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서피스 고(Surface Go) 라는 새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10인치 1800x1200 해상도의 픽셀센스 터치 디스플레이에 서피스 펜도 이용 가능합니다. 무게는 521g, 두께 8.3mm, 최대 9시간의 배터리 지속시간으로 말 그대로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이지만 인텔의 펜티엄 골드 4415Y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64GB 모델은 eMMC 저장장치지만 128GB부터는 SSD를 쓰기 때문에 속도 면에서도 기본적인 수준은 갖춰놓은 상태입니다. 윈도우 헬로우(Windows Hello)와 같은 생체 인식 보안 기능도 제공하여 비록 작지만 서피스 패밀리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격은 399달러부터 시작하는데 4/8GB로 나뉘는 RAM의 크기나 eMMC로 된 64GB와 128~256GB로 나뉘는 SSD, LTE 내장 여부에 따라 549달러까지 올라갑니다. 키보드 커버, 서피스 펜, 마우스 등은 별도 구매이고요. 국내에는 8월 출시 예정이군요.
사실은 3수째인 서피스 고
관심없으셨던 분들에게는 서피스 고라고 하니 포켓몬고, 알파고 등을 떠올리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 붙은 이름이긴 하지만 서피스 고에는 분명히 전작이 있습니다. 서피스 시리즈 가운데 가볍고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들 말이죠. 그것도 두개나 됩니다.
그 첫번째는 서피스 RT입니다. 윈도우 RT라는 이제는 하늘 너머 멀리 사라져버린 윈도우의 변종을 탑재한 인텔 x86이 아닌 ARM 계열 프로세서를 달고 나왔던 제품이죠. 겉모습은 윈도우와 같고 간이 오피스도 있었지만 윈도우의 기반인 x86 애플리케이션과는 전혀 호환성이 없었던 지라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던 제품입니다.
그 두번째는 그냥 서피스 3입니다. 당시 가장 전력 효율이 좋았던 아톰 프로세서를 활용한 제품입니다. 아톰 가운데 가장 강력한 X8700을 썼고, RAM도 4GB를 넣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죠. 다른 보급형 노트북이나 태블릿만큼 저렴하지도 않으면서 낮은 성능의 서피스3를 쓰느니 사람들은 주 라인업인 서피스 프로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고를 발표합니다.
서피스 고(Surface Go), 이번에는 성공할까?
앞에서 보셨지만 전작들과 이번 서피스 고는 안 좋은 면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나올 때마다 이름이 바뀐다는 점이죠. 물론 전작들이 성공하지 못해서 이름을 바꿀 수 밖에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만 이번에는 Go라는 낱말이 상징하듯 가지고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서피스 고는 전작들처럼 윈도우 RT와 같은 괴상한 운영체제를 쓰지도 않고, 아톰처럼 성능이 명확하게 제한된 하드웨어에 얹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서피스 고에 들어간 윈도우 10S는 UWP 애플리케이션만 실행한다는 점에서 윈도우 RT의 후계자 격이긴 하지만 윈도우 10 홈으로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49달러를 더 내면 윈도우 10 프로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성능을 담당하는 펜티엄 골드 4415Y 프로세서 또한 전원 효율 대비 성능을 따져보면 제법 준수한 프로세서입니다. 인텔도 포기한 아톰과 비교할만한 제품은 아니죠. RAM도 최대 8GB까지, 저장장치도 eMMC를 내장한 염가형도 있지만 SSD를 내장한 버전도 있습니다.
게다가 521g의 무게에 최대 9시간까지 가는 배터리, 거기다 399달러의 가격이라면 정말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언한, 휴대하기 쉬우면서도 쓸만한 성능의 저렴한 윈도우 디바이스라는 정체성을 서피스 고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1
하지만 서피스 고의 성공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가격이 되겠죠. 본체말고 키보드 커버, 서피스 펜 등 기본적이랄 수 있는 액세서리까지 구비하고 나면 가격이 제법 올라갑니다. 가장 저렴한 399달러의 RAM 4GB/eMMC 64GB/LTE 내장안함 같은 모델도 99달러의 서피스 펜, 99달러의 기본 타입커버까지 사고 나면 597달러로 훌쩍 오릅니다. 국내 가격으로는 70만원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죠. 이 정도라면 좀 더 보태서 역시나 서피스 프로 라인업으로 갈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사실 전작인 서피스 3에서 맞닥뜨렸던 부분이긴 한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어떻게 생각할런지요. 참고로 서피스 3의 엔트리 모델 가격은 499달러였습니다.
물론 키보드 커버나 펜 없이도 서피스 고를 쓸 수 있지 않느냐...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 이게 안드로이드나 iOS라면 가능한 이야기지만 윈도우라면 전혀 다른 말이 됩니다. 윈도우 10까지 오면서 나아졌지만 터치스크린에서의 편의성은 앞의 두 플랫폼을 따라가기 힘들며, 특히 윈도우의 강점인 생산성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은 키보드가 없으면 사용이 무척 힘듭니다.
기본으로 깔려진 윈도우 10S에서 UWP 애플리케이션만 쓰는 환경이라면 상대적으로 나아질 수는 있습니다만, UWP 자체가 아직 부족함이 많은 환경이죠. 그걸 마이크로소프트도 잘 알고 있으니 윈도우 10 홈으로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고를 통해 아이패드와 크롬북이 가져간 낮은 성능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교육이나 기업 시장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엔트리 모델의 399달러라는 가격은 그동안 서피스 시리즈의 가격을 생각해 보면 조금 공격적이랄 수도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윈도우가 iOS나 크롬OS와 다르듯이 서피스 고 또한 맞닥뜨리는 상황은 다를 겁니다. 과연 소비자들은 그리고 학교와 기업은 서피스 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 엔트리 모델 기준. 키보드, 마우스, 펜 없음. [본문으로]
'#작은PC > #노트북PC' 카테고리의 다른 글
LG 그램 17과 2-in-1, gram의 모험은 이제 시작일뿐 (0) | 2019.01.22 |
---|---|
LG, 17인치 그램과 14인치 와콤 펜 2-in-1 Gram 출시 임박! (0) | 2018.12.04 |
윈도우 PC라면 서피스 북 2처럼 만들라! (0) | 2018.05.31 |
고성능과 휴대성, 균형잡는 게이밍 노트북 LG 울트라 PC GT (2) | 2018.02.12 |
미래를 향해 가는 HP의 ZBook X2와 Z VR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0) | 2018.01.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