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는 그동안 노트북 PC에 대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제조사입니다. 물론 그 시도가 다 처음은 아니었고 다 성공한 것도 아니지만 요가 시리즈 같은 360도 회전형 힌지 형태는 이제 많은 제조사들이 비교적 손쉬운 2-in-1 구현 방법으로 많이 쓰고 있죠.

 

e-ink 패널 또한 레노버의 태블릿 제품인 요가북 C930에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한쪽은 태블릿, 커버 케이스를 e-ink 패널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주목받았죠. 그리고 레노버가 이번 CES 2020에서도 e-ink 패널과 PC를 섞은 무언가를 내놓았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씽크북 플러스 ThinkBook Plus 입니다.

 

 

ThinkPad도 IdeaPad도 아닌 ThinkBook?

 

우선 ThinkPad와 IdeaPad는 아시지만 ThinkBook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라지온에 첫 등장한 레노버 씽크북 시리즈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씽크북은 업무용으로 나온 씽크패드와 개인용으로 나온 아이디어패드 사이의 제품으로 개인용과 업무용 모두 쓸 수 있는 제품입니다. 물론 가격적으로만 따지면야 씽크패드보다 저렴한 위치를 갖고 있죠.

 

하지만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쓰는데 가장 최소한의 조건이랄 수 있는 dTPM 2.0, 지문인식 패드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씽크북 플러스 또한 이러한 특징을 강조하였고, 거기에 덧붙여 스카이프 인증 마이크 등 VoIP 통화를 위한 오디오를 갖고 있습니다.

 

씽크북 플러스는 씽크북에 무엇을 더했을(+)까?

그 답은 매우 명확합니다. 보통 노트북 뚜껑이라 부르며 제조사의 로고 정도 박혀있던 공간에 10.2인치 크기의 e-ink 패널을 더했습니다. 그냥 e-ink 패널이 아니라 터치스크린에 펜 입력까지 받습니다.

 

뚜껑을 열면 의외로 멀쩡한 13.3인치 풀HD 해상도 화면의 노트북 PC입니다. 기존 ThinkBook 13.3s 모델과 꽤 비슷한 모습이며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들어갑니다. 이 말인즉슨 씽크북 플러스의 차별성은 정말 e-ink 패널 하나라고 봐도 좋다는 것이 되겠죠.

 

e-ink 패널, 어디다 쓸까?

 

클램쉘 스타일 노트북 PC의 겉에 e-ink 패널을 붙인 것은 새로운 일이고, 글쓴이같은 새로운 모바일 디바이스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무척 흥미로운 일입니다만, 제품을 팔아야하는 레노버는 그 쓸모에 대해서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레노버는 씽크북 플러스에 대해서 멀티태스킹을 현대화했다고 표현합니다.

우선 기본제공되는 펜으로 글과 그림을 적을 수 있습니다. 원노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예를 들고 있네요.

 

노트북 화면을 열지 않고도 일정이나 알림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닫은 상태에서도 아마존 알렉사로 음성 명령을 내려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군요. 그리고 e-ink답게 전원을 아예 끄더라도 스크린 세이버로 원하는 내용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의 문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펜을 이용한 첨삭은 당연히 가능합니다.

 

자, 여기서 의문이 몇가지 생깁니다.

 

우선 e-ink 패널로 되는 일은 실제로 기존 화면에서도 대부분 가능하다는 점이죠. 물론 e-ink 패널의 특성상 전력 소모나 눈의 피로를 줄이는 장점도 있지만 화면 업데이트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는 업무 처리에 있어서 답답함을 줄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레노버가 사용 예로 드는 알림의 경우, 굳이 노트북에서까지 급한 알림을 받아보려 할까 하는 의문도 있습니다.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스마트폰으로 대신하는 분들이 훨씬 많겠죠.

 

ThinkBook Plus의 e-ink 패널은 빈 종이? 다이어리북? 포스트잇?

 

이런 저런 사항을 고려해 볼 때 씽크북 플러스의 e-ink 패널의 쓰임새는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화면을 두개 갖고 있는데 이용자는 동시에 두개를 쓸 수 없는 구조인지라 더욱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임새가 없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지만 종이에 적는 것을 아예 포기한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때는 더더욱 그렇죠. PC에 기록하는 것은 PC대로, 다이어리나 메모지에 기록하는 것은 또 그것대로 유지하면서 가장 좋은 업무 효율을 유지하는 분들도 적지 않으실 겁니다. 특히 특정 작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종이로 인쇄하거나 정리하여 따로 보면서 생각을 집중할 때도 있겠죠. 그러다가 다시 PC 화면으로 돌아가 다른 작업을 하고, 다시 정리한 종이를 보기도 하겠죠. 중요한 것은 종이의 내용이 PC와는 별개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레노버가 씽크북 플러스의 또 하나의 화면인 e-ink 패널을 통해 얻으려는 것 또한 이와 연관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은 디바이스지만 기존 화면과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화면을 제공하여 좁은 노트북 화면에 숨통을 틔어주고 동시에 여러가지 업무를 진행하지만 e-ink 패널의 내용은 원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습니다. 특히 회의 참석이나 아이디어 정리, 문서 리뷰 등 집중해야 할 때 노트북 화면을 보지 않고 필요한 내용만 보고 처리하는 일은 외부의 e-ink 패널을 쓰라는 것이죠.

 

 

당연한 일이지만, 난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분들을 설득하려면 레노버가 자연스럽게 두 화면을 연결하여 편리하게 이용하는 UX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힘들겠죠. 그에 대한 평가 결과는 시장에서의 판매량으로 나올 것입니다. 만약 두 화면 동시 입력이 가능하다면 완벽한 배틀십 게임 머신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레노버의 ThinkBook Plus의 가격은 1199달러부터 시작하며 올해 3월부터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 언제 나올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으로 봐 국내에도 나올 것 같네요. 참고로 e-ink 패널을 보호하는 전용 커버도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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