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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2.0, 내비게이션에서 플랫폼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

늑돌이 201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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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이 포문을 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은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나오면서 기존의 전문 내비게이션 단말기 시장을 축소시킬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통신사가 자사 고객들의 충성도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발전을 주도했었지만 실질적인 무료 내비게이션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또 한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록앤올의 김기사가 있었습니다.


김기사는 광고를 실은 무료 내비게이션으로 등장하여 급성장을 거듭, 1위인 티맵 내비게이션을 이길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그 김기사가 2.0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플랫폼으로 가는 김기사 2.0


김기사 2.0은 카카오톡이 그랬던 것처럼 특정 기능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일종의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버전입니다. 전작이 철저하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지향했다면 이번 판은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생각하고 만들어졌습니다.


내비게이션이 플랫폼이 된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거리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말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김기사와 같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주행 중에는 대부분 켜져있고 그동안 만큼은 이용자의 위치 정보에 대해 풍부하게 얻어낼 수 있습니다.

김기사 2.0이 내세우는 부분은 바로 그 장소에 대한 정보입니다. 김기사는 그 구조상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으려면 목적지를 무조건 벌집 모양의 패널에 저장해야 하죠. 그 저장한 목적지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펼쳐보겠다는 것이 김기사를 만드는 록앤올의 의도입니다. 이미 1.0에서도 맛집 서비스인 포잉이나 대리운전 서비스와 연계하고 있죠.


2.0에서는 일종의 사이버머니인 허니를 도입하고 이를 이용한 광고 제거 아이템이나 폴더 만들기 등의 기능이 유료로 제공됩니다. 다른 이에게 자신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문자를 자동으로 보내줄 수 있는 기능도 있군요.


이용자들의 참여


이렇게 김기사 2.0이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면 이용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이미 400만명이 넘는다는 김기사로 매달 3500만건 이상의 길 안내를 받는 사람들이죠. 이미 각 이용자들의 경로, 이동 속도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더 빠른 길을 안내하기 위한 일환으로 타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 내비게이션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죠. 부가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한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록앤올이 내세운 것은 바로 이용자의 목적지 정보의 공유입니다. 이용자들이 폴더 형식으로 목적지를 정리해 두면 이의 공유를 통해 해당 장소의 옥석을 가릴 수 있고 해당 장소의 홍보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지 않나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김기사 뿐만 아니라 이미 위치 정보 업계에서는 많이들 하고 있긴 합니다. 각 포털의 지도 서비스나 맛집 서비스 등이 그에 해당되겠죠. 다만 김기사의 경우에는 자동차와 바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지방의 어느 명소에 놀러갔다가 근처 맛집을 추천받을 수 있고, 실제로 그 집이 괜찮은 곳이라면 해당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되겠죠.


정보의 옥석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제대로 된 장소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겠습니다.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효과만 증명된다면 홍보를 목적으로 한 불순(?) 세력들도 많이 올 것이니 그에 대한 방비도 해야겠죠. 자발적으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보상이 있어야 하고 허위 정보는 제거할 뿐만 아니라 그런 작업에 참여한 이들에 대한 적절한 제재도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이번에 도입된 부분유료화 모델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죠. 


쉽지 않은 일이지만 꼭 해야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김기사 2.0에는 아직 그에 대한 명확한 정책까지는 준비되어있지 않은 듯 합니다. 아마 2.1, 2.2 등 후속 버전에서 계속 변화해 가겠죠.


내비게이션 그 이상

지금의 김기사는 내비게이션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만, 김기사 2.0에서는 이를 넘어서야 합니다. 예를 들면 차를 타고 있지 않을 때에도 종종 실행해 볼 수 있는 앱이 되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실행 단계도 UX의 구성도 지금과는 다르게 바뀌는 건 당연합니다. 초기에 광고가 나오는 건 내비게이션 앱이라면 참을 만 하지만 자주 실행시켜야 한다면 그리 좋지 않은 방식인지라 광고의 삽입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를 생각해서 고쳐놓아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김기사를 만든 록앤올의 경쟁상대는 티맵이나 올레내비같은 국내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있지만 구글이나 애플같이 수많은 이용자들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거의 날로(...) 먹는 글로벌 기업일 것입니다. 하지만 록앤올은 아직 그만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죠. 내비게이션 관련 지도나 위치 정보는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겠지만 그 밖의 분야, 특히 위치 정보를 이용한 플랫폼 차원에서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셈입니다. 이용자들의 수준은 글로벌 기업에 맞춰져 있는데 그 눈높이를 록앤올 같은 아직 작은 회사에서는 쉽게 따라가기는 시간도 힘도 모자란 상태입니다. 실제로 록앤올 또한 김기사 2.x 버전에서 더 많은 것을 구현하겠다고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했고 경쟁자들과 이용자들은 록앤올의 사정을 봐주지는 않습니다. 김기사 2.0과 그 후속 버전들이 과연 어느 정도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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