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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울트라씬 플랫폼에 거는 기대

늑돌이 200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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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인텔은 대만의 컴퓨텍스 행사에서 굵직한 소식을 알려오곤 했습니다. 작년에는 아톰 프로세서를 발표, 지금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넷북 시장에 엄청난 힘을 실었죠. 올해의 인텔이 들고 나온 것 또한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울트라씬 노트북 플랫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울트라씬(Ultra-Thin) 노트북이란 요즘 많이 쓰이는 말로 한다면 초슬림, 초박형, 수퍼슬림 노트북 등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단어 뜻 그대로 더 얇은 노트북이라는 뜻으로 인텔 측이 밝히는 울트라씬 제품군의 조건으로는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무게는 1~2kg, 두께는 2.5cm(1인치) 미만을 가진 제품입니다.

그다지 새롭지 않다고요? 맞습니다. 새롭지 않습니다.

소니 바이오 TT 시리즈

이미 초슬림 노트북이라는 종류로 꾸준하게 제품이 시장에 나와 있었고 이들 또한 인텔의 프로세서를 달고 있습니다. 특히 맥북 에어나 아다모 등은 그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해 무척 화제가 되었고 노트북 사용자라면 한번쯤 군침을 삼키고 바라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왜 이번에 인텔이 굳이 '울트라씬'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새로운 것인양 대대적으로 발표했을까요?
그 이유는 넷북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08년은 넷북의 해라고 부를 정도로 제품군으로 엄청난 인기 몰이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 넷북을 구입한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작고 가벼운 부분에 대해서는 호평을 얻었지만 반면에 성능이나 화면 크기에 대해서는 불평 또한 많이 들어야 했죠.

10인치와 8.9인치가 주류를 이룬 넷북 제품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거나 넷북 제품군의 화면 크기 한도를 10인치에서 더 키울 수 있게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넷북보다 더 높은 성능이나 더 큰 화면을 원한다면 넷북이 아닌 서브노트북 등 더 큰 제품을 사라고 말했죠.

하지만 넷북을 통해 저렴한 미니노트북의 맛을 본 사용자에게 2kg이 넘어가는 무게를 가진 기존 노트북 제품군이 성에 찰리 없습니다.
그렇다고 애플의 맥북 에어나 델의 아다모, 레노버의 X300 시리즈 등 이미 나와있는 울트라씬(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초슬림'이라고 말하는게 더 익숙하겠죠?) 노트북들은 넷북 사용자가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비쌌습니다. 덕분에 인텔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쯤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아톰 프로세서의 넷북보다 성능이 좋아야 한다.
2. 넷북보다 화면과 해상도가 좋아야 한다.
3. 가격이 넷북보다 비싼 건 이해하지만 조금 더 비싸야지 턱없이 비싸면 안 된다.


인텔이 이번에 발표한 울트라씬 플랫폼과 그 구성요소들은 소비자들이 제기한 이러한 문제점들을 많은 부분 해결했습니다.


1번 성능 면에서야 아톰 프로세서를 능가하는 울트라씬 플랫폼용 프로세서가 인텔에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으니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기에 이번에 새로 발표한 GS40 익스프레스 칩셋은 그래픽과 HD 동영상 가속 성능 면을 뒷받침해주죠.

2번 화면과 해상도에 대한 제약 또한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3번 가격 면에서 대응하기 위해 센트리노/센트리노2 제품군 뿐만 아니라 펜티엄과 셀러론 계열이 있어 기존 넷북 제품군에서 쉽게 올라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섯개가 중복되므로 총 일곱가지 CPU가 울트라씬 플랫폼을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울트라씬 이라는 이름을 인텔이 정해줌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능력이 모자란 중소 제조사 또한 인텔의 우산 아래 마음놓고 울트라씬 플랫폼 기반의 노트북을 만들 수 있게 되었죠(AMD가 HP의 파빌리온 dv2로 이미  울트라씬 플랫폼을 발표하긴 했습니다만 영향력 면에서 인텔과 비교하기는 아직 힘듭니다).

이는 제품의 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경쟁을 통해 전체적은 가격대를 낮출 수 있게 합니다. 인텔 측에서는 대략 499~1299달러(한국 돈으로는 대략 63~164만원입니다만, 실제로는 좀 더 비싸겠죠)로 제품의 가격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이미 이들 제품군을 만들고 있던 소니, 델, 레노버는 물론이고 국내기업인 LG전자나 삼성전자, TG삼보, 그리고 대만의 아수스, MSI 등 세계 40개 기업이 울트라씬 플랫폼에 기반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발표한 상태입니다. 이미 인텔과 협력하여 맥북 에어를 발표한 애플 컴퓨터가 안 보이지만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은 아니겠죠.

이러한 제조사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볼 때 틈새시장이었던 미니노트북 시장이 인텔의 넷북 덕분에 엄청나게 커진 것처럼 울트라씬 노트북 분야 또한 그 가격 때문에 국한되었던 시장 크기가 충분히 커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예전과 달리 더 저렴한 가격에 울트라씬 노트북을 만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인텔의 울트라씬 플랫폼 발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100% 환영할만한 합니다.
특히 화면이 크면서도 휴대성 좋은 적당한 가격의 노트북이라는 점에서 넷북 제품군과 일반 노트북 사이에 애매하게 놓여있던 빈 공간을 잘 채워준 부분은 특히 마음에 듭니다.

남은 것은 얼마나 싸고 좋은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도착할까가 아닐까 합니다. 넷북 제품군에서 그랬던 것처럼 울트라씬 노트북 또한 대만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데 특히 11~13인치 급의 얇고 가벼운 쌈빡한 디자인의 제품 위주로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기대해 봐야하겠죠?


1. 사실 인텔은 울트라씬 노트북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제품도 있었죠.

2.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울트라씬 플랫폼이지만 인텔과 PC 제조사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시장 흐름에 따라 즐거워할 부분도, 고민할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시장을 나눠먹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현상을 피할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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