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 제품 가운데 가장 저렴한 물건이 무엇인지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쓴이가 모르는 사이에 또 뭔가 나왔다면 몰라도 현 시점에서는 바로 갤럭시 핏2입니다. 가장 싼 갤럭시의 타이틀을 웨어러블 피트니스 밴드가 차지한 셈이죠.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시장 도전은 제법 오래된 일입니다. 애플 워치가 혜성같이 등장하여 스마트 워치 시장을 쓸어버리기 전부터 기어 시리즈로 웨어러블 시장에 도전하고 있으며 지금도 갤럭시 워치로 고급형 스마트 워치 부문에서는 꾸준하게 2인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보급형 시장은 그렇지 않죠. 2015년 처음 등장한 샤오미의 미밴드 시리즈가 경쟁사와는 상대도 안 되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실속형 피트니스 밴드를 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엄청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존에 미밴드 시리즈와 비슷한 부문을 노렸던 수많은 업체들을 싹 날려버리는 수준의 충격이었죠. 최근에 나온 미밴드5 역시 막강한 경쟁력은 여전합니다.
삼성전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피트니스 전용으로 만들었던 기어핏 시리즈는 아예 포기했고 나름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내놓았던 갤럭시 핏e와 갤럭시 핏 또한 사이좋게 부진했습니다.
2019/10/02 - 갤럭시핏, 싸지만 비싼 삼성 표 피트니스 밴드
이렇게 삼성전자가 피트니스 밴드 시장에서 사라져가나... 했는데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질보다는 양을 목적으로 온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분야의 최강자인 미밴드를 목표로 49,500원이라는 제법 획기적인 가격에 나왔기 때문이죠.
2020/09/08 - 피트니스 밴드 전쟁 : 갤럭시 핏2, 미밴드5를 따라가다 (덧)
이 갤럭시 핏2를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좋아진 점 - 화면
화면이 커졌습니다. 물론 커졌어도 1.1인치 수준인지라 그렇게까지 넉넉한 화면은 아닙니다만, 전작을 쓰던 분들이라면 금방 알아챌 정도로 커졌습니다. 이 또한 미밴드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겠죠.
다만 글자가 커진 것은 아닙니다. 이번 제품의 126×294 해상도는 전작의 120×240에 비해 옆으로 6픽셀, 높이에서 54 픽셀 늘어났는데 보시다시피 전작과 나오는 글자 크기는 거의 비슷합니다.
기왕 화면이 커졌으면 이를 활용하여 글자를 더 키워 가독성을 더 높이거나 알림을 더 많이 보여준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개선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좀 아쉬운 편이죠.
좋아진 점 - 배터리
확실하게 자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갤럭시핏은 120mAh의 용량으로 약 7일 정도 버틴다고 하는데, 실 사용 기준으로는 5~6일 정도였습니다. 1년 넘게 쓴 지금은 3~4일로 줄어들었습니다. 2주일을 가볍게 넘기는 미밴드4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 갤럭시핏 이용자들이 많이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갤럭시핏2는 159mAh의 용량으로 전작 대비 32.5% 늘어났는데 사용시간은 15일로 최대 21일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 생활습관에서 써보니 2주일 좀 안 되게 쓸 수 있었으니 충분히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참고로 제 경우에는 대부분 기본 설정으로 맞춰져 있으며 평균적으로 하루 운동 걷기 1~2시간 정도에 기본적인 알림은 모두 켜고 다닙니다.
바뀐 점 - 밴드
전작과는 달리 미밴드나 갤럭시 핏e에서 썼던 것처럼 본체를 밴드에 끼워 쓰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보면 갤럭시 핏e의 밴드와 거의 비슷해 보입니다.
전작의 경우 밴드를 양쪽에서 따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는데 아마도 이 부분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갤럭시 핏2는 밴드 색상으로만 모델이 구분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시커먼 블랙과 당근에 가까운 스칼렛 색상입니다. 기왕 이렇게 나온 이상 미밴드처럼 더 많은 호환 밴드가 어서 나오길 바랍니다.
나아지지 않은 점 - 워치페이스
잘 알려지지 않은 갤럭시 핏의 약점이 바로 단순 무식하고 천편일률적인 워치페이스였습니다. 글자, 숫자, 아이콘, 그림 뿐만 아니라 그래프, 아날로그 시계 등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된 미밴드와는 달리, 갤럭시 핏의 워치페이스는 상대적으로 단순 그 자체입니다. 대부분의 워치페이스가 글자와 아이콘의 단순 배열로 구성되어 있고 극소수의몇 안 되는 아날로그 시계와 그래프, 애니메이션 아이콘을 제공하는 워치페이스가 있습니다. 미밴드와는 달리 이용자가 직접 워치페이스를 만들 수도 없고요.
