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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지만 쓸만해, 쿼티 스마트폰 LG 안드로-1 현장 리뷰

늑돌이 201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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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LG전자에서 KT를 통해 국산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안드로-1을 출시했습니다. 정식 모델 번호는 LG-KH5200이지요.

사실 이 제품은 지난 2월에 LG전자 더블로거 모임을 통해 미리 만져본 바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나오는 쿼티 키패드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는 분들이 계실텐데 제가 그날 듣고 보고 만져본 것을 중심으로 여러분께 간단하게나마 이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이 제품이 안드로-1, KH5200입니다. 3인치 화면에 320x480 해상도의 터치스크린이죠. 해상도는 아이폰과 같지만 화면 크기는 더 작습니다. 일반 휴대폰으로서는 큰 화면이라 할 수 있지만 화면 크기가 중요한 터치스크린 기반 제품이라면 다소 아쉽긴 합니다. 멀티터치 입력은 되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SD 외장 메모리 슬롯(2GB 기본 제공), GPS, 무선랜, 블루투스 2.0, FM 라디오, 3.5파이 이어폰 단자, 500만 화소 카메라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DMB는 내장되지 않았죠. 배터리는 1500mAh로 비교적 대용량에 속하다는 것 또한 장점이 되겠습니다.

물론 안드로-1에 대한 이야기가 이걸로 끝은 아닙니다.


1. 쿼티키패드


안드로-1이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빼먹을 수 없는 것이죠. 쿼티 키패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한글 입력이야 기존 다이얼패드에서 이지한글이나 천지인 등으로 잘 된다쳐도 알파벳 입력은 쿼티 키패드가 훨씬 낫습니다. 특히 웹사이트나 이메일 주소 입력시에는 알파벳 입력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쿼티 키패드는 상당히 쓸모있는 존재입니다.

실제로 만져본 이 제품의 쿼티 키패드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키와 키가 서로 충분히 구분되며 5열로 배치되어 기능키를 너무 자주 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단점이라면 키 표면이 좀 미끄럽다는 것인데 심각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필수적인 기능인 키 백라이트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활용할 수준은 될 듯 하네요.


2.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스마트폰입니다. 원래 나온 제품이 작년 하반기에 해외에서 출시된 것인지라 최신판 2.1이 아닌 안드로이드 1.5가 들어있는데, 조만간 1.6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LG전자 측에 따르면 OS의 버전은 낮지만 현재도 충분한 안정성을 갖고 있다고 하는군요. 안드로이드 상위 버전의 기능 대부분은 안드로-1의 제원에는 불필요하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안드로-1에는 그리 빠르지 않은 프로세서가 들어있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느리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터치스크린 반응이나 화면의 가로-세로 전환도 빠른 편이고 어플리케이션들은 바로바로 실행됩니다. 오히려 최근에 나온 일부 고급 스마트폰보다 더 빠르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오래 써본 것은 아니지만 바로 들고다니면서 써도 별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 SNS


이 제품이 해외에서 쿼티 키패드를 가지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SNS 어플리케이션들 때문입니다. 원래는 독립된 어플리케이션으로도 존재하지만 이 제품은 아예 이들을 아예 기본으로 내장하고 나와서 이들을 제품의 기본 기능과 통합시킵니다. SNS 매니저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꽤 편해서 주소록만 보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도 바로 연동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식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이 상황에서 쿼티 키패드가 하는 역할은 꽤 큽니다.

그 밖에도 자동 얼굴 인식(Auto Face-Tagging) 기능이 있어 사진에서 인식한 얼굴에 태그를 달아주면 다른 사진에서도 그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줍니다. 재미있죠.
보급형치고는 다소 과분한 제원인 500만 화소의 AF 카메라는 이러한 SNS 기능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보급형


이 제품은 원래 기기가 저렴한 편이고 보조금과 함께 하면 나온지 얼마 안되는 지금도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대신 보급형이라는 부분을 감안하셔야 하겠죠.
일반적으로 쓰는데는 별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만 프로세서는 고속이 아니고 화면 크기가 작고 해상도도 낮습니다. DMB도 없죠. 한마디로 멀티미디어 쪽은 고급형 제품에 비해 약하다는 뜻입니다.



자, 이 정도가 안드로-1의 특징이 될 듯 한데, 이제는 이 제품의 문제점을 볼 차례입니다.

안드로-1의 문제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 입니다. 특히 두가지 점에서 걱정이 되는데요, 우선 OS의 버전입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1.5가 들어가 있고 조만간 1.6으로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하는데, 지금이야 괜찮다쳐도 나중에 1.6에서도 안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들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꾸준히 OS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아이폰의 경우에도 구 버전 OS에서는 안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들이 나오고 있죠.

또 한가지, 해상도 문제입니다. 480x320의 해상도는 알파벳을 쓰는 서구에서는 쓸만한 해상도로 많은 스마트폰이 여기에 맞춰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폰도 그 가운데 하나죠. 다만 한글과 한자를 쓰는 우리나라에서는 좀 모자란 수준입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 대부분이 800x480 수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해상도가 높건 낮건 어플리케이션이 그에 맞춰서 화면을 보여주도록 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몇몇 어플리케이션의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같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군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안드로-1을 위한 소프트웨어 공급이 과연 원활할 것이냐라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외 쪽의 어플리케이션이라면 오히려 잘 돌아가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글쎄요... 입니다. 가난한 우리나라 개발사가 주요 제품만 지원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과연 안드로-1이 '주요 제품'에 들어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안드로-1에 들어가 있는 SNS 어플리케이션도 모두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 서비스를 위한 것이지, 국내 서비스는 하나도 없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를 사서 1년, 2년 이상 쓰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소프트웨어 지원이야말로 무척 중요한 부분일텐데 지금 이 정도 수준에서라면 과연 어떨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G전자가 되건 KT가 되건 꾸준하게 이 제품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을 계속하는 것일텐데요, 안드로이드 1.6으로의 업그레이드 말고는 공식적으로 약속된 부분은 없습니다. 제조사로서 소프트웨어 지원에 익숙하지 않은 LG전자나 아이폰-쇼옴니아-노키아 5800XM이라는 전혀 다른 플랫폼의 세 기종을 이미 지원하고 있는 KT에게 그럴 여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종합해 보면 오히려 안드로-1의 쓰임새는 매우 명확해집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이메일, SNS 등 메시징을 주로 하면서 기타 필요한 어플리케이션도 깔아서 쓰겠다고 하는 분들에게 매우 잘 어울립니다. 다만 아직 국내 SNS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서비스 이용자 또는 이메일 위주 사용자들에게 더 매력적입니다.

다만 이 안드로-1의 생명력이 길어지려면 꾸준한 소프트웨어 지원이 필수입니다. 지금으로서는 해외의 안드로이드마켓에 기대는 것이 더 확실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국내에서도 부디 움직임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안드로-1 이라는 촌스러운 이름은 참 마음에 안드는군요. 상당히 성의없게 만든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좋은 이름이 없었을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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