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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G3를 대표하는 특징은 역시 QHD다. 카메라도 좋고 디자인도 잘 빠진 편이지만 역시 QHD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제품이 바로 G3다.
QHD란 Quad HD의 약자로 HD의 4배 해상도라는 뜻이다. HD는 1280x720, G3의 QHD는 가로 두배, 세로 두배해서 2560x1440이다. 글쓴이가 쓰는 PC용 24인치 모니터의 해상도도 1920x1200에 불과한데 G3는 겨우 5.5인치 크기의 화면에 그보다 높은 2560x1440 해상도를 집어넣었으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물음이 있다. 정말로 모바일 기기에서 QHD란 해상도는 필요할까?
1. QHD, 필요한가?
모바일 기기에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도입에 대해서는 PC나 TV 등 더 큰 화면을 가진 제품들과는 달리 제조사들이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 작은 화면이니 더 낮은 해상도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 논리였고 실제로 초기의 PDA들은 160x160 정도고 좀 높아진게 240x320이었다. 간혹 가다 VGA급의 480x640이 나오기도 했지만 극소수였다.
이는 스마트폰의 출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에 320x480 해상도를 가지고 나왔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480x800이라는 WVGA 급 해상도를 갖고 나왔다. 이렇게 해상도가 다른 이유는 우리가 한글한자 문화권에 살기 때문이다. 8x8 픽셀 정도면 대문자 소문자 특수기호까지 별 문제없이 표현 가능한 알파벳과는 달리 한글은 최소한 14x14 픽셀의 칸은 있어야 제대로 표현 가능하며 더 복잡한 한자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해상도를 무기로 처음 내세운 건 아시아의 기업이 아닌 미국의 애플이었다. 애플은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640x960 해상도를 갖고 나왔고 이는 인치당 326개의 픽셀을 집어넣은(ppi) 엄청난 고해상도였다. 타 업체 역시 경쟁에 참여했고 이는 미려한 글자가 필요한 대한민국 이용자들에게도 좋은 현상이었다.
오늘의 주인공 G3를 만들었던 LG전자의 옵티머스 LTE는 4.5인치 화면에 720x1280의 HD 해상도로 329ppi를 달성했고 후속작인 G2에서 5.2인치 화면에 풀HD 해상도를 구현, 424ppi의 미려함을 자랑했다. 그리고 LG G3는 538ppi다.
LG전자 역시 300~400ppi를 넘어서면 평균적인 사람은 그 이상의 미려함은 구분을 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538ppi라니.
왼쪽이 G2, 오른쪽이 G3
글쓴이 역시 전작인 G2와 비교해 보면 과연 큰 차이가 나는지 찾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인 이용에서는 G3가 G2보다 더 깔끔한 느낌을 준다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명확하진 않아도 은근하게 느껴지는 정도.
대신 풀HD를 넘어서는 고화질 사진이나 영상을 재생하면 차이가 좀 더 확연하게 느껴지긴 한다. 4K 영상 소스를 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작은 글자가 나열되는 경우에도 어느 정도 느껴지는 편. 다만 확실하게 풀HD보다 낫다고 말하기에는 더 많은 사용 경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는 G3의 QHD 해상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의 발전 단계 가운데 4K로 가기 전의 무언가가 필요한 상태고 HD의 정확한 네배에 해당되는 QHD는 분명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경쟁사들도 QHD 해상도 도입을 천명한 곳이 적지 않아 G3만의 해상도로 전락할 위험도 없는 상태다. 분명히 QHD는 일정 수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고 그에 따른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지금으로써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자, 이걸로 끝이 아니다. 다음 질문이 하나 더 있다.