그런 문제가 갤럭시 핏2에서 해결되었으면 했습니다만, 여전합니다. 몇 종류가 늘어났을 뿐 마음에 드는 건 별로 없군요. 이는 갤럭시 핏2의 RTOS 플랫폼 자체가 가진 한계가 아닐까 할 정도로 전작과 큰 차이없습니다. 모양 말고 그냥 기능 위주로 골라 쓰는게 속편합니다.
전작보다 오히려 측정이 엉망이라던데?
최초로 외주 생산을 맡겨서 그런지 몰라도 출시 초기 상태에서는 품질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출시했는지 걸음걸이 측정이 엉망이었습니다. 심지어 앉아있는데도 수백보 늘어났다는 이용자도 있을 정도였죠. 하지만 출시 이후 총 세번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거친 후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험을 위해 갤럭시 핏과 비교해서 동시에 갖고 다녀봤는데 오히려 갤럭시 핏2가 더 엄격하게 걸음걸이를 측정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전작을 쓰던 입장에서는 미묘하게 측정 방식이 다르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것 같네요. 문제가 있다는 스톱워치도 현재는 고쳐진 상태입니다. 걷기 위주의 운동을 해봤는데 운동 자동 감지도 기존 제품과 비슷하게 되는 수준입니다.
갤럭시 핏2의 장점? 아니면 약점? - 삼성 헬스
삼성 헬스는 여차하면 뒤집어 없고 종료하기 일쑤인 삼성전자의 앱/서비스 가운데에서는 정말 오래가는 서비스입니다. 갤럭시 워치 시리즈나 갤럭시 핏 등을 지원하며, 의료기기 사업에 갖고 있는 관심이 삼성 헬스에도 반영이 된 것 같습니다. 글쓴이도 글로벌 도전 목표는 꾸준히 채우고 있죠.
경쟁 제품인 샤오미의 미밴드에게는 Mi Fit이라는 앱이 있는데, 비교해 보면 그래도 삼성 헬스가 훨씬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삼성 헬스 자체는 오래 되었어도 개선의 여지가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 앱을 쓰다 보면 그다지 재미있는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친구들을 초대하여 경쟁하는 정도인데, 주변 분들이 삼성 웨어러블 기기를 많이들 떠나서인지 그마저도 사라졌습니다.
기왕 운영할 거면 다른 앱들의 장단점을 잘 벤치마킹하여 지루한 운동을 좀 더 즐겁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미밴드를 목표로 했다면 Mi Fit의 운동 데이터를 가져오는 방법도 고려해 보실 필요가 있겠죠.
갤럭시인데 싸구려인가?
이 글의 제목에도 나와있지만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를 단 기기 가운데 가장 쌉니다. 우리나라에서 갤럭시 하면 그래도 알아주는 브랜드인데, 11만원이 넘었던 전작에 비교해서도 절반 이하로 싸졌죠.
하지만 냉정하게 비교해 보면 전작인 갤럭시 핏부터 기존의 기어핏 시리즈 대비 충분히 싼티나는 제품이었기에 갤럭시 핏2가 더 싸구려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좀 더 큰 3D 커브드 글래스 화면 덕분에 전작보다는 더 나아보입니다.
다만 무선이 아닌 접촉식 충전기 제공은 미밴드5 대비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급하게 덧붙인 티가 역력한, 타이머 역할 밖에 하지 않는 손씻기 알림 같은 부분도 소프트웨어지만 역시 싼 맛이 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맺음말 : 가격대성능비 쓸만한 피트니스 밴드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글쓴이는 저렴한 피트니스 밴드를 좋아합니다. 격식있는 자리에 나갈 거라면 몰라도 갤럭시 워치나 애플 워치 같은 제품을 야외 스포츠나 작업,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아야 하는 험한(?) 자리에서 쓰기에는 부담이 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좀 흠이 나도 괜찮고 심지어 부서져도 금전적인 손해가 적은 저가형 피트니스 밴드는 정말 편리합니다. 기본적인 알림 기능이나 피트니스 밴드로서의 역할은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런 면에서 갤럭시 핏2는 적어도 가격에서는 성취를 이룬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목표로 삼은 미밴드5보다 좋은 점도, 못한 점도 군데군데 보이긴 하지만 삼성 갤럭시의 브랜드 파워와 삼성 헬스의 기능적인 측면을 생각해 보면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가격대성능비에 너무 집중했는지 갤럭시 핏 시리즈만의 무언가는 아직 모자란 것 같습니다. 낮은 가격이 최우선이고 경쟁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는 것만 목표로 삼았달까요? 그런 면에서 살펴보면 이번 갤럭시 핏2에서는 미밴드를 따라잡거나 앞서가기는 힘들고 격차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다음 제품에서 뭔가 한방 터뜨려 주길 바랍니다.
삼성전자의 전략이 성공하여 갤럭시 핏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후속작은 내년에 또 나올 법 한데, 그때는 좀 더 매력충만한 피트니스 밴드로 나와주길 바랍니다. 글쓴이가 과연 그때까지 삼성 헬스에서 못 벗어나 여전히 갤럭시 핏2를 쓰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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