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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저 전쟁, 다시 불붙나? - MS의 신무기 IE9 베타 발표회를 다녀와서

늑돌이 201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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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웹 브라우저의 대명사이면서도 꽤나 욕을 많이 먹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IE6와 액티브X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은 현재 윈도와 인텔 호환 CPU를 중심으로 하는 PC에 종속된 웹을 만드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브라우저 전쟁이라 불리던 넷스케이프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업그레이드를 게을리하기 시작했다. 낚인 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 법이다.

이에 대한 반대세력의 반감과 사용자들의 불편은 파이어폭스나 크롬, 사파리, 오페라 등 IE를 대체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로 사용자들을 몰게 하였으며 특히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PC의 IE가 가진 위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윈도 모바일이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맥을 못추고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가 대세를 차지하였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바일 페이지들이 갈수록 늘어났으며 PC 시장에서도 파이어폭스를 선두로 하는 크롬, 오페라, 사파리 등 대체 브라우저들의 활약으로 IE의 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어가고만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PC에서 웹 서핑시 90%는 파이어폭스가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가 IE 9 베타를 발표했다. 과연 어떤 브라우저일까.


이날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자 대상의 행사 말고 블로거 대상의 행사를 따로 열었다.


그렇다. PC를 켜고 웹 서핑만 하는 사람들도 무척 많다.


IE6에서 독점 체제를 구축했지만 8.0까지는 꾸준히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내놓은 결론은 네가지.

미래의 웹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HTML5를 지원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웹 환경을 만들어준다.



여기에 그동안 느리다고 질타를 받았던 자바스크립트의 실행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단순히 보여주는 페이지보다 구글 독스와 같이 웹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웹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부분이다.



브라우저보다는 웹사이트가 부각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 화면은 참으로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은 버튼들이 많았다.


IE9에서는 검색 창과 주소 창을 통합했으며 웹브라우저에 복잡하게 널려져 있던 버튼들을 모두 삭제하고,


정말 필요한 버튼들만 살려놨다. 구글 크롬을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알림창은 하단으로 옮겨서 전체 화면 구성이 무너지는 걸 막았으며,


역시 구글 크롬처럼 웹페이지를 작업표시줄에 고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웹페이지에서 지원하는 경우 필요한 명령을 바로 이용할 수도 있다.


favicon이 존재하는 경우 앞/뒤 버튼이 가장 많이 쓰이는 색으로 덧칠되어 각 웹사이트마다 자동적으로 색다른 테마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PC 하드웨어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IE9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하드웨어의 가속 기능을 충분히 활용한다는 것이다. CPU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놀고 있는 GPU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고화질 동영상의 재생도 확연히 차이날 만큼 잘 해내고



이런 식의 대용량 2D 그래픽 이미지 또한 빠르게 처리한다. 실제로 어떤 GPU를 이용한 그래픽 칩셋과 잘 어울리는지는 정식판이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다.


추가 기능(플러그인) 가운데 부하가 많이 걸리는 것들을 골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안전해야 한다.

아마도 현재 PC에서 보는 웹을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IE에서만 되는 액티브X의 존재일 것이지만 IE9에서 이들이 제거되지는 않았다. 이미 액티브X로 구축된 웹사이트가 너무 많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어서일 것이다. 대한민국과 같은 액티브X 중독 국가라면 말할 나위도 없고.

이를 제외한 다양한 부분에서 안전성이 강화되었다고 하는데,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다운로드하는 파일의 위험성 검증.




좋아졌지만 아쉽다

확실히 IE9은 많은 면에서 좋아졌다. 특히 MS의 기존 브라우저들에 비해 뭔가 굼뜨고 무거운 느낌이 많이 사라져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치고는 오래간만에 나온, 가볍게 돌아간다는 느낌이 드는 웹 브라우저였다.
하지만 아쉬운 면도 많다.

파이어폭스의 상단. 뒤로 가기 버튼은 이미 커져있다.

크롬의 상단. 검색창과 주소창이 통합되어 있고 작업표시줄에서 애플리케이션처럼 쓸 수 있는 것 또한 예전부터 지원했다.


우선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의 변화는 파이어폭스나 크롬을 베끼다시피[각주:1] 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베끼는 건 어쩔 수 없다쳐도 이왕 하려면 그 이상을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 그 경지까지는 못간 것 같다. GPU 가속에 의한 성능 향상이나 HTML5 지원 등은 환영할만한 부분이지만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만든 최신 브라우저라고 보기에는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여기에 IE9이 윈도XP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낮은 제원의 PC를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날벼락[각주:2]이 될 것이다. MS 측에 따르면 하드웨어 가속 문제 때문이라고 하는데, 과연 기술력이 없어서 그러는 건지 지원하기 귀찮아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방향을 확실하게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제대로 잡았다면 무시무시한 추진력을 보여주는 회사이기도 하다. 적어도 경쟁자들의 장점을 흡수한 IE9의 등장은 IE 사용자들의 감소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것이다. 심지어는 늘릴 가능성도 있겠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 PC의 IE9이야말로 조만간 윈도폰7 출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벌어질 모바일 기기에서의 웹 브라우저 전쟁을 위한 준비운동이다. PC의 IE9의 발전 방향은 윈도폰7에 들어갈 IE가 과연 다른 스마트폰용 웹브라우저들과 어떻게 달라질지를 보여주는 예언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IE9 베타는 http://www.ie9html5.com/ 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호환성 면에서 아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험용이 아니라면 피하시길.


  1. 뒤로 가기 버튼이 더 큰 것은 파이어폭스, 작업표시줄에 고정하는 것은 크롬, 전체적으로 미니멀해진 UI 역시 크롬을 빼닮았다. [본문으로]
  2. 더 이상 돈이 안 되니 알아서 다른 OS로 이동하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지일지도 모르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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