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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중소기업은 그 한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분야의 초기 시장 개척에 성공하는 것은 비단 중소기업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일이지만 설사 시장 안착에 성공하더라도 상품 기획 및 개발, 유통 채널 확보 능력이 제한되어 있어 그 이후의 성장과 후속 제품 출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개척한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이 진입하면 그와의 경쟁에서 탈락하기 쉽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기기 제조업체로 성장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여러가지 난관 앞에서 무릎끓어야 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적인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도전을 계속하는 업체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아이덴티티 탭을 만든 엔스퍼트.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시장에 첫발을 디딘 아이덴티티 탭 E201은 올레패드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데, 척박한 시장 현실에서도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의 공세 속에서도 5만여대의 판매 실적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또 한쪽에서는 해상도가 낮고(800x480)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해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없는데다가 비교적 좋은 제원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반응 속도가 떨어지고 화면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면도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24일, 아이덴티티 탭의 후속작인 E301이 아이덴티티 크론(CRON)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새로운 태블릿, 아이덴티티 CRON
진화를 뜻한다는 CRON에서 따왔다는 아이덴티티 크론은 척 보면 많은 부분 기존의 아이덴티티 탭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삼성 허밍버드 1GHz이며 RAM도 512MB. 화면도 7인치다. 1
물론 달라진 부분도 많다. 내장 메모리는 16GB이며 마이크로SD 메모리로 추가 확장 가능하다. 화면은 시야각이 더 좋아져으며 해상도도 1024x600으로 올라갔다. 카메라의 경우 전면에는 130만 화소, 후면에는 500만 화소가 들어갔다. 듀얼 DMB 모듈을 내장하여 보다 융통성있게 DMB 및 TPEG의 활용이 가능하다.
이는 첨단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 개발 전략으로, 이미 익숙해진 플랫폼을 더 잘 활용, 다듬은 2세대 제품을 개발하여 내놓는 방식에 해당한다. 확실히 전작인 아이덴티티 탭을 본 사람이라면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할만 하다.
그런데 이쯤에서 생각나는 기기가 있다.
CRON과 갤럭시 탭
7인치, 1024x600, 프로요, 1GHz 허밍버드 프로세서 등의 키워드에서 생각나는 태블릿, 바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이다. 이미 작년에 출시되어 국내 태블릿 시장의 수요를 상당 부분 차지한 제품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엔스퍼트의 E201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뒀다. 물론 삼성전자와 갤럭시의 명성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품의 완성도와 최적화 수준, 구글 인증 여부 등에서 더 앞서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크론은 그런 면에서 보면 갤럭시 탭을 앞지르기 위해서 노력한 면이 보인다. 일단 기본적인 제원에서는 갤럭시 탭과 동일하거나 더 나으며 중소기업 가운데에서는 세계 최초로 구글 인증을 받아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뒷면 또한 곡선을 살려주는 디자인으로 손으로 쥐는데 있어 갤럭시 탭보다 편하다.
갤럭시 탭에서는 별도로 구입해야 했던 HDMI 연결이 본체만으로 가능하고
듀얼 DMB 모듈을 탑재하여 DMB에 대한 보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되었다. 안테나도 내장형이다.
하지만 아직 시제품이라 그런지 터치스크린의 감도나 반응 속도에서 다소 부족함이 보인다. 전작인 아이덴티티 탭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부분인 만큼 꼭 실제 출시품에서는 개선되어 나오길 바란다.
CRON과 허니컴
다만 크론이나 현 갤럭시 탭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역시 안드로이드의 공식 태블릿 버전인 허니컴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고 아직 허니컴 태블릿의 공급이 없는지라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공식 지원과 비공식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간극을 실질적인 면에서건 심리적인 면에서건 무시할 수 없다. 덕분에 조만간 국내에도 등장할 듀얼코어의 허니컴 태블릿들의 화려한 공세에서 크론은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공식' 버전에서 벗어나는 이상 엔스퍼트 스스로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다른 업체들을 잘 엮어서 크론을 지원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전자의 경우 중소기업의 한계상 아무래도 어렵고 후자의 경우에는 가능성은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CRON, 중저가 태블릿을 지향하다
이처럼 크론은 태블릿 시장 가운데에서도 듀얼코어 탑재를 기본으로 하는 고급 허니컴 태블릿이 아닌, 쓸만한 제원에 쓸만한 성능, 그리고 적당한 가격을 무기로 나름의 시장을 확보하려는 듯 하다. 2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려면 조만간 쏟아져 나올 비슷한 다른 태블릿 제품군들과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것이 제품의 신뢰성이나 성능일수도 있고 독보적인 콘텐츠 공급 채널일 수도 있다. 탁월한 동영상 재생 능력이 될 수도 있고 멋진 디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명확한 지향점이 없는 한 엔스퍼트 또한 단순히 가격 경쟁의 악순환 속으로 빠져 태블릿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 분명하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중소기업이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대한민국에서는 무척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이를 해냈던 기업들은 모두 경쟁 업체보다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엔스퍼트의 아이덴티티 크론, 앞으로 출시 일자는 조금 더 남았지만 과연 고객들을 어떤 가치로 유혹할지 궁금하다.
덧붙임. 그런데 재미있는 것. 스마트폰인 팬택 스카이의 베가와 아이덴티티 크론이 제법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직접 보시죠.