2. QHD 해상도 최초 도입에 따른 문제는 없을까?
LG G3는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사 가운데 최초로 QHD 해상도를 도입한 제품이다. 그런 만큼 새롭게 맞닥뜨리는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처음 제기된 문제는 바로 앱의 호환성이었다. 이미 HD-풀HD로 올라가면서 앱 개발사에서 해상도에 대한 대비를 했는지 많은 경우 문제없이 돌아갔으나 QHD 해상도를 예상하지 못하고 비트맵 데이터를 주로 활용한 앱의 경우에는 전체 화면을 이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는데,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나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플레이 스토어 등에서 G3만 호환이 되지 않는 앱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리뷰를 위해 모 앱을 설치하려는데 G3에서만 안 되어 APK를 구해서 구동시키는 상황이다. 이는 LG전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HD나 풀HD 해상도가 처음 나왔듯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1
등짝을 봤더니 뜨겁더라.
그 다음은 발열 문제다. G3에는 G 프로 2와 같은 스냅드래곤 801을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열이 많이 늘어난 편으로 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차이 때문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픽셀을 집어넣었으니 발열이 늘어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스마트폰 시대 초반에 나왔던 뜨뜻한 제품들을 연상시킨달까? 특히 게임 등을 즐기려다 보면 G3 등짝, 특히 카메라 주변부 발열의 불쾌함은 이를 방해한다. 새로운 펌웨어 개발을 통해 발열을 개선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느 정도나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게다가 밝기를 이용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동으로 낮춘다는 이야기도 모 사이트를 통해 발견된 상황이다. 분명 이유가 있는 조정이겠지만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한다는 건 분명 문제로 아직 여기에 대한 LG전자의 공식적인 대응은 없는 상태다.
성능을 살펴보면, G 프로 2와 같은 AP인 스냅드래곤 801에 해상도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글쓴이가 써본 바로는 체감 면에서의 차이는 그다지 안 나는 편이다.
GFXBench - G Pro 2 | GFXBench - G3 |
3D Mark - G Pro 2 | 3D Mark - G3 |
그러나 벤치마크 등에서 확인해 보면 3D 그래픽 성능에서는 그 차이가 드러난다. 늘어난 픽셀 덕분에 성능 하향이 있었고 더 향상된 GPU가 들어간 스냅드래곤 805가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영상 재생에 있어서도 h.264로 인코딩된 4K 영상은 재생을 잘 하는 편이지만 4K 영상 인코딩에 많이 쓰이는 차세대 HEVC(h.265) 코덱이 내장되어 있지 않다. 본격적인 4K 시대에 대응할만한 영상 재생 능력을 갖추지는 못한 셈이다.
영상 재생에 있어서도 h.264로 인코딩된 4K 영상은 재생을 잘 하는 편이지만 4K 영상 인코딩에 많이 쓰이는 차세대 HEVC(h.265) 코덱이 내장되어 있지 않다. 본격적인 4K 시대에 대응할만한 영상 재생 능력을 갖추지는 못한 셈이다.
결론 : QHD는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다듬어야 한다.
지금까지 QHD 해상도와 LG G3에 대해서 살펴봤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일단 QHD 해상도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전작들이 그렇듯 그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그런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남은 과제는 오히려 단순해진다. QHD 해상도를 충분히 누릴만한 콘텐츠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이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HD나 풀HD는 이미 TV나 영화를 통해 많은 영상 콘텐츠를 공용할 수 있었지만 QHD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 윗 해상도인 4K 또한 콘텐츠가 부족한 마당에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과연 어떤 콘텐츠가 QHD의 가치를 높여줄지는 휴대폰 제조사와 콘텐츠 공급사 모두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QHD 해상도를 스마트폰에 받아들이는데 있어서의 문제는 아무래도 첫 제품이라보니 문제가 있을 수 밖에는 없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소비자가 이를 이해할 수도 없으니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를 LG전자가 빠르게 해결하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다. 만약 제대로 된 대처가 없다면 기껏 앞선 걸음이 QHD 해상도를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경쟁사를 위한 길잡이 역할 밖에 못 할 수도 있다.
글쓴이는 LG전자로부터 리뷰를 위해 해당 제품을 제공받았습니다.
- 정상 작동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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