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바일 세계의 프로세서 시장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엔비디아의 테그라 시리즈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통의 강자였던 TI의 OMAP 계열은 오히려 사업을 축소시키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스냅드래곤이나 테그라를 압도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우리나라 기업에서 만들어진 엑시노스라는 프로세서가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나온 갤럭시 S4가 신형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가지고 나왔다고 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옥타코어, 무려 여덟개의 코어를 갖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뭔가 대단해 보이긴 하는데 이게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여러가지 혼동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라지온에서 10문 10답으로 풀어봤습니다.


1. 우선 엑시노스(Exynos)라는 단어가 생소한데, 이게 뭔가요?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만드는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각주:1])의 이름입니다. 인텔의 펜티엄이나 셀러론, AMD의 애슬론 같은 것이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PC와는 다르게 프로세서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잘 모르는게 보통입니다. 

삼성전자가 ARM 아키텍처를 라이센스 받아 만드는 이 엑시노스 시리즈 프로세서는 당대의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이들 프로세서는 각 세대 별로 갤럭시 S 시리즈의 등장과 함께 첫 선을 보이는데요, 갤럭시S에는 엑시노스 3 싱글이, S2에는 엑시노스 4 듀얼이, S3에는 엑시노스 4 쿼드가 들어갔습니다. 각각 싱글(1)코어, 듀얼(2)코어, 쿼드(4)코어 시대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스마트폰과 그 프로세서였죠. 물론 갤럭시 S 시리즈 뿐만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군에 채용되기도 했습니다.

갤럭시 S4 역시 새로운 프로세서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바로 엑시노스 5 옥타(Exynos 5 Octa)라는 프로세서죠. 짐작하셨다시피 1-2-4 코어에 이어 이번에는 여덟개의 코어를 갖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옥타 코어'에 대해 여러가지 혼동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2. 옥타코어란 무엇입니까. 먹는 건가요?

octa-란 라틴어로 여덟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옥타코어란 여덟개의 코어를 갖고 있다는 말이죠. 여기서 코어란 프로세서에서 각종 명령을 수행하는 핵심 부위를 뜻하는데, 엑시노스 5 옥타를 가진 갤럭시 S4는 스마트폰 최초로 여덟개의 코어를 갖게 되었습니다.


3. 코어 갯수보다는 클럭 주파수가 높은게 성능이 좋은 거 아닌가요?

물론 클럭 주파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성능은 좋아집니다만,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서 클럭 주파수를 높이는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쪽에서는 클럭 주파수가 높아짐에 따라 생기는 심한 발열이나 큰 전력 소모는 감당하기 어려운 요소죠.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분야에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코어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4. 쿼드코어로 충분한데, 왜 굳이 옥타코어인가요?


이미 엑시노스 4 쿼드나 스냅드래곤 S4 프로/600, 테그라 3/4 등을 통해 쿼드코어의 성능을 맛보셨을 겁니다. 그 분들 가운데에는 현재의 쿼드코어 성능이면 충분한데 굳이 여덟개나 코어를 넣을 필요가 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의 이야기는 맞는 부분도 있지만 관점에 따라 틀릴 수도 있습니다. 엑시노스 5 옥타에 처음 적용된 big.LITTLE 방식이 그 핵심입니다.


5. big.LITTLE이라니, 이건 또 뭔가요?


big.LITTLE이란 ARM이 제창한 방식으로 엑시노스 5 옥타에서 처음 적용했습니다.


고성능을 담당하는 네개의 코어(big)와 중간 수준의 성능이지만 전력 효율이 좋은 네개의 코어(LITTLE)를 결합하여 쓰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죠. 메신저나 이메일 등 간단한 업무 처리에는 Cortex A7 기반의 저전력 코어를, 동영상 재생이나 게임 등 보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에는 Cortex A15 기반의 고성능 코어를 쓰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고성능 코어 네개와 저성능 코어 네개가 상황에 따라 단체로 교대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6. 저전력 코어 없이 고성능 코어 8개만으로 만들면 성능 면에서 더 좋지 않나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라면 전력 소모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수준 이상의 성능때문에 불필요한 전력 소모가 생긴다면 오히려 문제가 되겠죠.
특히 현 시점의 모바일 기기에서 여덟개의 고성능 코어가 과연 필요한지는 의문입니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충분히 활용하려면 소프트웨어 또한 거기에 맞춰 만들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그 정도 수준을 맞춰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죠. 스마트폰보다 훨씬 복잡한 PC 플랫폼에서도 옥타코어를 제대로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무척 제한적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실 겁니다.

2013년 현 시점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1~2년 정도는 고성능 쿼드코어+저전력 쿼드코어의 조합이면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7. big.LITTLE 방식으로 만들면 전력 소모가 과연 얼마나 더 줄어드나요?


아직 이 빅리틀 방식을 구현한 제품이 엑시노스 5 옥타 하나 뿐이기에 현장에서의 실제 통계가 나와있지는 않지만,


최대 68%까지 절약 가능하다는 삼성전자 측의 자료가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전력 소모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라 체감할 수 있는 부분과는 좀 다릅니다만.


8. 동시에 8개의 코어가 운영되는게 아니라 진정한 옥타코어라 부를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실제로 엑시노스 5 옥타는 하드웨어 면에서는 동시에 여덟개 코어를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의 안드로이드는 이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죠. 앞으로 커널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가능케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한가지 관점으로는 아직 옥타 코어를 다 돌려야 될만한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이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9. 이 빅리틀 방식은 삼성 엑시노스 5 옥타만 가진 특징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ARM의 라이센스를 받으면 다른 기업도 만들 수 있죠. 하지만 아키텍처를 라이센스 받는 것과 이를 실제로 제품으로 구현하여 생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지라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빠르게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 엑시노스 5 옥타입니다. 물론 그 성능도 독보적이죠.


10. 갤럭시 S4는 모두 엑시노스5 옥타를 갖고 있나요?

현재 알려진 것으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 출시된 갤럭시 S4만 엑시노스 5 옥타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아는 해외 이용자들은 한국인들을 부러워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갤럭시 S4의 해외판은 거의 모두 스냅드래곤 60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갖고 나왔으며 이들의 클럭 주파수는 엑시노스 5 옥타보다 높지만 평가된 성능은 엑시노스 5 옥타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 열가지 질문의 열가지 답. 엑시노스 5 옥타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리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엑시노스 5 옥타의 옥타 코어에 대해 풀어놓은 동영상인데 다른 자료와는 달리 우리 말로 쉽게 풀어놨으니 한번 보시면 좋겠네요.




* 이 글에서 이용한 이미지 출처는 위 동영상과 삼성전자 엑시노스 공식 사이트입니다.
 
  1. PC에서 CPU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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