.



안드로이드의 풍부한 소프트웨어 풀은 블랙베리로 도저히 돌아갈 수 없게끔 만듭니다. 뷰3의 멋진 기능 가운데 하나인 하이파이 오디오 재생이나 이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본기인 고화질 동영상에 자막 파일을 곁들여 보는 일은 블랙베리에서는 힘들거나 불가능한 일이었죠. 여러가지로 아쉬웠던 웹 서핑은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용 페이지에서도 그 속도와 질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뛰어난 카메라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죠. G2의 OIS가 빠진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현세대 스마트폰 가운데에서도 괜찮은 화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블랙베리 덕분에 돌아본 LG Vu 3



블랙베리는 이제 국내에서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해외에서도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그 블랙베리가 좋았던 시절의 장점과 블랙베리 이용자들의 바람을 풀터치스크린이라는 구조에서 제법 많은 부분 소화해낸게 블랙베리의 BB10 계열 제품이 아닌 오히려 LG의 뷰3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뷰3용으로 탈착식이나 슬라이드 방식의 엄지손 QWERTY 외장 키패드를 누군가 만들어 팔아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그럴 리 없겠죠. 그래도 지금의 넉넉한 가상 키보드만으로 때때로 블랙베리의 넉넉한 QWERTY 키패드를 누르던 감각이 떠오르곤 합니다. 결론적으로 뷰3는 참 여러가지 매력을 가진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LG전자로부터 LG Vu 3 단말기를 제공받았으며 이 글의 내용은 모두 제 책임입니다.



  1.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보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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