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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그게 뭐지?
바다(bada)라는 것이 있다. 삼성전자에서 만든 모바일 기기용 플랫폼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과 비슷한 종류라 하겠다. 바다가 다른 OS와 다른 점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100% 국산은 아니더라도 삼성에서 개발하던 SHP라는 플랫폼이 그 기반이며, 바다 기반 스마트폰은 첫번째 웨이브를 시작으로 작년말에 바다 1.2와 함께 나온 웨이브2까지 다섯 기종이 나왔으며 바다는 첫 선을 보인지 1년 만에 벌써 2.0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바다를 둘러싼 에코 또한 성장속도가 나쁘지 않다. 바다용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7000개를 넘어설 정도.
하지만 여기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이 있다.
공개 OS인 안드로이드가 있는데 왜 독자 OS가 필요한가?
안드로이드는 모든 소스가 공개된 OS인데 안드로이드를 키워야지 왜 굳이 삼성전자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분야인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우선 안드로이드의 경우, 소스가 공개되어 있다고 해도 그 권리는 구글이 가지고 있으며 개발에 휴대폰 제조사가 개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처럼 빠른 속도로 버전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제조사는 구글에게 일방적으로 질질 끌려갈 수 밖에 없다.
OS 버전 별로 하드웨어 제원을 정하는 것도 구글이며, 기본 탑재 프로그램을 정하는 것도 구글이다. 그 결과로 그동안 나온 안드로이드 폰을 살펴보면 그렇듯이 하드웨어 제원을 제외하면 크게 다른 점이 없을 수 밖에 없다는 문제도 제조사로서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독자 OS를 끌고갈 역량이 있는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필요성은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질질 끌려가느니 삼성전자는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로서 자사만의 개성을 잘 살린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제원이나 UI, 프리로드 앱들에 대한 제한에서 벗어나 자사의 정책에 맞는 다양한 가격대와 제원, 원하는 소프트웨어 구성의 스마트폰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제조사로서는 크나큰 매력이다.
하지만 세계 1위인 노키아도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 플랫폼인 심비안을 포기할 정도로 플랫폼 사업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한 제조사 혼자서 움직이는 플랫폼 사업은 특히 선순환되는 소프트웨어 유통 환경을 창출하는 과정에 있어서 매우 어려운 일이며 노키아를 비롯하여 팜도 실패한 바 있다. 블랙베리는 그 특성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제한적인 사용자에게만 어필한다는 걸 생각하면 일반적인 경우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오직 애플 한 회사만 성공한 것으로, 다른 회사가 못한다기 보다는 애플이 대단한 것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대량 생산의 제조업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인 기업이지, 소프트웨어에서는 아직 아무 것도 증명한 바 없으며 특히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국내 재벌 회사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최소 5년 이상의 투자 기간이 필요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사업은 정말 안 어울린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삼성이 바다에게 원하는 것
바다는 작년 1.0 발표 이후 1.1, 1.2를 발표하고 이번에 2.0을 발표할 정도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바다 2.0의 경우에는 NFC 지원, 멀티태스킹, 음성인식, HTML5 지원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다른 최신 모바일 OS에 비해 그리 좋은 수준은 아니지만 기본부터 하나 하나 갖춰나가고 있다고 보면 좋을 듯 하다.
정말 바다가 계속 발전하여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한축을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삼성전자는 노리는 것은 그런 범용 모바일 플랫폼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바다 스마트폰인 웨이브2를 만져볼 때 느껴지는 것은 햅틱 시리즈에서 봤던 햅틱 UI(TouchWiz)의 영향이다. 삼성전자 측에서 이미 수차례 밝혔지만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메이저 플랫폼과의 정면 대결보다는 초보 사용자 시장을 주로 노리고 있다는 말 또한 기억해 둘만 하다.
정말 저렴한 보급형 휴대폰을 제외한 터치스크린 기반의 삼성전자 일반 휴대폰에 공통으로 들어간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체계적으로 정리, 계승하는 정도가 바다 스마트폰의 역할이 아닐까? 삼성전자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생각해 보면 해당 제품들에 바다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생긴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바다 OS는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훈민정음?
삼성전자가 그런 식의 사업을 전개한 것은 바다가 처음이 아니다.
예전 CDMA 휴대폰 사업을 진행할 때 퀄컴이 사실상 CDMA 통신 칩 시장을 독점하자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지만 독자적인 CDMA 칩셋을 만들어 사용한 적이 있고 비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대체하여 삼성 그룹 안에서 활용한다는 목적 하나로 훈민정음을 만들어 쓰고 있다. 이 두가지 사례에서 사실상 국제 표준에 해당하는 해외 제품에 대항하여 자신들만이 이용할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쓴다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고 이는 바다에서도 비슷한 점이 발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 두가지와 바다가 지향하는 플랫폼 사업은 다르다.
CDMA 칩은 퀄컴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데 이용하고 훈민정음 또한 MS 오피스 구입 대체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하지만 이 둘은 결국 삼성전자 내부에서의 활용으로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외부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플랫폼이 살아나기 힘들다. 지금이야 삼성전자의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나중에는 그런 요소가 빠진다고 해도 알아서 돌아갈 수 있게 활성화 되는 것이 플랫폼의 에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외부와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수반되는, 바다를 위한 선순환 에코 시스템의 구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발전시켜 나갈지가 삼성전자에게 앞으로 남은 크나큰 과제다. 이는 바다 OS 자체를 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 못지 않은 중요한 일이며, 정말로 잘 해결한다면 삼성전자는 분명히 한단계 성장한,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서운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다.
