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깊고 풍부한 소리의 헤드폰, 오디오테크니카 ATH-ES88

오디오 테크니카는 1962년에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 회사로 예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브랜드입니다. 특히 품질좋은 마이크를 만들어 내기로 유명한 회사인데, 유무선을 망라하며 주요 행사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죠. 헤드폰과 이어폰 또한 꾸준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MP3 플레이어의 대두와 함께 Beats by Dr. Dre 같은 신흥 브랜드에 살짝 밀린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렇다고 전통의 강호들이 약화된 것은 아니죠. 오디오 테크니카도 여전히 어디에서 무시 안 당하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회사입니다.

그 오디오테크니카에서 이번에 새로 내놓은 미니 헤드폰이 있습니다. 바로 ATH-ES88이라는 모델입니다.

제품의 상자입니다. EARSUIT라는 단어가 꽤 인상적이죠. 귀를 위한 정장이라는 뜻일까요? 그만큼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점을 자랑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겉의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이번 ATH-ES88 리뷰에서는 상자에서 적혀있는 다섯가지 특징을 제품과 함께 살펴보는 식으로 해볼까 합니다. 순서는 편의상 바꿔놨어요.

우선 ALUMINIUM HOUSING.

ATH-ES88을 보면 모두들 느끼시겠지만 드라이버 유닛과 연결 부위가 알루미늄으로 되어있는 것이 디자인 면에서 이 제품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 될 것입니다. 세밀하게 세겨져 있는 헤어라인과 거울처럼 다듬어져 있는 모서리 부문은 꽤나 세련되게 만들어 줍니다. 약간 차가운 도시적인 느낌이랄까요?
엉키기 쉬운 전선은 1자형으로 만들어져서 이를 방지함과 동시에 단선 문제를 최대한 방지하고 있어 좋습니다.

φ40mm DRIVER UNITS

40mm의 드라이버 유닛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무난한 크기이긴 한데, 중요한 건 음질이겠죠? 그건 좀 있다가 이야기해보죠.


SOFT COMFORTABLE HEAD PAD

드라이버와 귀 사이에는 폭신한 쿠션으로 귀를 감싸게 되어있는데, 밀폐형 수준의 차음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완벽히 막아주진 못하지만. 개방형에 비교할 정도는 절대 아니죠. 폭 감싸서 외부 소리를 잘 차단합니다.


CCAW VOICE COIL

보이스 코일이란 자기장과 영구자석을 통해 만들어진 진동을 진동판에 전달함으로써 소리가 나게 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 스피커 등의 핵심 부품입니다. 이 보이스 코일을 구리와 알루미늄을 섞은 Copper-clad aluminium wire로 만들어 더 가볍게 만들어 낸 셈이죠. 헤드폰은 늘 갖고 다니고 머리에 이고(...) 다니는 제품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중요한 부분입니다.


SWING-ADJACENT DESIGN

휴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 드라이버가 서로 수평 방향으로 있게 돌아가는 건 다른 헤드폰도 대부분 비슷하게 지원하는 기능이지만, 이 ATH-ES88은 좀 더 독특한 기구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의 머리 크기에 따라 드라이버의 위치를 조정하는 건 대부분 헤드폰 위의 지지대 길이를 바꿔서 맞추는데, 이 제품은 독특합니다. 드라이버 자체가

이런 식으로 회전되면서 사람의 귀와 머리 크기에 자연스럽게 맞게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조정하기도 편하고 멋지기도 하군요.


ATH-ES88, 음질은?

그러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헤드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음질이 되겠죠. ATH-ES88의 음질은 과연 어떨까요?

한줄로 평하면,

안정적이고 풍부하고 다양한 음악에 잘 맞는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근래에 나오는 몇몇 헤드폰들과는 다르게 중저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식의, 소리에 자기 색을 입히는 느낌은 거의 가질 수 없습니다. 팝이면 팝, 클래식이면 클래식, 댄스 음악이면 댄스 음악 등 그냥 그대로 들려준다고나 할까요?

충실한 저음부와 함께 고음부와 중음부 역시 무난하게 잘 들려주고, 전체적으로 높은 해상력이 적용되어 풍부함이 더해졌습니다. 약 2주간 다양한 음악을 들어봤지만 잘 소화해 주는군요. 치찰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크기는 일반 헤드폰에 비해 작은 미니 헤드폰급이지만 40mm 드라이버 유닛의 역할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어 미니 급이 아닙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제품은 20만원대 초중반의 가격으로 나온 중급형 헤드폰으로 충분히 가격대 성능비를 만끽할 수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소리 왜곡이 심한 제품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할만 하군요.
강한 중저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해도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제품의 중저음은 특별히 강화되지는 않았지만 풍부하거든요.

이 리뷰를 위해 제품을 제공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