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소니가 카메라 산업에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지만 10년 전, 처음 미놀타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지금같은 상황을 상상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미놀타 인수 후 소니는 미놀타가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물려받아 알파 마운트 규격의 알파100을 시작으로 다양한 카메라를 내놓았고 특히 DSLT(Digital Single Lens Translucent) 방식을 채택하면서 소니는 말 그대로 소니만의 길을 걷습니다.
물론 그 길이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회심의 역작 A99는 어느새 쓰는 사람만 쓰는 카메라가 되었고 플래그십 DSLR 시장은 여전히 캐논과 니콘의 차지였습니다. 물론 소니라고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카메라 센서 기술과 전자회사의 강점을 살려 E-Mount 기반의 미러리스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하고 그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소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러리스에서 풀프레임 카메라를 만들어내면서 소니의 강점인 소형화와 질좋은 센서로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알파 마운트를 쓰던 이용자들은 불안했습니다. 소니가 잘 되는 E마운트만 키워주고 알파 마운트는 버리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4년만의 소니의 플래그십 DSLT인 알파 99 II가 등장했으니까요.
확실히 4년은 너무 길었죠. 바디 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A99의 후속 기종은 이제야 등장했습니다. A99 II는 그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보상하듯이 화려한 제원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399+79개의 위상차 AF 포인트와 79 하이브리드 크로스 포인트를 가진 AF 시스템과 4240만 화소의 Exmor R 이면조사형 센서와 Front-End LSI BIOZ X 이미지 프로세서, 그리고 소니 알파의 전통대로 바디에 내장된 5축 손떨림보정, 픽셀비닝없는 4K 영상 촬영. 이 정도라면 기다림의 보람이 있을까요?
고화소임에도 불구하고 초당 12연사, 최대 54매까지 가능한 빠른 연사를 갖춘 A99 II는 초당 5억화소를 처리해내는 셈입니다. 다른 경쟁사의 카메라를 압도하는 이미지 처리능력이죠. 소니가 잘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잘 작동하는 빠른 AF는 카메라 이용자라면 누구나 바랐던 기능이었을 겁니다. 소니는 빠르고 정확한 AF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알파 마운트의 DSLT는 물론이고 미러리스 부문에서도 꾸준히 갈고 닦아왔죠. A99 II에는 그 결정체가 모여있는 셈입니다.
소니가 방송장비 시장에서 가진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전문가들을 위한 4K 영상 촬영 시장도 한번 크게 요동을 칠 듯 합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바라던 기능들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6종의 리뉴얼된 렌즈를 포함하여 총 33종이 된 알파 마운트 렌즈군은 바디왕국 소니라는 예전의 명성과는 좀 달라졌습니다. 물론 더 많아져야겠지만 말이죠.
행사장에서 간단하게나마 시험해 본 바에 따르면 빠르고 정확한 AF, 섬세한 화질, 빠른 처리속도까지 A99 II는 제법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환경을 잘 만들어놨기 때문이고 체험 시간이 워낙 짧았던 한계는 있겠지만 말이죠.
대신 다양한 이용 조건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세팅을 해놓았던 점은 좋았습니다.
간이 스튜디오 환경도 꾸며놓고 관심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촬영에 관하여 1대1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대변하는 듯 했어요.
무엇보다도 확실한 건 소니가 캐논과 니콘이 차지하던 플래그십 카메라 시장에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겠죠. 그동안 조용히 벼르고 갈아왔던 칼을 드디어 꺼내들었다고나 할까요? 기존 시장의 강자들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도 궁금합니다.
소니 A99 II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가지, 이 날의 주인공은 A99 II 만은 아니었죠. 바로 그동안 소니 카메라를 살리고 이끌어왔던 미러리스 부문의 플래그십인 A6500도 함께 나왔습니다.
하지만 A99 II의 화려함 덕분에 함께 소개한 A6500은 미러리스의 플래그십이었어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었습니다. 때가 안 좋았다고나 할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A99 II에 들어간 주요 특징이 A6500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제품 또한 어디 가서 주인공 자리 정도는 차지할 제품이죠.
이 밖에도 터치 인터페이스가 드디어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교체 주기가 짧은 미러리스 계열이라 관심은 적더군요.
그래도 현존하는 최강의 미러리스 카메라 중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이 A6500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제품.
말 그대로 작고 강한 카메라인 RX100 시리즈의 다섯번째 작품인 RX100V도 선보였습니다만, 그건 라지온에서 별도의 리뷰를 통해 다루기로 하지요. 터치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없습니다만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도 전시되었는데, 신기했습니다. 소니는 RX100 시리즈를 액션캠으로 만들고 싶었던 걸까요. 두렵습니다.
자,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니의 알파 런칭 10주년이고 플래그십 카메라 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요동만 칠지, 아니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판이 바뀔지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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