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예전같지 않다는게 업계나 이용자의 중론입니다. 고급 시장은 아이폰에게 밀리고 중저가 시장은 중국 업체들에게 쫓기고 있죠.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의 경쟁력을 담보하는 요소에는 뛰어난 디스플레이와 좋은 카메라와 그리고 성능좋은 AP인 엑시노스 시리즈가 있었죠. 그런데 이 엑시노스가 6~7년 전부터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에 뒤쳐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갤럭시 S23에서는 엑시노스 없이 전량 스냅드래곤만 탑재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삼성전자 또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엑시노스의 존재는 그 자체의 상품성도 있지만 퀄컴으로부터 AP를 살때 가격 협상용으로 활용한만한 중요한 요소여서 갤럭시 시리즈의 가격 경쟁력과도 맞닿아있기 때문입니다. 전부 스냅드래곤만 쓰는 갤럭시 S23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삼성전자한테 좋을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준비를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엑시노스 890에서 자체 커스텀 코어를 쓰려고도 했고, S-GPU라는 이름으로 ARM Mali를 대신하는 자체 GPU를 만들어 보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엑시노스 2200에는 AMD의 RDNA2 기술을 라이센스하여 엑스클립스(Xclipse)를 GPU로 넣기도 했죠. 하지만 이 또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에만 의존하고 싶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동안 맺었던 AMD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한다는 소식입니다.
삼성전자와 AMD는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여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을 엑시노스 라인업에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바일 AP 최초로 레이트레이싱을 적용했던 엑스클립스(Xclipse)를 예로 들면서 앞으로도 이를 기반으로 저전력 솔루션 설계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는군요.
자체적인 GPU 기술을 키우지 않은 삼성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퀄컴의 아드레노 또한 모바일에서는 AMD의 RDNA 못지 않게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지라 단순히 AMD의 기술 도입만으로 해결되는 건 아닐 겁니다.
문제는 엑시노스 앞에서 기다리는 난관이 GPU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세대 엑시노스 시리즈는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에 비해 설계능력, 발열, 성능에 생산 공정까지 모든 면에서 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엑시노스를 설계하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 사업부,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부, 만들어진 AP를 쓰는 MX사업부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죠. 만약 결과물이 잘 나왔다면 최고의 조합이라고 추앙받았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엑시노스 라인업이 고성능은 말아먹었어도 중저가에서는 나름 호조를 보였다고 하네요. 물론 고성능에서의 명성을 되찾아오지 않으면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겁니다.
SamMobile에 따르면 갤럭시 S23 FE가 올해 말에 나올 예정이고 갤럭시 S22에서 악명을 떨쳤던 엑시노스 2200이 조금 더 개선된 모습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만약 여기서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엑시노스가 갤럭시 S 시리즈로 돌아오는 날이 더 빨라진 순 있겠죠. 하지만 진지하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엑시노스의 영광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겁니다.
(자료 출처 : 삼성전자 공식 사이트, Sam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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