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은 좀 특이하다. 게임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과 미국과는 그 시장 구조가 다르다는 뜻이다. 게임 산업의 근간이랄 수 있는 콘솔(가정용 게임기) 부문에서 특히 그 차이가 느껴지는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들어온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도, 교육/가정용 게임으로 무장한 닌텐도 DS 시리즈도 초기 몇년간 집중적으로, 그것도 하드웨어 중심으로 팔려나갔을 뿐 정작 수익이 되는 소프트웨어의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교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에 시간적,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게임 콘텐츠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사회 구조를 가졌다[각주:1]는데 1차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게임들은 월 정액제 또는 부분유료화를 택한 온라인 기반의 게임들 밖에는 없었고, 나머지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게 현실이다.

그런 나라에서 자체적인 게임기를 만든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그런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갔었다. 그런 와중에 여전히 게임기를 만들고자 하는 무모한 기업이 있다. 바로 게임파크홀딩스가 이름을 바꾼 GPH. 그들이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게임기, CAANOO 카누의 런칭 행사장에 다녀왔다.


백암아트홀에서 진행한 카누 발표회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많은 분들이 열심히 돌아다니며 카누를 조사(?)하고 있었다.


한쪽에 자리잡은 카누용 리듬 액션 게임 리드모스 현장 경진대회에는 꾸준하게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10만점을 훌쩍 뛰어넘은 분이 1등 하시고 상품 타갔다. 늑돌이는 도전 안 하길 잘 했다.


물론 런칭 행사답게 이런 어여쁜 분들이 포즈를 잡아주시고 계심.


본체는 이런 모습이다. 나중에 제대로 된 리뷰를 통해 여러분께 모습을 보여드리겠지만, 아날로그 조이스틱과 버튼들로 이뤄진, 전형적인 게임기의 모습이며 터치스크린과 진동 모터도 가지고 있다.
내장된 게임 또한 리드모스나 디어사이드3 등 카누 전용 게임과 스노우 브라더스와 같은 에뮬레이터 게임들[각주:2]이 혼재되어 있다.

게임 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영화도 볼 수 있고 게임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전자사전 애플리케이션도 제공되는 패키지가 있다. 나중에는 교육 시장도 노리려는 포석?


뒷면이다. 스피커의 음량은 시끄러운 행사장에서도 들릴 정도로 컸으며 배터리는 내장형이다. G센서가 있어서 이를 이용한 게임도 나올 것 같다.



좀 정신없게 찍었지만 간단하게 제품을 살펴보는 동영상이니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블루블랙 모델과 화이트 모델, 두가지 색상으로 발매되며 예판 패키지로는 총 세가지 구성으로 16만 9천원부터 21만 9천원까지 준비되어 있다. 패키지에 따라 기본 제공되는 소프트웨어와 무선랜 동글 포함 여부가 다르다.

카누 예판 패키지


행사는 GPH 이범홍 대표의 인삿말부터 시작했다.


게임 전문가가 아닌 투자 분야의 애널리스트 출신이시라고 하니 게임 업계에서는 상당히 독특한 경력인 셈이다. 그동안 GPH의 게임기 역사와 함께 카누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범홍 대표가 이야기한 카누의 세가지 장점은,

- 오픈 라이센스 : 어떤 개발자도 복잡한 절차없이 카누용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 휴대용 온라인 게임기 : 무선랜 동글과 연결할 경우 카누로 네트워크 대전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게임은 조만간 선보일 예정
- FunGP : 펀지피(http://www.fungp.co.kr/) 사이트를 통한 콘텐츠 유통 채널을 제공한다. 마치 아이폰의 앱스토어와 비슷한 모델

원래 게임기에 있어서 콘텐츠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 부분 또한 작년부터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카누용으로 10여개의 게임이 준비 중이다. 아래는 앞으로 카누를 위해 나올 게임들을 소개하는 간단한 동영상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게임기 발표 답지 않게 음악 공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뜬금없다고 볼 수는 없는게 여기에 참가한 가수들은 모두 오디션을 거쳐 카누용 리듬 액션 게임인 리드모스(RHYTHMOS)에 자신의 곡을 실은 분들이라고 한다.



모두 네곡이 공연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는 리드모스 게임의 주제가라 할 수 있는 리드모스였다.


리드모스에 제공되는 곡들. 리드모스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온라인을 통해 디지털 음원이 공개,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사. 리드모스 말고 다른 게임들에 대해서도 좀 더 소개를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좀 아쉽다. 하지만 여느 행사와 달리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었다.


 


자, 게임 업계에서 조금이라도 일을 해보셨다면 현재 GPH가 하고자 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동안 몇 안되는 국산 휴대용 게임기가 겪었던 문제들은 고스란히 카누에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 부족 문제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식의 이야기로, 킬러 타이틀을 보유하지 못한 우리나라 개발사의 특성상 늘 부딪혀야 하는 부분이었다. 덕분에 기존 GP류(?) 게임기들은 모두 에뮬 전용 게임기 아니냐는 오명을 들어야 했던 것이고.

카누의 경우에는 일단 전용으로 나온 리드모스나 기타 다른 전용 게임들의 재미와 완성도가 확실히 예전보다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안심이다. 연말까지 출시될 게임들도 줄을 서 있다[각주:3]. 하드웨어 자체의 완성도 또한 이번 훨씬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낮은 해상도와 무선랜 동글 별도 장착 부분은 2010년에 나온 제품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며 게임 시장에 침투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엄청난 대군의 습격 또한 작년초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위협이다.

사진이 어두워서 잘 안 나왔지만 제원으로 참고하시길.


과연 GPH가 바라는 대로 전세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점유율 1%를 달성하여 국산 게임기 최초로 주류 가운데 하나로 올라설 수 있을 지는 계속 지켜보고 응원할 부분이다. 앞으로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할 GPH의 건투를 빈다.

그리고 라지온에 조만간 CAANOO 게임기 리뷰가 올라갈 예정이다. 기대해 주시길.

- 관련 사이트 : http://www.fungp.co.kr/


  1. 게임을 돈주고 사고 왜 그런데 돈을 쓰냐며 미친 놈 소리를 들어 본 분들,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본문으로]
  2. 정식 사용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본문으로]
  3. 현재 다음과 같은 카누 전용 게임들이 나왔거나 나올 예정이다. - 리드모스 - 퀘스트 마스터 - 혈십자 아수라 크로스 - 드래곤 헌터 - 로드 오브 소드 - 신검의 전설 라이어 - 월드 범퍼카 배틀 램블 - 디어사이드3 - 벨제뷰트의 저주 - 맘즈 타이쿤 - 에스라인 다이어트 - 퍼펙트 골 매니저 2010 - 피켜 스케이팅 퀸 - 프로피스 - 젤리 마작 - 아르카나 타롯 - 판타지 한자 - 페이퍼 폴딩 3D 프린스 - 하이 브레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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