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앱#서비스

교보문고 sam, 서비스와 단말기로 살펴보니

늑돌이 2013. 2. 24.
반응형
우리나라 서점 계의 큰 손인 교보문고는 e-book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e-book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다양한 e-book 전용 기기와 앱을 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관심있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이북 시장은 미약하기 그지없죠.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2012년 전자책 판매 동향'에 따르면 전체 도서 매출의 2%에 불과한 시장을 점유했다고 합니다. 이북 시장이 활성화가 안 되고 있는 이유에는 책읽기가 쉽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들의 여건이나 콘텐츠의 부족, 선뜻 손이 안 가는 가격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누구 하나 제대로 해결책을 내세우고 있진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쇄 출판 위주로 짜여져 있는 기존의 출판 시스템을 개혁하기는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그 와중에 교보문고가 새로운 전자책 서비스이자 이북 리더인 SAM을 발표했습니다.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화려한 런칭 행사를 가졌던 SAM


그런데 sam은 이름은 하나지만 실제로는 하나가 아닙니다. 교보문고가 내놓은 새로운 이북 리더 하드웨어를 뜻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북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처음 봤어요. 손미나 아나운서.


그래서 이 글에서도 두가지를 나눠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선 서비스죠.


서비스로서의 sam : 회원제 고급형 도서대여점?

sam 서비스를 직접 발표하던 교보문고 서정도 대표. 이 분은 sam을 쌤이라고 발음... 그 뜻을 따라가면 샘이 맞을텐데.


서비스로서의 sam은 기존과는 다른 가격 체계의 이북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가격 파괴적인 성격 또한 갖고 있으며 그동안의 이북 시장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회원제 서비스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한마디로 약정 기간을 갖고 회원제 서비스에 가입하며 월 회비를 냅니다. 그리고 가입한 서비스에 따라 정해진 권 수의 전자책을 다운로드 받아 보는 것이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과연 회비가 얼마고 받을 수 있는 책은 몇권이냐 겠죠.

(출처 : 교보문고 홈페이지)


가격표는 위와 같습니다. 전자책 리더 단말기인 sam을 구입하는 것과 구입하지 않는 두가지 옵션이 있는데, 구입하지 않는다면 1년 약정이고 PC,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각주:1]. 구입하는 경우라면 2년 약정이 기본으로 되고 월 2,500원~4,000원의 금액이 늘어납니다. 약정이라는 낱말이 들어가 있는 것에서 눈치채실 듯 한데 월간 계약이 아닌 연간 계약입니다. 특히 단말기를 함께 구입하는 경우에는 2년간 계속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아마도 가장 많은 분들이 쓸 것 같은 sam5를 기준으로 좀 더 파고 들어가 보면 단말기를 제외할 경우 책 한권을 한달에 3,000원에 보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단말기를 포함하면 4,000원이 좀 안 되는 금액이 되겠죠. 3,000원짜리건 5만원짜리건 모든 책이 다 똑같이 취급된다는 것이 이 sam 서비스의 무서운 점입니다. 매달 다섯권 이상 씩 새 책을 사서 볼 정도로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조건입니다.

(출처 : 교보문고 sam 서비스 안내 페이지)


또 한가지, 교보문고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전자책들은 판매가 아닌 6개월 대여에 해당합니다. 이 6개월 동안은 횟수에 상관없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점은 편리하군요.

이 밖에도 샘통을 통해 독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독서노트를 통해서는 이용자의 독서 패턴을 분석하여 좋은 책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있으면 분명 좋은 요소지만 제대로 그 유효성을 판단하려면 6개월~1년 정도 후에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콘텐츠를 볼까요? sam은 교보문고가 가진 모든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계약을 맺은 출판사가 내놓은 전자책만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전자책 콘텐츠인데, 그마저도 이용을 다 못 하다니 아쉬워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는 교보문고가 빠른 속도로 그 수를 늘린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현재 sam에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 수는 이 리뷰를 쓰는 2013년 2월 24일자 기준으로 한권 한권 세어보니 총 16,102권입니다. sam 서비스 가입 전에 자신이 원하는 서적이나 출판사가 이용 가능한지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자, 정리해 보죠. 한마디로 서비스로서의 sam은 교보문고가 제공하는 전자책판 고급형 도서 대여점이 아닐까 합니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6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달에 정해진 권수씩 책을 빌려주는 서비스지요. 빌린 책은 6개월 동안 언제든 읽을 수 있습니다. 무거운 진짜 책의 부담없이 말이죠.

