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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를 시작으로 LTE에도 이른 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시작했습니다. 뭐 관심있는 분들이야 다 한번씩 살펴보셨겠지만 이게 3G 시절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와는 사뭇 다릅니다. '무제한'이라는 이름만 달고 있을 뿐 어디까지나 엄격한 제한이 걸려있는 요금제죠.
3개 이동통신사가 각각 '무제한 데이터'라는 미명 아래 요금제를 내놨지만 굉장히 비슷합니다. LG U+와 KT는 최소한 월 10만 4천 5백원의 요금을 내는 사람들에게만 가능합니다. SK텔레콤은 여기서 모자라 월 11만 9천 9백원 요금제에서만 되는군요. 점유율 1위 이동통신사의 자존심을 이런 데에서만 볼 수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1
이런 비싼 요금제를 써도 '무제한'은 결코 아닙니다. 각 요금제에 딸린 기본 데이터 제공량에 더해 하루 3GB까지만 LTE의 속도로 이용 가능합니다. 나머지 데이터에 대해서는 속도 제한이 걸리게 됩니다. U+와 KT의 경우 2Mbps군요. SK텔레콤은 속도 제한이 걸리긴 하는데 구체적인 제한 속도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2
그 밖의 자잘한 혜택이 붙어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설명이 끝날 정도로 3개사가 왜 그리도 비슷한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요금제도 그렇지만 말만 담합이 아니지 이동통신 3사 요금제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결과물 같이 보일 정도입니다. 얼마 전의 LTE 데이터 쉐어링과 마찬가지로 '이래도 가입할거냐?'고 외치는 듯한 이동통신사의 강력한 의지가 느껴지네요.
이 요금제가 절대적으로 '제한'이 걸린 요금제인데도 불구하고 '무제한'이라는 이름으로 홍보되는 거 자체가 마음에 안 듭니다만, 이동통신사가 교묘한 점은 따로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이 '무제한 LTE'에 해당되지 않는 요금제를 쓰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 주변을 돌아봐도 위의 요금제를 이용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럼 현 시점에서 과연 얼마나 되는 이용자가 소위 '무제한 LTE'를 즐길 수 있을까요? 정확한 통계야 이동통신사가 갖고 있고 영업비밀이라는 명목 하에 절대 밝히지 않을 정보겠습니다만, 그나마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다.
2012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가장 많은 이용자들은 역시나 54,000원~64,000원의 요금제를 이용 중입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의 막대 위의 4.3%가 아마 여기서 알고자 하는 수치에 가장 가까운 값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정액 요금 이용자는 92.2%이므로, 결국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약 3.96%의 이용자만이 74,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 중인 셈입니다.
이 숫자는 3G도 포함한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만, 편의상 LTE 이용자에게도 그대로 적용해 보면 1700만명으로 추산되는 LTE 사용자들 가운데 3.96%를 계산하면 약 67만 4천명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숫자도 정확하지는 않죠. 여기서 나온 값은 어디까지나 월 7만 4천원, 부가세 포함해서 8만 1천 4백원 이상의 요금제이고 위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요구하는 10만원대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나마 LG U+와 KT에 비해 SK텔레콤의 경우에는 요구 금액이 12만원에서 백원 모자라게 더 높고 LTE 이용자도 가장 많으니 LTE '무제한'의 맛이라도 볼 수 있는 사용자는 67만명은 커녕 그 반도 안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전체에 비하면 극소수의 이용자를 위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이동통신사는 이를 엄청나게 홍보해대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람의 수는 정말 적은데 말이죠. 3G 시절과 같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LTE 데이터 쉐어링처럼 형식적으로라도 대응하기 위한 것 뿐만은 아닙니다.
예전 처음 스마트폰이 각광받던 3G 시절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미끼로 월 6만 5백원짜리 요금제로 이용자를 대량으로 이동시키며 기존 휴대폰 사용자에 비해 스마트폰 이용자의 월 요금이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이번 또한 무제한 요금제라는 명목으로 이용자들에게 월 10만원이 넘는 요금제를 이용하도록 낚고 있는 것입니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무제한'이라는 마법의 단어로 지금보다 더 많은 정액 요금을 원하고 있습니다. 3
3G 시절에 비하면 그 금액은 두배로 늘어난 대단한 낚시인 셈입니다. 3G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제한을 걸어놓고 말이죠. 스마트폰에서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엄청난 수준의 요금 상승을 이뤄냈던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비슷하게 LTE 시대에도 고액 요금제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정말 좋겠죠. 하지만 이용자 입장이라면 이런 조건의 '무제한' 요금제는, 글쎄요.
그러니 저는 여러분께 권합니다. 현존하는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가입은 정말 심사숙고 끝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낸 돈 만큼 뽑아낼 수 있는 고수 분들이라면 괜찮지만 그냥 '무제한'이라는 말에 쉽게 넘어가시지는 말았으면 좋겠군요.
그저 좋은 품질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괜찮은 가격으로 이용하고 싶을 뿐인데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참으로 복잡하고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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