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을 아십니까? 1/3
국내 게임계가 흔들리고 있다. 주류를 차지해왔던 PC 게임들 중 다른 장르는 모두 몰락하고 온라인 게임만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에 도달한 우리나라 게임계에 변화의 물결이 밀려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2의 국내 정식출시라는 거대한 사건이다. 뿐만 아니라 XBOX나 게임큐브 등 세계 3강(强)이라 불리우는 나머지 두 게임기도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들이 국내 게임계에서 미치는 영향과 그 바람직한 변화 방향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90,000,000
9천만.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숫자일까? 남북한을 합친 인구일까? 아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가정용 비디오게임기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이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1)이 1994년 발매후 지금까지 전세계에 보급된 댓수이다. 더구나 이 기록은 계속 갱신되고 있다. 2000년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가 나온 후에는 PS1은 PSOne이라는 컴팩트한 게임기로 재탄생되어 여전히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인구를 60억이라고 가정하면, 지구인 67명중 1명은 PS1을 가지고 있다는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 후속작인 PS2는 어떤가. 나온지 겨우 2년여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5일자로 3000만대를 돌파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여전히
잘 팔리는 PS1의 소형판 PSOne>
소수가 즐기는 문화를 이른바 매니아(Mania) 문화라고 한다. 비디오게임은 예전부터 이런 매니아적 성격을 가진 문화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위에서 보다시피 현재의 가정용 비디오게임기의 전세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소수’로 한정되는 매니아 문화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디오게임은 더 이상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의 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우리나라 사람에게 아직 비디오게임은 애들이나 즐기는 것이다. 세상은 뭔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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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비디오게임기 판매량 - 2002년 4월 기준>
우리에게 게임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의미의 게임이란 ‘PC, 오락실의 게임기, 가정용 게임기, 기타 전자기기 등을 사용하여 즐기는 여러 가지 장르의 놀이’ 라고 할 수 있다.
<전자오락하면 떠오르는 게임. 갤러그(Galaga)>
우리 한번 어릴 적을 생각해 보자. 처음 게임을 접하게 되는 순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수많은 방법으로 게임을 즐겨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게임은 ‘하는 사람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 중 어린이나 청소년들만 게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에 들어온 몇몇 안 되는 컴보이, 알라딘보이 등의 가정용 게임기들이 사업을 접게 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한 방법은 오락실에 가거나 PC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 되어, 게임을 즐기는 계층은 더욱 고착화될 뿐이었다. 이때 게임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
전국민 정보화를 기치로 내건 우리나라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보급된 세계 최대의 민간 네트웍 인프라라 부를 수 있는 인터넷 PC방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PC를 접하게 되었고, 더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걸출한 국민게임이 탄생하면서 200만 카피가 넘는 단군 이래 최대의 판매량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PC게임 사용자를 극적으로 확대시켰을 뿐만 아니라 게임이라는 존재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국민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 게임인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나온지 5년째 된 게임이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뒤이어 등장한 여러 가지 온라인게임들 또한 몇몇 선두업체들은 많은 수익을 거두어 게임 산업 자체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졌고, 유망한 산업으로 언론의 관심 또한 많이 사게 되었다.
<NC소프트의
리니지. 당당한 세계 최대규모의 국산 온라인 게임이다.>
그러나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이것은 게임을 거의 즐기지 않는 층에서 이러한 성향이 강한데, 이들은 대부분 게임을 즐기는 층보다 나이도 많고 사회에 대한 영향력도 많은 계층이다. ‘게임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예: 폭력적인 게임을 해보면 실제로 폭력적이 된다 등)에서 나쁘다’ 라는 것이 이들 계층이 대부분 갖는 생각이다.
이러한 예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대중일간지에서 가끔씩 게임이 일으키는 부정적인 사건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기사화하는 행태를 보면 된다. 많은 경우, 구체적인 상황 파악이나 대책 마련 없이 일방적인 비판을 하고는 한다. ‘이러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게임은 안 좋은 것이다’ 라는 정도가 대부분의 대중일간지의 논조인 것이다. 당연한 것이 그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한 사람들은 제대로 게임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므로 그에 대한 상황 파악이나 대책 마련이 안 되는 것이다. 또한 그런 미디어를 본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생각을 대부분 받아들이게 되고 말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 사람들도 게임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의 게임 판매량을 보면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 게임을 직접 구매하는 사람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라기보다는 그 부모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에게 왜 돈을 들여 안 좋은 일들을 시키겠는가?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와 외국의 게임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른 걸까?
<전세계적으로
800만장 이상 팔려나간 레이싱 게임 그란투리스모>
그것은 우리가 즐기는 대부분의 게임이 PC게임이기 때문인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의 게임은 보통 게임기에서 즐기는 비디오게임을 뜻한다. 실제 판매량도 비디오게임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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