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 시리즈로 안드로이드 AP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퀄컴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독점 계약을 맺고 ARM 기반 x86 호환 프로세서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2022.12 - ARM 기반 윈도우 PC의 숙제를 보여주는 삼성 갤럭시 북2 프로 360
2019.12 - 퀄컴 스냅드래곤 7c와 8c로 PC 시장 재도전, 성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성능과 가격, 호환성 등 많은 부분에서 한계를 보이며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끌어올리지 못했죠. 늘어난 배터리 지속시간 말고는 어느 부분에서도 기존의 인텔/AMD 프로세서를 넘어서는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퀄컴이 자사의 메인 라인업인 안드로이드용 스냅드래곤에 쏟아붓는 정성보다 덜한 노력을 들여서 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퀄컴이 이제 스냅드래곤 X 엘리트(Snapdragon X Elite) 플랫폼을 내놓았습니다. 퀄컴의 최신 ARM 기반 x86 호환 프로세서입니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플랫폼은 4nm 공정 기반으로 만들어진 3.8GHz로 돌아가는 12코어 퀄컴 오라이온(Oryon) CPU를 탑재하고 있으며, 4.6 TFLOPS 성능의 아드레노(Adreno) GPU와 45 TOPS 성능의 헥사곤(Hexagon) NPU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퀄컴 측에서 주장하는 스냅드래곤 X 엘리트의 성능은 대단합니다. 최신 오라이온 프로세서는 기존 x86 프로세서 대비 최대 2배의 성능을 낼 수 있으며 특히 싱글/듀얼 코어로 돌아갈 때에는 4.3GHz까지 성능을 부스트 시킬 수 있습니다. 이미 모바일 부문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아드레노 GPU는 최신 DirectX 12와 호환되고 3개의 UHD 모니터 연결이 가능합니다.
요즘 퀄컴은 자사 AP 제품에 AI 성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기 내(on-device)에서 13B+ 파라미터에 대한 생성형 AI LLM 모델을 운영할 수 있으며, 7B LLM 모델의 경우 초당 30개의 토큰을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퀄컴이니 만큼 당연한 일이지만 5G와 Wi-Fi 7을 제공하며, 보안 면에서도 Microsoft Pluton TPM, 전체 메모리 암호화, Microsoft Secured-core PC 등을 지원합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한 PC는 2024년 중반부터 출시될 예정입니다.
(출처 : 퀄컴)
이제야 퀄컴이 x86 프로세서에 전력을 다 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독점 계약도 내년에는 끝나는 상황인지라 2025년부터는 ARM 기반으로 나오는 x86 프로세서가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서도 나온다고 해서 신경을 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진작부터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다만 지금까지 퀄컴의 행보를 봤을 때 가격이 싸진 않을 것이기에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갖고 나올 PC 또한 고급 제품군들이 맞붙는 시장에서 인텔/AMD 제품군과 경쟁할 예정입니다. 퀄컴이 싸고 좋은 스냅드래곤을 만들지 않은 건 꽤 오래 전부터의 일인지라.
어찌되었든 x86 시장에서 잘 먹고 살았던 인텔과 AMD에게는 좀 더 각박한 세상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힘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