다만 아직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입니다. 그리고 영구 소장을 원하는 경우, sam으로 다운로드를 이미 받았다면 보다 저렴하게 영구 소장이 가능하게 하는 옵션을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연간 계약을 맺는 만큼 문턱이 높은 편인데, 기존 교보문고 애용자에게는 보다 좋은 조건으로 sam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 관련 연결고리 : http://sam.kyobobook.co.kr/sbweb/samclub/samclubMain.ink


단말기로서의 sam

이번에는 이북 리더, 하드웨어로서의 sam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이 sam을 만든 업체는 다름아닌 아이리버입니다. 원래 MP3 플레이어로 유명했던 아이리버는 이북 리더인 스토리 시리즈를 만들어 이북 애호가들에게 꽤 좋은 평가를 들었던 회사지요. 그런 만큼 기본적인 만듦새에 대한 믿음은 가져도 좋을 듯 합니다.


sam의 상자는 전자제품보다는 책이나 다이어리 같은 느낌입니다. 노렸겠죠.


부속은 단촐합니다. 본체, 간단설명서, USB 케이블 뿐입니다.


하단에는 세개의 버튼이 있어요. 터치식이 아니라 눌러야 반응합니다. 그리고 이 버튼들의 배치와 모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sam은 안드로이드 기반입니다.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가 들어가 있죠. 이는 경쟁 제품이라 할 수 있는 크레마도 같습니다. 이북 리더 수준에서는 굳이 ICS 정도의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듯 합니다.


sam의 제원은 위와 같습니다. 화면 크기는 6인치입니다. 무게는 실제로 재봐도 정확하게 202g 나오는데 전에 크레마보다 20여g 가볍네요.


기본 내장 메모리는 4GB지만 실제 사용가능한 메모리는 2.4GB 정도 됩니다. 뭐 마이크로 SD 메모리가 워낙 싸니까 별 문제 안 됩니다.


밑으로 전원 스위치와 마이크로 USB, 그리고 마이크로 SD 슬롯이 있습니다. 32GB까지 확장됩니다.


색상은 하양과 까망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번 sam 제품 출시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케이스가 많이 선보였습니다. 제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포레스트그린의 제품입니다.


만져보시면 알겠지만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적으로 들어있는 케이스가 아닙니다. 제법 완성도가 있어요. 현재 sam 서비스 가입시 케이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관련 연결고리 : http://kyoboebooksam.co.kr/



자, 이 제품은 켜자마자 펌웨어 업데이트가 떠 있습니다. 초기 펌웨어는 터치 관련 오류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들었던지라 다짜고짜 깔았습니다.


음... 독특하게 가로 모드로 다운로드를 받는군요. 참고로 이 화면 말고는 sam에서 가로 모드를 구경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요.


sam의 기본 화면입니다.

좀 아쉬운게 더 쌈빡한 디자인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sam을 켜면 제일 처음 보는 화면인데 그래도 좀 멋졌으면 좋겠습니다.
초기 상태에서는 기본으로 보라는 무료 전자책들이 목록에 남아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WiFi를 통해서 다운로드 받아서 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북 뷰어 상태에서의 보기설정인데, 있을만한 기능은 대부분 존재합니다. 다만 이 설정은 교보문고나 공개 ePub 형식의 전자책을 읽을 때만이고 다른 형식의 문서에서는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형광펜, 메모, 사전검색 기능이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 기능이고 아직 기기를 써본지도 오래 되어 일단 되는 것만 확인했습니다.


파일... 음. 샘플 화면을 잘못 골랐나요.

물론 sam이 교보문고 전자책만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문서들을 위해 가로 모드도 제공되길 바랍니다.


폴라리스 뷰어가 내장되어 있어서 오피스 문서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가로로 긴 문서가 있을 수 있으니 폴라리스 뷰어에서만이라도 가로 모드도 이용 가능하면 좋겠네요.
 

