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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홈, 안드로이드 런처 전쟁을 불러일으킬까?

늑돌이 201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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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홈을 발표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많은 이들로부터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폰이나 OS가 나온다는 등 다양한 소문이 있었지만 공개된 페이스북 홈은 정작 그 예상과는 동떨어져 있는 존재였습니다.


페이스북 홈 = 런처?


그날 발표된 페이스북 홈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리 새로울 것은 없는 존재였습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홈 런처와 위젯의 결합이죠.


잠금 화면이나 배경 화면으로 자신과 관련된 피드를 보여주는 커버피드는 위젯을 연상시키고


페이스북 메시지와 휴대폰 문자를 통합한 챗헤드는 이 분야의 선구자인 블랙베리를 연상시킵니다.


앱 시작관리자는 전형적인 홈 런처의 기능과 비슷하죠.

모든 곳에 페이스북의 여러가지 기능들이 잘 녹아있긴 합니다만, 혁신적이고 발전적인 기술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 홈을 그냥 기술로 보기에는 뭔가 부족한 시각일 겁니다.


페이스북 홈, 런처지만 런처와 다르다.


페이스북 홈이 런처의 형태를 택한 것은 자체 OS나 하드웨어를 만드는 부담 때문만은 아닙니다. 페이스북의 재력과 인력이라면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페이스북은 그저 런처와 위젯의 결합 형태, 한마디로 앱 하나를 만드는데 그쳤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스마트폰을 써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기본 UI를 담당하는 런처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용자를 맞이하는 첫 화면이자 가장 많이 보는 화면이기 때문이죠.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은 이를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해서 아예 타사가 손을 못 대게 하고 있을 정도죠.

곧 나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4. 페이스북 홈이 1차 지원하는 기종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나마 안드로이드 진영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덕분에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는 물론이고 이동통신사도 그들이 원하는 화면을 이용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그리 좋지 않죠.
제조사건 이동통신사건 그 기업만으로는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다 채워주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화는 카카오톡을 써야 하고 사진은 인스타그램을 써야 합니다. 음악은 구글 플레이 뮤직을, 영상은 유튜브를 보고 싶습니다. 제조사나 이동통신사나 각 업체가 가진 콘텐츠만으로 스마트폰의 홈 화면을 꽉꽉 채워주고 싶지만 가능하지도 않고 시도해봤자 불평만 살 뿐이라는 걸 알고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한 상태죠.

하지만, 페이스북이 한다면 어떨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페이스북은 현재 커뮤니케이션과 소셜 네트워킹에 관련된 거의 모든 콘텐츠와 솔루션을 다 갖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적인 측면은 말할 것도 없고 메신저를 통해 문자 뿐만 아니라 음성 통화도 가능한 상태죠. 이를 감안하면 페이스북은 자사의 것으로 스마트폰의 런처와 위젯을 거의 다 채워놓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좀 어색하겠지만 페이스북과는 상관없는 다른 앱도 실행시키게 할 수 있고 말이죠.

게다가 런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자 입장에서 한번 써볼까...? 하는 식으로 부담없이 설치하여 실행해 보는 것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직 페이스북 홈이 정식 출시되지 않아 그 완성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럭저럭 잘 만들어졌다면 평소에 페이스북을 즐겨 쓰던 많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홈을 쓰면서 '전용 런처'라는 그 편리함에 젖어 한번 깔았다가 계속 쓸 수도 있겠죠.


페이스북 홈을 위한 일종의 레퍼런스 폰인 HTC First 또한 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나온 상태입니다. 이로써 페이스북을 PC 등 다른 도구로 쓰던 이들도 스마트폰으로 끌어들일 태세가 된 셈이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그 화면을 잡기 위한 전쟁 시작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전략이 낯선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회사의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꽉 채워줄만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부족했다는 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나 이통사가 아닌 포털이라면 도전해 볼만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네이버와 다음 또한 각각 자회사와 외부 투자를 통해 런처를 공개했거나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런처 그 자체에 맞춰진 모습입니다만, 페이스북 홈의 출시에 자극받아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으로 도약 중인 카카오 또한 준비 중이라더군요.

기회는 있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제조사나 이동통신사 또한 절치부심하여[각주:1] 페이스북 홈에 대응하는 새로운 런처를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하니 어떻게 합종연횡하여 콘텐츠와 서비스를 배치할지도 봐야겠죠. 안드로이드의 구글 또한 페이스북 홈의 성공 여부에 따라 차기 OS에서의 런처의 지향점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 홈 또한 현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2, 갤럭시 S3, 갤럭시 S4와 HTC의 One X와 One X+만 지원한다고 하지만 지원 범위를 빨리 늘려야 겠죠.

반면 애플의 iOS쪽[각주:2]은 런처 자체를 보통의 방법으로는 바꿀 수 없기에 현재는 그냥 관찰만 하겠지만 구글과 마찬가지로 차후 업그레이드에서는 페이스북 홈의 성공 여부가 반영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스마트폰 초기에 나왔던 최적화 위주의 런처 경쟁이 아닌 이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에 대한 런처 경쟁이 조만간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에 나오는 런처들은 예전처럼 기업이 이용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닌 정말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경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라고 쓰지만 '윗분들의 지시에 따라' 라고 읽습니다. [본문으로]
  2. 존재감은 없지만 윈도우폰8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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