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 시리즈는 G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지만 최근, 특히 V30에 와서는 G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G 시리즈가 V 시리즈의 장점까지 잡아먹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LG 스마트폰을 HiFi 오디오로 둔갑시켜주는 별도의 DAC 제공은 V10이 처음 개척한 특징입니다.
V10은 처음 나왔을 때 DUAL DAC을 갖고 나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지만 보통 때는 기본적으로 내장된 퀄컴의 DAC을 쓰다가 이용자가 필요하다면 월등한 음질의 ESS사의 듀얼 DAC을 쓸 수 있게 한 것이죠. V10이 처음 나왔던 지라 잘 홍보가 안 되었던 부분은 있지만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알음알음으로 V 시리즈 스마트폰은 음질이 좋다는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V20 역시 별도의 DAC을 품었습니다. 이번에는 듀얼이 아닌 ESS 사의 최신 QUAD DAC을 달고 나왔죠. 역시 음질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는 LG G6 또한 물려받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LG V30 역시 G6와 같은 ESS 사의 ES9218P QUAD DAC을 달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V30은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바로 B&O사가 튜닝한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한 것이죠. 이는 G 시리즈에서는 G5의 HiFi 오디오 모듈 구입시, G6+라는 프리미엄 모델에만 B&O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한 것과 달리 V20의 전통을 이어가는 셈이 됩니다.
V30에서 HiFi를 즐기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바로 Hi-Fi Quad DAC을 켜는 작업입니다. 설정에 들어가서 할 수도 있지만 상단 알림바를 내려서 활성화할 수도 있죠. 편하신 대로 하면 됩니다. 안된다면 오디오 단자에 이어폰을 연결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V30은 전작이 그렇듯이 오디오 단자를 쓰고 있지 않으면 퀄컴의 기본 덱을 쓰게 되어있습니다. 조그만 내장 스피커로는 기본 DAC이나 쿼드댁이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그런데 기본은 하는 V30이니 만큼 퀄컴 기본 DAC도 음질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역시나 QUAD DAC으로 바꿔 들어보면 차이가 납니다.
QUAD DAC을 켜는 순간, V30은 고급 디지털 오디오로 탈바꿈합니다. 볼륨의 단계는 75개로 세분화되며, 좌우 소리를 별도로 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운드 프리셋과 디지털 필터 또한 설정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 프리셋은 [기본] 으로, 디지털 필터는 [깨끗하게] 로 맞춰놓고 쓰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디지털 필터에서 영어와 한국어 표현이 미묘하게 차이난다는 점이죠.
그리고 V30에는 멋진 번들 이어폰도 있습니다.
새로운 B&O PLAY 이어폰
이번 V30에는 새로운 B&O 이어폰이 포함되어 나옵니다.
기존에도 LG 스마트폰에 B&O 이어폰이 포함된 적이 있습니다만, V20의 것과는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버전이 들어간 셈이죠.
정식으로는 B&O PLAY 이어폰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V30과 연결하면 무척 좋은 결과물을 들려줍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소리가 매끄럽게 들린다고 할 수 있겠네요.
원음에 집착하기 보다는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건 간에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정돈된 소리를 들려줍니다.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들을 때보다 보다 물 흘러가듯 음악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물론 왜곡이라고 느낄 수준은 아닙니다. 참고로 LG전자에 따르면
고음이나 중저음 관련해서는 고음과 중음 위주로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저음이라고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특별히 저음에 치중한 것 같지는 않네요. 제 취향에도 잘 맞는 편입니다.
꾸준히 HiFi 오디오를 추구해 온 V 시리즈와 사람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B&O의 합작품이라고 보면 딱 맞을 것 같네요.
물론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V30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번들로 제법 훌륭한 녀석이 들어가 V30의 고음질을 잘 살려주고 있는 것이죠.
스트리밍 오디오의 HiFi, MQA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는 아직 많은 분들에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기술입니다. 덕분에 V30이 MQA를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점도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텐데요. MQA는 한마디로 말하면 스트리밍 오디오의 하이파이 기술입니다.
간편함과 LTE 등 무선 통신의 발달로 많은 분들이 다운로드보다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오디오를 듣고 있는데 24비트/48kHz 이상의 고음질 음원과는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손실 음원으로 듣기에는 네트워크의 부하도 많이 들고 데이터 요금도 걱정이 되겠죠.
MQA는 최대 32비트/384kHz 까지의 고음질 음원을 음질은 유지하면서도 압축/저장하여 1/10 수준까지 용량을 줄이는 최신 기술입니다. 얼핏 보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들어본 이들의 평가는 괜찮은 듯 하고요. 아직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얼마 없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LG전자가 스마트폰 최초로 MQA를 지원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MQA를 V30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인데, 기다리면 좋은 일이 있을 듯 합니다.
녹음도 HiFi
글쓴이는 G6를 쓰면서 그 녹음 음질에 감탄한 바 있습니다. 오죽하면 어정쩡한 보이스 레코더보다 더 신뢰할 정도였으니까요. V30 역시 녹음 음질이 좋은 편입니다.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지만 V30의 수화부 부분은 마이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를 이용하여 스테레오 녹음까지 가능하게 만들어 놨죠.
이를 활용하려면 기본 폴더에 있는 고음질 녹음 앱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냥 실행하면 이런 평범한 모습입니다만,
설정을 바꾸면 달라집니다.
자, 여기서 보시면 전문 레코더 앱의 화면인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녹음 형식은 고음질 녹음기 답게 무손실 압축 방식인 FLAC을 지원합니다.
그런데 눈치 빠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마이크 위치의 문제 때문에 스테레오 녹음을 하려면 이렇게 V30을 가로 모드로 둬야 합니다.
설명서를 잘 안 읽으시는 분들은 모르고 넘어갈 듯 합니다만, 확실히 다른 스마트폰들에 비해 음질이 좋습입니다. 물론 마이크를 제대로 달고 나온 전문 레코더 만큼은 안되지만 말이죠.
가로가 아닌 세로 모드로는 모노로만 녹음 가능합니다. 가로 모드로 스테레오 녹음을 하는 중이라면 모드가 바뀌지 않습니다.
V30, Audiophile의 마음을 얻으려면
여러 모로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V30과 LG 스마트폰이지만, 적어도 오디오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슬슬 오디오 마니아들을 본격적으로 노려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LG전자 입장에서는 낯선 시장이지만 지금까지처럼 성실하게 음질을 향상시켜 나간다면 더 많은 이들이 찾지 않을까 합니다. 마니아들을 위한 고급 에디션을 별도로 판매하거나 스마트폰이라는 특성을 살려 QUAD DAC의 활용성을 높여주는 방법 또한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본 글에 소개한 LG V30는 국민체험단 활동을 위해, LG전자로부터 무상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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