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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갤럭시 워치 출시에 담아둔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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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9에 가려져 잘 안 보였지만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제품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워치가 있습니다. 기어 S3 및 기어 스포츠의 후속작으로 나온 이 갤럭시 워치는 애플 워치만큼은 아니어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꽤나 탄탄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죠. 이 갤럭시 워치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나왔는지 핵심만 세가지로 짧고 굵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기어 빠지고 갤럭시, 왜?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제품군은 모두 기어라는 브랜드를 써서 출시되었습니다. 첫번째 제품의 경우 갤럭시 기어였지만, 안드로이드의 딱지를 완전히 떼어버린 두번째 기어2부터는 갤럭시가 아예 사라졌죠.

그런데 삼성전자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갤럭시는 모두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군에만 쓰는 브랜드 정책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마트워치로서의 기어는 안드로이드가 아닌 타이젠을 쓰고 있으며, 이 밖에 기어 이름을 갖는 무선 이어셋이나 VR 헤드셋, 360도 카메라 등은 모두 안드로이드와는 관련이 없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 워치에서는 기어라는 이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OS는 여전히 타이젠인데도 말입니다. 원래대로라면 기어 S4가 되었어야 할 이름이 갤럭시 워치가 되어버린 것이죠. 후속작도 갤럭시 워치2 정도의 이름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AI 스피커로 등장한 갤럭시 홈 또한 갤럭시 브랜드가 붙었습니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결국 기어 브랜드의 퇴출 쪽이 되겠죠. 모바일 제품군에서 다른 브랜드는 모두 정리하고 갤럭시라는 브랜드로 대동단결시키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실제로 새롭게 업데이트 된 기어 관리 앱 이름이 Galaxy Wearable로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기어가 대표하던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브랜드를 갤럭시가 가져간 셈인 거죠. 기어와 같은 다양한 브랜드를 동시에 전개시키기 보다는 갤럭시 하나로 통일시켜서 혼란을 덜겠다는 의도겠습니다.

 

물론 기어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가지신 분들께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겠지만 삼성전자가 앞으로 그려나가는 시장의 큰 그림 속에서 갤럭시 워치가 차지하는 역할을 제대로 잡아준다면 나쁘지 않은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대한 힌트로는 갤럭시 워치를 위한 보도자료에서 표현한 주요 특징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 워치’는 실시간 스트레스 관리, 보다 정교해진 수면 관리, 운동 기록을 트래킹할 수 있는 종목을 업계 최다인 39종으로 확대해 더욱 포괄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하다.

 

 IoT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삼성 헬스(Samsung Health)’, 모바일기기간 컨텐츠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삼성 플로우(Samsung Flow)’ 등 갤럭시 스마트기기의 편리한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줄이면 건강 관리(피트니스)와 주변 기기와의 연결 및 제어라고 할 수 있겠죠. 전자 쪽은 꾸준하게 나오던 수요인지라 설명은 생략하고, 후자 부분도 없던 건 아니지만 실제로 제대로 구현된 경우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만약 이 부분을 삼성전자가 제대로 쓸모있게 만들어준다면 갤럭시 워치는 기어 시리즈 전작은 물론이고 타사의 스마트워치 대비 의미있는 우위에 설 수 있을 겁니다.

 

 

 

2. 구글 웨어보다는 타이젠

 

새로 나올 삼성 스마트워치의 이름이 갤럭시 워치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출시 전부터 소문으로 돌았습니다. 다만 이름이 갤럭시인 것을 보니 자체 OS인 타이젠을 포기하고 구글 웨어를 넣은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결국 예전과 같이 타이젠, 그것도 업그레이드된 TIZEN 4.0을 쓴 제품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구글 웨어 스마트워치 제품군을 써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확실히 타이젠을 쓴 삼성 기어 시리즈보다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냥 구글이 열심히 안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 말이죠. 물론 여기서 피해를 본 당사자는 구글보다는 구글 웨어 기반으로 스마트워치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 LG전자나 화웨이, 에이수스 같은 제조사들인지라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특히 스마트워치처럼 작은 크기에 다양한 기능을 집약시켜야 하는 디바이스의 특징상 OS와 하드웨어를 같이 가져가는 것이 완성도는 물론이고 시장에 대한 빠른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구글에서 픽셀 브랜드의 워치가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일단 기다려는 봐야 하겠습니다만, 최소한 삼성전자는 구글 웨어를 따라갈 생각은 없는 듯 합니다.

 

 

 

3. 확장보다는 정리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스마트워치를 내놓은 것도 벌써 햇수로 6년째 입니다. 2013년 처음 갤럭시 기어라는 이름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은 후 완전하게 타이젠으로 돌아선 기어2가 이듬해 나오고, 기어S/S2/S3, 기어 스포츠가 차례차례 나옵니다. 특히 기어핏 시리즈는 피트니스 용으로 최적화되어 나오기도 했죠.

 

이번에는 기어라는 이름을 떼고 갤럭시 워치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지만 겉으로는 그만큼의 커다란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엑시노스 9110 듀얼코어 AP를 장착했으며 새로운 고릴라 글래스 DX+를 채용했습니다만 쉽게 눈에 띄는 부분은 아니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좀 다릅니다.

 

우선 크기 면에서 하나씩만 나왔던 전작들에 비해 42mm와 46mm 모델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42mm 모델의 경우, 미드나잇 블랙과 로즈골드로 제품을 출시하며, 배터리는 270mAh에 무게는 49g으로 상대적으로 작고 가볍습니다.

46mm 모델은 색상은 실버로만 출시하며, 472mAh의 배터리 용량에 64g의 무게로 더 무겁습니다만 두께는 42mm 모델 대비 0.3mm 두꺼운 13mm입니다.

이렇게 배터리 용량이 다른 만큼 두 모델의 이용시간도 다릅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46mm 모델은 80시간 이상(최저 사용기준 최대 168시간), 42mm 모델은 45시간 이상(최저 사용기준 최대 120시간)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LTE 모델의 경우, 배터리 용량은 그대로지만 RAM 크기를 두배로 늘려놓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하겠네요. 실질적인 사용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 궁금합니다.

기어핏 프로나 기어 스포츠에서만 제공했던 5기압 방수를 기본 모델에서 모두 지원함으로써 별도의 피트니스용 모델 없이도 다양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최소한 수영을 위해서 기어핏 프로나 기어 스포츠 모델을 따로 살 필요는 없어진 셈이죠.

 

추가된 점만 있는 것 같지만 삼성 페이에서 그 필요성이 의문시되었던 MST 방식은 빠지고 NFC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삼성 페이를 처음 출시한 후 바뀌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듯 합니다.

 

이번 갤럭시 워치는 기존의 제품들에 대한 그동안의 다양한 고객 반응을 수집하여 최적화하고 강화하고 정리한 느낌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모델을 선택할 때 보다 간단하졌다고 할까요?

 

 

 

자, 정리하겠습니다. 브랜드는 기어 대신 갤럭시로 합쳐지고, 타이젠은 계속 가고, 라인업은 정리되었습니다.

 

비록 스마트워치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 대비 매우 작은 편이지만 그 안에서도 자체 OS와 에코 시스템을 갖고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갤럭시 워치의 전작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 작품 또한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갤럭시 워치만의 판매량 자체는 삼성전자에게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남은 과제라면 갤럭시 워치를 삼성전자가 꿈꾸는 큰 그림에서 적절한 위치를 잡아주고 갤럭시 워치의 브랜드 파워와 충성도를 높여주는 것이 되겠죠. 2018년 남은 기간동안 갤럭시 워치는 어떤 활약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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