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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Pad Yoga 11S로 바라보는 레노버의 야심

늑돌이 201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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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이디어패드 요가라는 제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윈도우8과 함께 등장한 이 제품은 노트북 PC임에도 불구하고 화면을 180도를 넘어서 360도까지 꺾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런 독특한 모습 때문에 요가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뭐하러 노트북이 요가를 하냐고요? 그건 바로 윈도우8의 터치스크린 UX를 익숙한 노트북 스타일에서도 쉽게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키보드와 포인팅 디바이스가 필수였던 기존의 윈도우 인터페이스와 정전식 터치스크린까지 동시에 다뤄야 하는 윈도우8 태블릿 PC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습니다. 분리형이나 슬라이드앤틸트 등 그 가운데 라지온에서 몇몇 제품들을 다룬 바 있죠.


요가 또한 독특합니다. 이 제품은 화면을 완전히 꺾어서 노트북을 말 그대로 뒤집습니다. 화면은 위, 키보드가 밑으로 오는 구조가 되죠, 그리고 화면에 터치스크린을 장비하고 나면 슬라이드나 스위블용 힌지를 따로 두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태블릿 PC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작년 13인치 급으로 첫 모델을 내고 이번에 11인치 모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변형 제품이 가지는 고질적인 힌지 문제 또한 레노버의 노하우로 해결을 한 듯 합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의 제품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한때 모험적으로 나오던 UMPC나 MID 가운데에서도 이런 형태가 있었습니다. 아이디어패드 요가가 처음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이 형태의 문제는 몇가지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이른 바 '텐트' 모드의 경우 바닥과 닿는 부위에 패드를 따로 붙여야 할 것 같고 스탠드 모드나 태블릿 상태에서는 키보드가 바닥에 바로 닿게 되어 만약의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 상태라면 보통 쓰는 책상이나 탁자는 어떨지 몰라도 야외에서 쓰게 되는 경우 요가는 다른 노트북이나 태블릿 제품군에 비해 어떤 바닥에 놓을지 꽤 신경써야 합니다. 아예 노트북 파우치를 함께 갖고 다니며 요가 바닥에 까는게 일상화될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이디어패드 요가의 시도 자체는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레노버가 쌈빡한 커버 케이스 하나만 제공하면 지금 말한 단점 일부를 상쇄시킬 수도 있겠죠. 윈도우8은 여전히 키보드와 포인팅 디바이스를 필요로 하기에 슬라이드앤틸트 방식이 주지 못하는 풀사이즈의 키보드와 터치패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입니다.

결정적으로 이런 식의 낯선 형태의 제품에 대한 도전은 오랫동안 PC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미국의 주요 PC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HP나 델 등이 상품성이 증명된 제품 위주로, 그것도 경쟁사보다 한템포 느즈막히 내는 일이 보통이 되어버렸던 것을 생각해 보면 비교가 되는 부분이죠.

개인적으로 정말 출시하길 바랐던 제품이죠.


레노버의 강점은 이런 곳에 있지 않나 합니다. 글로벌 PC 제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험과 도전 정신이 남아있는 것이죠. 요가같은 증명되지 않은 시험적인 제품을 내보는데도 인색하지 않고 아직 활성화가 덜 된 국내 시장에도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라인업을 내놓는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사실상 세계 PC 시장의 No.1인 회사가 이렇게 적극적인 자세로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PC업계 전체로 봐도 분명 좋은 일이죠.


그러나 아직 레노버에게도 채워야 할 것은 있습니다.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레노버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타사와 비슷한 약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제원 상의 차별성이죠.
아이디어패드 요가만 해도 변형 구조 외에는 디자인이나 제원 면에서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색상은 특히 오렌지의 경우 잘 빠졌지만 다른 면에서는 글쎄요. 해상도도 평범한 WXGA 수준이죠. 혹자는 한국이나 몇몇 특정 국가만 이런 고해상도같은 특별한 제원을 원하는게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제 PC는 평범하다는 인상이 굳어지고 있는 만큼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멀어져 가고 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톡톡 튀는 매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예로 소니 VAIO는 예전의 명성만큼은 아니고 가격 때문에 실제로 사는 소비자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제품이 나온다면 과연 이번에 그들이 뭘 내놓을까 두근두근 기대하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레노버에게 없는 건 바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기대 이상의 무엇을 내놓을 수 있다면 레노버는 아이디어패드건 씽크패드건 새로운 팬들을 끌어 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물론 AS는 좀 개선해주셔야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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