PDF 문서도 폴라리스 뷰어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DRM이 안 걸려있다면 시중에 공개된 ePub 문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의 텍스트 파일도 당연히 가능하죠[각주:2]. 다만 이 경우에는 글꼴 조정은 안 되고 글자 크기만 바꿀 수 있네요.

ZIP 파일로 압축된 이미지들도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에 저촉되지는 않아야겠지만 스캔한 서적도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죠. 특히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감상할 경우 확실히 800x600 해상도의 제품보다 더 낫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sam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들


sam 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들입니다. 다른 이북 리더의 경우에는 별도의 방법을 써서 깔아야 하는 프로그램들이 좀 있는데 여기서는 많이들 내장해 놨습니다. 반응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만 폴라리스 뷰어나 사전은 여기 표시되지 않나 봅니다.


이런 텍스트 파일이나 PDF, 압축 파일의 이미지는 USB 전송을 통해 복사해 놓으면 케이블 연결을 끝내고 나면 sam이 알아서 판단하여 추가시켜 줍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무데나 복사해놓는 것보다는 폴더를 정리해 놓는게 낫지만 제법 편리해요. 다만 이런 식으로 추가하면 이북 서재의 경우 파일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지면 보고 찾기가 불편해지더군요. 개선이 필요하긴 합니다.


아직 제가 이 제품을 이용해 본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슬슬 마무리를 져야 할 듯 하네요.

종합적으로 볼 때 제조사인 아이리버가 이북 리더 하드웨어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만큼 기능 면에서 볼 때 그리 부족함없이 만들어 내놓은 것 같고, 전반적인 반응 속도도 꽤 빠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PDA 시절부터 갖고 있던 텍스트 파일이나 PDF로 된 문서를 포기할 수는 없었는데 기본 기능만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은 좋군요.
국산이기 때문에 발견되는 버그나 문제점 또한 빨리 고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단말기로서의 sam에 대해 크게 두가지 정도 아쉬움이 남는군요.

우선 위 화면들에서 보시고 이미 많은 분들이 카페에서 이야기하셨다시피 다른 e-ink 방식의 이북 리더에 비해 왠지 좀 흐릿한 느낌이 듭니다. 전시장에서도 느꼈고 집에서도 확인해 봤는데 역시나 좀 흐릿한 느낌이 들어요. 여러가지로 조사해보니 sam에 적용된 강화유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빛 반사도 좀 있고 말이죠. 대신 튼튼해져서 이용자들이 좀 더 험하게 다뤄도 멀쩡힐 수 있겠지만 가독성 면에서 익숙해 질 수 있을지는 2~3주 정도 더 사용해 보고 결론을 내려야 할 듯 합니다.

또 한가지는 글꼴입니다. 역시 앞에서 보셨겠지만 sam에서는 e-ink 디스플레이에 최적화하지 않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글꼴들을 그냥 가져다 쓰는 것 같은데 sam의 화면과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1024x768이라는 비교적 높은 해상도를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UI나 이북 상에서 글꼴 때문에 지저분하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부분이 종종 있습니다. 글꼴에 대한 최적화와 함께 화면의 각 구성요소들에 대한 크기 조정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서비스로서의 sam은 한번 기대해볼만한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 도서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한다는 시각마저 있는 것 같지만 어차피 아직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있어야 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sam 서비스의 런칭은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그 여파까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 이용자 입장에서야 일단 자신이 원하는 책이 sam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느냐가 중요한 만큼 교보문고는 sam 콘텐츠 확보에 가장 많이 신경써야 할 듯 합니다.

단말기로서의 sam은 완성도 면에서 보면 확실히 어느 정도 수준 이상입니다. 다른 리더에 비해서도 반응이 빨라 쾌적한 편이고 말이죠. 다만 강화유리와 글꼴 때문에 가독성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소프트웨어로 해결이 가능할테니 빨리 고쳐졌으면 좋겠네요.


이 포스트는 해당 기업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현재 안드로이드 쪽은 앱이 나와있고 iOS 쪽은 승인 중이라니 조만간 나올 듯 하네요. [본문으로]
  2. 초기판에서는 안 되고 펌웨어 업그레이드 후 가능해졌답니다.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