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안 되냐고요? 월마트 가는 미국 서민들이 우리보다 컴퓨터를 월등 잘 해서? 천만에요. 리눅스 탑재 컴퓨터가 시판될 가능성을 우리 정부가 원천 봉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입니다.
외국과는 달리, 우리 웹페이지 대부분은 윈도즈 없이는 제대로 못 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어째 정부 책임인가요? 하고 물으신다면...
그럼 이건 어때요? 전자정부 사이트(www.egov.go.kr)를 비롯하여 공공기관 웹사이트 100%가 윈도즈 없이는 온라인 민원 등 공공서비스를 못 받도록 해 두었습니다.
이건 어때요? 윈도즈 없이는 공인인증서 발급신청 조차 못하게 막아두었습니다.
이 정도면 완벽하지 않나요? 어느 나라 정부일까요?
이기적(利己的) 이군요!
얼마 되지도 않는 리눅스, 맥 이용자 때문에 온 나라의 웹페이지를 다 갈아치워야 하나요?
Good point! 그런데, 혹시 뒷면에 적힌 것을 아직 안 보셨으면 그것부터 먼저 보신 다음 계속 읽어보세요.
이 일은 우리 같은 “소수의 이용자도 불편하지 않게 해주세요" 라는 의미를 훨씬 넘어서는 깊은 배경이 있습니다. 매킨토시 이용자약 5만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리눅스 이용자 몇 천명 만의 문제라면, 윈도즈를 이용하는 99.4%의 국민은 관심이 없는것이 당연합니다(불편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의 장래가 걸려 있는 것입니다. 윈도즈를 사용 안하는 이용자의 씨를 말려 놓으면,소프트웨어 개발의 수요가 오로지 윈도즈 용으로만 집중되고, 이 상황에서는 아무리 우리 업계가 발버둥 쳐본들 MS사의 "하청업체"수준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는 말은 들어 보셨지요?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그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잘은모르지만.... 어쨋건, 우리 입법자(국회)는 다행히 그 중요성을 잘 이해하여(국회의원이 모두 룸싸롱에만 서식하는 것은아니지요!) 우리 나라는 매우 전향적인 소프트웨어 지원 법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KADO(http://www.kado.or.kr/)니 KIPA (http://www.kipa.or.kr/)니 하는 것을 만들어 놓고 매년 쏟아 붇는 예산이 3,600억원이 넘습니다. 지난 3년 간 이들 기관이 쓴 예산의 합계는 1조가 넘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인터넷 환경을 "MS 전용"으로 만들어 국민들이 윈도즈를 안 쓰고는 못배겨나도록 한 결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을 못 붙이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는 계속 이용하고, 가꾸어 나가야 유지되는것입니다. 이용자가 없어지면 아무리 기술적으로 우월한 소프트웨어라도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이용자가 없는데 개발자가 버틸 수는 없습니다. 이 사실을 99.4%의 국민은 느낄 수가 없습니다(불편이 없고, 문제가 없어 보이니까; 윈도즈 안에서 바깥 세상이 잘보인다고 생각 하니까). Matrix 는 영화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내 하나 편하자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나도 그 흔한 윈도즈 하나 쯤은 있습니다!
이 일에 관심이 많건, 적건 간에 모든 사람들은 이 일이 "옳은 일"이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단지, 여태까지의 관성과 타성을 깰 추동력을 어느 누구도 앞장서서 제공하려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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