가장자리의 금속 프레임 부분. 꽤 비슷하지 않나요?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기기 제조업체로 성장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여러가지 난관 앞에서 무릎끓어야 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적인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아이덴티티 탭. 올레패드 또는 KT패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도전을 계속하는 업체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아이덴티티 탭을 만든 엔스퍼트.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시장에 첫발을 디딘 아이덴티티 탭 E201은 올레패드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데, 척박한 시장 현실에서도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의 공세 속에서도 5만여대의 판매 실적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또 한쪽에서는 해상도가 낮고(800x480)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해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없는데다가 비교적 좋은 제원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반응 속도가 떨어지고 화면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면도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24일, 아이덴티티 탭의 후속작인 E301이 아이덴티티 크론(CRON)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새로운 태블릿, 아이덴티티 CRON
진화를 뜻한다는 CRON에서 따왔다는 아이덴티티 크론은 척 보면 많은 부분 기존의 아이덴티티 탭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삼성 허밍버드 1GHz이며 RAM도 512MB. 화면도 7인치다. 1
물론 달라진 부분도 많다. 내장 메모리는 16GB이며 마이크로SD 메모리로 추가 확장 가능하다. 화면은 시야각이 더 좋아져으며 해상도도 1024x600으로 올라갔다. 카메라의 경우 전면에는 130만 화소, 후면에는 500만 화소가 들어갔다. 듀얼 DMB 모듈을 내장하여 보다 융통성있게 DMB 및 TPEG의 활용이 가능하다.
이는 첨단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 개발 전략으로, 이미 익숙해진 플랫폼을 더 잘 활용, 다듬은 2세대 제품을 개발하여 내놓는 방식에 해당한다. 확실히 전작인 아이덴티티 탭을 본 사람이라면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할만 하다.
그런데 이쯤에서 생각나는 기기가 있다.
CRON과 갤럭시 탭
7인치, 1024x600, 프로요, 1GHz 허밍버드 프로세서 등의 키워드에서 생각나는 태블릿, 바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이다. 이미 작년에 출시되어 국내 태블릿 시장의 수요를 상당 부분 차지한 제품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엔스퍼트의 E201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뒀다. 물론 삼성전자와 갤럭시의 명성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품의 완성도와 최적화 수준, 구글 인증 여부 등에서 더 앞서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크론은 그런 면에서 보면 갤럭시 탭을 앞지르기 위해서 노력한 면이 보인다. 일단 기본적인 제원에서는 갤럭시 탭과 동일하거나 더 나으며 중소기업 가운데에서는 세계 최초로 구글 인증을 받아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뒷면 또한 곡선을 살려주는 디자인으로 손으로 쥐는데 있어 갤럭시 탭보다 편하다.
듀얼 DMB 모듈을 탑재하여 DMB에 대한 보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되었다. 안테나도 내장형이다.
하지만 아직 시제품이라 그런지 터치스크린의 감도나 반응 속도에서 다소 부족함이 보인다. 전작인 아이덴티티 탭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부분인 만큼 꼭 실제 출시품에서는 개선되어 나오길 바란다.
CRON과 허니컴
다만 크론이나 현 갤럭시 탭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역시 안드로이드의 공식 태블릿 버전인 허니컴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고 아직 허니컴 태블릿의 공급이 없는지라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공식 지원과 비공식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간극을 실질적인 면에서건 심리적인 면에서건 무시할 수 없다. 덕분에 조만간 국내에도 등장할 듀얼코어의 허니컴 태블릿들의 화려한 공세에서 크론은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허니컴 태블릿, 옵티머스 패드
이러한 '공식' 버전에서 벗어나는 이상 엔스퍼트 스스로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다른 업체들을 잘 엮어서 크론을 지원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전자의 경우 중소기업의 한계상 아무래도 어렵고 후자의 경우에는 가능성은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CRON, 중저가 태블릿을 지향하다
이처럼 크론은 태블릿 시장 가운데에서도 듀얼코어 탑재를 기본으로 하는 고급 허니컴 태블릿이 아닌, 쓸만한 제원에 쓸만한 성능, 그리고 적당한 가격을 무기로 나름의 시장을 확보하려는 듯 하다. 2
예전과 달리 다양한 색상을 제공하는 것도 '진화'한 요소.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려면 조만간 쏟아져 나올 비슷한 다른 태블릿 제품군들과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것이 제품의 신뢰성이나 성능일수도 있고 독보적인 콘텐츠 공급 채널일 수도 있다. 탁월한 동영상 재생 능력이 될 수도 있고 멋진 디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명확한 지향점이 없는 한 엔스퍼트 또한 단순히 가격 경쟁의 악순환 속으로 빠져 태블릿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 분명하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중소기업이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대한민국에서는 무척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이를 해냈던 기업들은 모두 경쟁 업체보다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엔스퍼트의 아이덴티티 크론, 앞으로 출시 일자는 조금 더 남았지만 과연 고객들을 어떤 가치로 유혹할지 궁금하다.
덧붙임. 그런데 재미있는 것. 스마트폰인 팬택 스카이의 베가와 아이덴티티 크론이 제법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직접 보시죠.
가장자리의 금속 프레임 부분. 꽤 비슷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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