바다(bada)라는 것이 있다. 삼성전자에서 만든 모바일 기기용 플랫폼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과 비슷한 종류라 하겠다. 바다가 다른 OS와 다른 점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100% 국산은 아니더라도 삼성에서 개발하던 SHP라는 플랫폼이 그 기반이며, 바다 기반 스마트폰은 첫번째 웨이브를 시작으로 작년말에 바다 1.2와 함께 나온 웨이브2까지 다섯 기종이 나왔으며 바다는 첫 선을 보인지 1년 만에 벌써 2.0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바다를 둘러싼 에코 또한 성장속도가 나쁘지 않다. 바다용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7000개를 넘어설 정도.
하지만 여기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이 있다.
공개 OS인 안드로이드가 있는데 왜 독자 OS가 필요한가?
안드로이드는 모든 소스가 공개된 OS인데 안드로이드를 키워야지 왜 굳이 삼성전자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분야인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았다.
국내에 첫 출시되는 바다 스마트폰인 웨이브2
하지만 이는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우선 안드로이드의 경우, 소스가 공개되어 있다고 해도 그 권리는 구글이 가지고 있으며 개발에 휴대폰 제조사가 개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처럼 빠른 속도로 버전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제조사는 구글에게 일방적으로 질질 끌려갈 수 밖에 없다.
OS 버전 별로 하드웨어 제원을 정하는 것도 구글이며, 기본 탑재 프로그램을 정하는 것도 구글이다. 그 결과로 그동안 나온 안드로이드 폰을 살펴보면 그렇듯이 하드웨어 제원을 제외하면 크게 다른 점이 없을 수 밖에 없다는 문제도 제조사로서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독자 OS를 끌고갈 역량이 있는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필요성은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질질 끌려가느니 삼성전자는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로서 자사만의 개성을 잘 살린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제원이나 UI, 프리로드 앱들에 대한 제한에서 벗어나 자사의 정책에 맞는 다양한 가격대와 제원, 원하는 소프트웨어 구성의 스마트폰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제조사로서는 크나큰 매력이다.
하지만 세계 1위인 노키아도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 플랫폼인 심비안을 포기할 정도로 플랫폼 사업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한 제조사 혼자서 움직이는 플랫폼 사업은 특히 선순환되는 소프트웨어 유통 환경을 창출하는 과정에 있어서 매우 어려운 일이며 노키아를 비롯하여 팜도 실패한 바 있다. 블랙베리는 그 특성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제한적인 사용자에게만 어필한다는 걸 생각하면 일반적인 경우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오직 애플 한 회사만 성공한 것으로, 다른 회사가 못한다기 보다는 애플이 대단한 것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대량 생산의 제조업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인 기업이지, 소프트웨어에서는 아직 아무 것도 증명한 바 없으며 특히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국내 재벌 회사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최소 5년 이상의 투자 기간이 필요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사업은 정말 안 어울린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삼성이 바다에게 원하는 것
바다는 작년 1.0 발표 이후 1.1, 1.2를 발표하고 이번에 2.0을 발표할 정도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바다 2.0의 경우에는 NFC 지원, 멀티태스킹, 음성인식, HTML5 지원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다른 최신 모바일 OS에 비해 그리 좋은 수준은 아니지만 기본부터 하나 하나 갖춰나가고 있다고 보면 좋을 듯 하다.
현재 바다를 탑재하여 출시한 다섯개의 삼성 스마트폰들
정말 바다가 계속 발전하여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한축을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삼성전자는 노리는 것은 그런 범용 모바일 플랫폼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바다 스마트폰인 웨이브2를 만져볼 때 느껴지는 것은 햅틱 시리즈에서 봤던 햅틱 UI(TouchWiz)의 영향이다. 삼성전자 측에서 이미 수차례 밝혔지만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메이저 플랫폼과의 정면 대결보다는 초보 사용자 시장을 주로 노리고 있다는 말 또한 기억해 둘만 하다.
정말 저렴한 보급형 휴대폰을 제외한 터치스크린 기반의 삼성전자 일반 휴대폰에 공통으로 들어간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체계적으로 정리, 계승하는 정도가 바다 스마트폰의 역할이 아닐까? 삼성전자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생각해 보면 해당 제품들에 바다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생긴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바다 OS는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훈민정음?
삼성전자가 그런 식의 사업을 전개한 것은 바다가 처음이 아니다.
현재는 훈민정음이 아니라 정음 글로벌이다
예전 CDMA 휴대폰 사업을 진행할 때 퀄컴이 사실상 CDMA 통신 칩 시장을 독점하자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지만 독자적인 CDMA 칩셋을 만들어 사용한 적이 있고 비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대체하여 삼성 그룹 안에서 활용한다는 목적 하나로 훈민정음을 만들어 쓰고 있다. 이 두가지 사례에서 사실상 국제 표준에 해당하는 해외 제품에 대항하여 자신들만이 이용할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쓴다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고 이는 바다에서도 비슷한 점이 발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 두가지와 바다가 지향하는 플랫폼 사업은 다르다.
CDMA 칩은 퀄컴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데 이용하고 훈민정음 또한 MS 오피스 구입 대체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하지만 이 둘은 결국 삼성전자 내부에서의 활용으로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외부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플랫폼이 살아나기 힘들다. 지금이야 삼성전자의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나중에는 그런 요소가 빠진다고 해도 알아서 돌아갈 수 있게 활성화 되는 것이 플랫폼의 에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외부와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수반되는, 바다를 위한 선순환 에코 시스템의 구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발전시켜 나갈지가 삼성전자에게 앞으로 남은 크나큰 과제다. 이는 바다 OS 자체를 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 못지 않은 중요한 일이며, 정말로 잘 해결한다면 삼성전자는 분명히 한단계 성장한,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서운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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